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사무실에는 ‘세상에서 제일 큰 도시락 회사’라는 문구가 검은 나무판에 큼직하게 쓰여서 동쪽 창문에 붙어 있다. 그런데 좀 더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위쪽엔 작은 글씨로 ‘여기에서’, 아래쪽에는 ‘도 시작됐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 그냥 ‘세상에서 제일 큰 도시락 회사’라고 써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세상에서 제일 큰 도시락 회사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고, 다른 사업들도 이곳에서 태어날 것이라는 암시를 동시에 보여주기 위해서 그렇게 써놓은 것이다. 실제로 우리 사업은 도시락 회사를 시작으로 유통과 제조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종합식품회사로 성장 중이다.
말은 소리가 되어 입으로 나오는 순간 힘을 가진다. 『요한복음』 1장은 이런 원리를 잘 설명하고 있다. 말은 힘이다. 소리가 언어를 통해 형태와 의미를 규정해서 누군가에게 전달되거나 내 귀에 내 말이 들리는 순간 그 말은 힘을 가진다. 그 힘은 실제 물리적인 힘을 말한다. 이 말들은 누군가의 생각을 거쳐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글로써 우리 눈에 보이면 그 글을 볼 때마다 그 힘을 보여준다.
말이 가진 힘을 매번 증폭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글로 써놓은 것이다. 글이 지니고 있는 힘을 믿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바람을 문양으로 만들어 가지고 다니는데, 그것을 부적이라 부른다. 부적에는 미신적인 요소가 과장되어 있지만 책상머리에 써놓은 ‘서울대 입학’이라는 글귀가 부적과 다른 점은 별로 없다.
나는 말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한번 말을 하고 나면 잊기 전까지 그 힘이 사라지지 않음을 믿는다. 그리고 그 말에 힘을 부여하고 계속해서 그 힘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액자에 써서 걸어놓거나 그에 알맞은 이미지를 만들어 포스터로 제작하여 걸어놓는다. 내가 내 개인적인 새로운 목표나 회사의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첫 번째로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일이다. 나는 매번 그런 방식으로 수많은 목표를 달성해왔다.

현재의 본사 사옥을 구매할 때도 그랬다. 매물로 나온 건물을 둘러본 후 매매대금을 마련하기도 전에 아침 일찍 몰래 그 건물에 들러 사진을 찍어다가 ‘우리 회사 미래 사옥’이라고 크게 확대해서 붙여놓았다. 우리는 지금 그 멋진 건물에서 다들 근사한 책상에 앉아 넥타이를 매고 일한다. 불과 몇 해 전 창고 건물에서 한 책상에 여섯 명씩 일하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 견고한 울타리로 사방이 둘러처져 있고, 호수와 수백 평의 텃밭이 있고, 고급 커피숍이 들어와도 될 가든과 가장 비싼 사무용 가구 책상들과 차고 넘치는 캐비닛, 그리고 60대 분량의 화물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창고까지 딸린 최신 건물을 융자도 없이 구매했다. 그 시작은 남몰래 아침에 사진 한 장 찍어놓은 것에서 시작한 것이다.
내 생각을 끊임없이 자극할 만한 환경만 만들어주면 무엇이든지 얻게 된다는 것이 내 경험의 소산이다. 나는 얼마 전까지 내 이메일의 암호를 ‘300개매장에주간매출백만불’이라고 길게 만들어 쓰고 있었다. 내가 이 사업을 시작한 뒤 매장 300개에 주간매출 100만 달러를 올리는 것이 소원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하루에 몇 번은 매일 그 말을 반복함으로써 그 힘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 회사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언제든지 잊지 않게 된다. 그런데 2012년부터 암호를 바꿔버렸다. 그 목표가 이루어졌고 이제 목표를 새롭게 바꿨기 때문이다. 새로운 목표는 매장 3,000개에 연간 매출 목표 10억 달러다. 그런데 이 목표를 세우고 얼마 안 되어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 알래스카에서까지 수백 개의 매장 오픈 요청을 받고 있고, 미국 유명 슈퍼마켓 대부분에서 입점 요청이 줄을 잇는다. 이를 따라가면 연간 매출 1조 원이 넘을 것 같다. 3,000개의 매장과 연간 1조 원 매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긴 암호를 몇 년만 간직하면 될 것 같다. 그 긴 암호 덕에 6년 전 연간 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던 회사가 열 배를 넘어 수백 배 성장을 앞두고 있다.
나는 여전히 농사일을 좋아한다. 누군가가 회사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목표를 정해서 포스터나 액자를 만들어 걸어놓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실제 하는 일을 묻는다면 회사 뒤뜰에 트랙터를 끌고 다니면서 농사를 짓는 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장이 무엇을 하는지 보이지도 않는데 내 회사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수백 배 성장을 앞두고 있다. 그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목표를 끊임없이 각인시키는 방법을 통해 내 머릿속에 지속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소한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러면 사람들이 으레 또 다른 비법이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듯한 느낌을 나는 자주 받고는 한다. 눈에 보이는 목표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꾸준히 이 말을 계속해야 하는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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