10. 생각의 보폭을 한 걸음 더 내딛자. (마지막 회)

여하튼 중요한 것은 한 마디로 ‘좀 더 생각하자’는 것이다. 너무 간단해 ‘겨우 그거야?’라고 놀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이든 조금 더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선택하고 있을 뿐이지 생각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간단히 선택지를 찾을 수 없는 조금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리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른 사람에게 묻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좀처럼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된 것은 학교 공부나 시험에서 ‘이해하지 못한’ 상태가 ‘모르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한다는 것은 ‘지식을 아는’ 것이다. 지식을 익힌다는 것이 학업이고 대상을 전부 이해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분명히 지식을 물었을 때에 답을 떠올리지 못하면 ‘모른다’고 답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문은 ‘그 지식을 아는가?’를 묻는 것이지 ‘이것을 이해했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다. 시험의 90%는 지식, 결국 정확히 기억하는지를 묻는다.
현대를 사는 많은 사람은 ‘모르는’ 것을 불안해한다. 나도 올바른 정보를 얻었는지를 의심하고 진실이 아닐까 봐 두려워한다.
예를 들어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가 있었고 원자력발전에서 큰 사고가 발생한 이래 많은 사람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혹시 나는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진실은 무엇일까? 진짜 이대로 괜찮은 걸까? 지금까지 믿고 있던 것이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하다면 곤란하다. 따라서 누군가가 어떻게든 해주길 바란다. 그 누구란 ‘국가’일 것이다. 옛날이었다면 ‘신’이었을 것이다. 그러는 수밖에 없다.
냉정하게 차분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우리가 몰랐던 것은 쓰나미가 밀어닥치기 전, 원자력발전 사고가 일어나기 전의 일이다. 재해나 사고를 겪은 뒤에 우리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 정보는 증가하였기에 전보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기술자나 전문가도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쓰나미에 대해서도 원자력발전 사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기에 앞으로 우리는 지금보다 더 충분히 대처할 수 있고 그러하기에 전보다 안전해질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사전에 ‘알아차리지 못한’ 데 있다. 결국 쓰나미나 원자력발전은 괜찮은가? 그런 ‘발상’을 이제껏 가지지 않았다. 여기에 가장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위험은 알면 막을 수 있다. 알고 난 뒤에 위험해지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알기 위해서는 위험을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그래서는 때늦어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엄청난 위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어떤 가능성이 있는가,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런 것을 상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지 못한 사태는 일어날 것이다. 상상을 초월한, 결국 예상치 못한 사태도 있다. 그러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다.
‘위험하다’는 발상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발상을 하지 못한 것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 여하튼 ‘절대 안전하다’는 말을 무턱대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 ‘더는 믿을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믿을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배웠다는 증거로, 그것만으로도 안전을 향해 성큼 한 걸음 내디딘 것이다. 따라서 무엇이든 의심하고 철저히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자력발전을 반대하는 데 그치지 말고 화력 발전도 태양광 발전도 풍력 발전도 믿어서는 안 된다. 신칸센도 자동차도 V-22(미국 벨사와 보잉사가 제조한 항공기–역주)도 믿어서는 안 된다. 위험은 어디든 있다. 우리는 그러한 위험 속에서 살고 있다. ‘절대 안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단, 그 위험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능한 한 자세히 조사하여 그것을 근거로 각자가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가능성이 큰 위험에서는 가능한 멀어지는 수밖에 없다. 확률이 낮은 위험은 운에 맡기고 허용하는 수밖에 없다. 태어나 이제까지 살아오는 가운데 우리는 위험에서 멀어지거나 운에 맡기고 위험을 허용하는 인생을 연속하여 살아왔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기적적으로 생존해왔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기술자는 더욱 안전에 힘을 쏟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