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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도/<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서울·수도권>9

08. 파주시 심학산둘레길_푸른 숲에서 한나절 행복하기 (마지막 회) 하늘은 푸른빛을 더해가고,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은 유혹이다. 그동안 엄두도 못 내던 걸음을 준비한다. 어디로? 오래 생각지 않고 결정한 곳은 심학산이다. 높은 산도 아니고 무엇보다 산허리를 빙 둘러 걷기 좋은 길이 있다. 배낭을 꺼내고 간단하게 간식과 커피도 준비한다. 카메라를 갈무리해서 넣고, 작은 의자를 배낭에 달아매면 준비 끝이다. 심학산은 해발 200미터가 채 안 된다. 높은 산은 아니나 너른 들판에 홀로 솟아 유독 우뚝해 보인다. 심학산 전망대 풍광은 장쾌하다. 세상살이는 잠시 내려놓자. 떠나기 전에 • 심학산 구간에는 아무것도 없다. 간식, 마실 물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 약천사 경내에 마실 수 있는 약수가 나온다. • 심학초교 버스정류장 부근에 음식점이 몇 곳 있다. 매점이나 편의점은.. 2022. 6. 13.
07. 서울시 중구 필동~종로구 세운상가_우리는 오래된 골목에서 논다. 오래된 도심 골목이 바뀌고 있다. 남산 아랫마을 충무로, 을지로가 다시 주목받는다. 이 지역을 조선시대에는 남촌으로 불렀다. 남촌은 부침을 계속한 곳이다. 조선 후기에는 몰락한 양반이나 가난한 선비들이 살았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마을이 들어서면서 경성 최고 번화가였다. 광복 후에는 문학과 연극, 영화를 아우르는 문화 중심이 되었다. 충무로와 이웃한 을지로는 1980년대 말까지는 산업 선봉장이었다. 세월이 흘러 영화의 메카 충무로는 이름만 남았다. 호황을 누리던 을지로도 차츰 쇠락해갔다. 다시 세월이 흘러 병들고 노쇠한 남촌에 한 가닥 햇살이 비친다. 추레한 골목은 도심 재생을 이야기하고, 주름살투성이 거리에는 젊음이 찾아든다. 떠나기 전에 • 세운옥상 개방 시간은 9~20시 • 걷는 길 주변에 음식점과.. 2022. 6. 11.
06. 서울시 종로구 인왕산 숲길_서산 숲길 따라 시인의 언덕으로 경복궁 서쪽에 있어 서산으로 부르는 산이 있다. 서울한양도성이 지나는 인왕산이다. 인왕(仁王)이라는 이름은 ‘어진 임금’이라는 뜻도 있고,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의미도 있다. 단단한 화강암 산이라서 거칠고 힘이 느껴진다. 이 서산 기슭에 걷기 좋은 길이 있다. 숲 그늘 짙은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산길이다. 시작은 토지신과 곡식신에게 풍년과 나라의 평안함을 기원하던 사직단이다. 경희궁에서 옮겨온 황학정 활터와 태껸 수련장을 지나면 수성동 계곡이다. 겸재 정선 그림으로 유명한 수성동 계곡에서 그림과 실경을 비교해본다. 숲길은 굽어지고 휘어지면서 서산을 감고 돌아간다. 걸음 끝 시인의 언덕 아래에는 소박한 윤동주문학관이 있다. 떠나기 전에 • 걷는 길에는 음식점이나 매점이 없다. 경복궁역과 윤동주문학관.. 2022. 6. 10.
05. 고양시 서오릉_서쪽 다섯 왕릉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서울 서쪽에 조선의 왕과 왕비를 모신 무덤들이 있다. 서쪽에 있는 다섯 왕릉이라서 서오릉이라고 부른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 왕릉 40기 중 다섯 기가 모여 있다. 능역이 넓어서 역사 공부를 겸한 가벼운 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능 사이를 잇는 유순한 숲길은 언제나 기분 좋은 걸음을 할 수 있다. 둥치 굵은 나무들이 만드는 숲 그늘은 깊숙한 산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다섯 능을 순례하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길동무끼리 도란도란 길을 나서보자. 떠나기 전에 • 서오릉 매주 월요일 휴관 봄・가을(2~5월, 9~10월): 6~18시 하절기(6~8월): 6~18시 30분 동절기(11~1월): 6시 30분~17시 30분 입장료는 일반 기준 1천 원 •.. 2022. 6. 9.
04. 서울시 광진구·구리시 아차산_아차산 능선에서 한강을 보다.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올 때쯤이면 해맞이를 생각한다. 정동진, 대왕암, 설악산, 지리산 같은 곳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멀고, 힘들고, 어렵다. 사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도 해맞이 명소가 있다. 서울 동쪽 한강변 아차산도 그중 하나다. 높지 않아 접근성이 좋고, 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강 너머에서 솟는 말간 해가 만드는 풍광은 어느 곳과 비교해도 아랫길이 아니다. 아차산과 주변 한강은 옛적 고구려, 백제, 신라가 각축하던 곳으로, 지금도 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걷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보루, 범굴사, 아차산성 등이 옛일을 증언한다. 아차산 능선에 서면 ‘삼국은 왜 이곳에서 힘겨루기를 했을까?’라는 의문이 절로 풀린다. 떠나기 전에 • 아차산해맞이공.. 2022. 6. 8.
03. 시흥시 오이도박물관~옥구공원_옥구정에 노을이 내리지 않으면 태양은 날마다 뜨고 진다. 그러니 해돋이와 해넘이도 날마다 볼 수 있다. 물론 날이 좋아야 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사람들은 새해 첫날 해돋이와 묵은해 마지막 날 해넘이에는 더 의미를 둔다. 살다 보면 바다로 스러지는 해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시흥 오이도로 가자. 오이도는 90년 전까지 섬이었다. 나지막한 산이 있고,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있었다. 수렵과 채취가 쉬웠기에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일제강점기에 갯벌을 염전으로 만들면서 육지화되기 시작했다. 걸음은 옛사람들 흔적을 따라간다. 중간에서 만나는 빨강등대는 오이도 랜드마크다. 옥구산 꼭대기에서 맞는 노을은 나그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떠나기 전에 오이도박물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관람 시간: .. 2022. 6. 7.
02. 서울시 노원구 태릉과 강릉~경춘선숲길_춘천 가던 철길에는 그리움만 쌓이고 삼십여 년 전, 젊은 싱어송라이터는 ‘조금은 지쳐서 아무 계획 없이 춘천행 기차에 탔다’는 노래를 한다. 스무 살 김현철이 만든 였다. 노래는 인기를 얻었고 덕분에 춘천행 기차에도 관심이 더해졌다. 경춘선은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등 젊음의 해방구를 잇는 열차였다. 춘천행 기차가 중랑천을 건너면 주변 풍광이 바뀌었다. 차창 너머 모습을 보며 들떠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은 풍경이다. 빠르고 편해지면서 기차가 멈춘 구간이 있다. 그 기찻길을 기다란 공원으로 만들었다. 경춘선숲길.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으로 남을 곳이겠다. 경춘선숲길 옆에 임금님 무덤이 있다. 태릉과 강릉이다. 이곳에는 봄가을에만 열리는 숨은 숲길이 있다. 떠나기 전에 • 태·강릉(매주 월요일 휴관) 봄・가을(2~5월, .. 2022. 6. 4.
01. 서울시 중구·용산구 남산둘레길_남산 허리에 행복해지는 길이 있다.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사람들에게 행복해지라고 주문을 거는 노래가 있다. 싱어송라이터 ‘커피소년’이 선물한 이다. 우울하고, 지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노래다. 길에도 그런 곳이 있다. 좋은 길은 걸으면 행복하고 편안해지는데 서울 남산 허리에 있는 길도 그런 길 중 하나다. 남산 허리께를 빙 둘러 한 바퀴 돌아오는 이 길은 북쪽 길과 남쪽 길의 표정이 다르다. 북쪽 길은 한없이 편안한 엄마 같은 길이고, 남쪽 길은 가끔 토라지기도 하지만 사랑스러운 아이 같은 길이다. 표정과 분위기는 사뭇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걷는 중에도, 걷고 나서도 행복하다는 점이다. 떠나기 전에 • 걷는 길에는 음식점, 편의점, 매점이 없다. 간식과 마실 물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동대입구역 부근에 음식점, 편의점.. 2022. 6. 3.
00.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연재 예고 1년 52주, 주말마다 쉽게 떠나는 한나절 걷기 좋은 길 2006년 첫 출간해 15년 이상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_서울·수도권》의 네 번째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08년, 2011년, 2013년 개정 작업에 이어 이번 개정판에는 오랫동안 바뀌지 않을 명품길에 새로 생긴 길, 가벼운 등산길, 도심을 즐기는 길 등을 더했다. 서울은 역사가 오랜 도시다. 한성백제 시절부터 따진다면 무려 2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어 한양도성, 고궁 등 도시 곳곳에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북악산, 낙산 등 높고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강과 가지 물길이 도심을 가르고 있어 풍광 또한 더할 나위 없다. 이 책은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보는 길, 둥치 굵은 나무들이 만드는 울창한 숲.. 202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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