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도심 골목이 바뀌고 있다. 남산 아랫마을 충무로, 을지로가 다시 주목받는다. 이 지역을 조선시대에는 남촌으로 불렀다. 남촌은 부침을 계속한 곳이다. 조선 후기에는 몰락한 양반이나 가난한 선비들이 살았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마을이 들어서면서 경성 최고 번화가였다.
광복 후에는 문학과 연극, 영화를 아우르는 문화 중심이 되었다. 충무로와 이웃한 을지로는 1980년대 말까지는 산업 선봉장이었다. 세월이 흘러 영화의 메카 충무로는 이름만 남았다. 호황을 누리던 을지로도 차츰 쇠락해갔다. 다시 세월이 흘러 병들고 노쇠한 남촌에 한 가닥 햇살이 비친다. 추레한 골목은 도심 재생을 이야기하고, 주름살투성이 거리에는 젊음이 찾아든다.
떠나기 전에
• 세운옥상 개방 시간은 9~20시
• 걷는 길 주변에 음식점과 편의점이 많다.
• 화장실은 충무로역, 남산골공원, 을지로3가역, 종로3가역에 있다. 걷는 길에서 개방 화장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4번 출입구
버스
퇴계로3가·한옥마을·한국의집 버스정류장
돌아오는 길
지하철
1,3, 5호선 종로3가역
버스
종로4가·종묘 버스정류장
길 찾아가기
3.6km | 1시간 | ★
➊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➋ 남산골한옥마을 정문
➌ 갤러리브레송
➍ 을지로 골뱅이골목
➎ 을지로 노가리골목
➏ 지하철 1, 3, 5호선 종로3가역
필동문화예술거리 예술통
남산골한옥마을이 있는 남산골공원 주변이 필동이다. 조선시대에 한성부 남부 관아가 있었던 곳이다. 필동 뒷골목이 바뀌었다. 허물고 새로 지은 게 아니라 있던 것을 그대로 두고 조금씩 바꾸고 있다. ‘이런 도심 재생은 어떨까?’라는 화두를 앞세웠다.
필동 골목을 바꾸는 프로젝트가 ‘예술통’이고, 그 계획 중 하나가 ‘스트리트뮤지엄’이다. 필동 골목 일대와 남산골한옥마을 안에 작은 길거리 미술관을 조성했다. 8개 전시관에서 회화, 조각, 사진, 설치미술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한다. 미술관 이름은 ‘우물’ ‘이음’ ‘골목길’ ‘ㅂㅂㅂㅂ벽’ ‘모퉁이’ ‘사변삼각’ ‘둥지’ ‘컨테이너’ 등이다. 걸음은 이 스트리트뮤지엄을 따라간다.
스트리트뮤지엄을 지나면 ‘갤러리브레송’이다.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의 이름을 빌린 사진 갤러리다. 충무로에 몇 남지 않은 귀한 곳이다.
을지로 그리고 골뱅이골목·노가리골목
요즘 ‘힙지로’라는 말이 유행이다. 힙(Hip)한 을지로라는 이야기다. 젊은이들은 찾지 않을 것 같았던 을지로 골목 곳곳에 젊음이 모인다. 젊은 예술가와 창업자들이 을지로 노후 골목으로 눈을 돌렸다. 서울 중심부라는 위치, 편리한 교통, 다른 곳보다 저렴한 임대료 등이 젊은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이곳 공방과 카페들은 간판도 없어 찾기 힘든 곳들도 많다. 미리 알아야 찾아갈 수 있는 핫 플레이스다.
중부경찰서를 지나면 을지로 골뱅이골목이다. 이곳은 저녁에 활기가 돈다. 낮 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내려는 사람들이 모인다. 골뱅이 안주 앞에 놓고 취향에 따라 소주나 맥주잔을 기울인다.
골뱅이골목에서 300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도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곳이 있다. 노가리골목이다. 낮에는 트럭, 지게차, 삼발이, 손수레 등이 분주히 오가는 삶의 현장이다. 저녁 무렵부터는 삼삼오오 둘러앉아 맥주잔을 기울이며 노가리를 푼다. 여름철 이곳은 날마다 축제다.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골목을 빼곡하게 차지하고 차량 통행은 금지된다.
세운옥상에 서면
청계천을 거쳐 세운상가로 간다. 세운상가는 1990년대까지는 특화 상가로 입지가 탄탄했으나, 2000년대 들어 유통 구조가 변하면서 쇠퇴기를 맞는다. 지금 세운상가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 제조 기술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세운전자박물관을 거쳐 세운옥상으로 오른다. 서울 도심에서 360도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저녁 무렵 해넘이, 밤 풍경, 불빛과 서울 스카이라인이 만들어내는 풍광이 그만이다. 걸음이 끝났다. 고민할 시간이다. 골뱅이가 좋을까, 노가리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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