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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결혼부터 아이까지>10

09. 가족은 만들어가는 거예요_ 결혼은 노동이다?! (마지막 회) 막냇동생의 결혼식 때 남편이 결혼식 축사를 맡았다. 남편은 결혼식 축사에서 “여러분, 결혼은 노동입니다.”라고 말했다. ‘노동’이란 단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남편을 아는 사람은 왜 그 말이 나왔는지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보통 결혼식 하면 ‘노력’, ‘인내’ 이런 단어들을 많이 쓰는데 남편은 그보다 수위가 높은 ‘노동’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건 신중하고 매사에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기에 일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을 한다. 그래서 당연히 남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와의 관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결혼 생활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동’ 즉, 힘들지만 반드시 해.. 2022. 5. 13.
08. 가족 VS 물질적 행복 얼마 전에 남편이, ‘당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를 물어보는 미국 한 리서치에서 다른 나라들은 모두 ‘가족’을 1순위로 선택했는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물질적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 설마…. 어떻게 그럴 수가?”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놀랍게도 사실이었다. 미국 Pew 리서치 조사1 중 미국, 영국, 프랑스 그리고 일본까지. 모든 나라는 ‘가족’이 가장 중요했는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물질적 행복’이 1위였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내가 아는 지인들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중 결혼한 지 아직 10년이 채 안 된 지인이 말했다. “나도 지금은 물질적 행복이 중요해. 솔직히 처음에는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것 다 안 보고 사람.. 2022. 5. 12.
07. 진심으로 누굴 도와주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아이들과 TV를 보다 보면 아프리카에 있는 불쌍한 사람을 도우라는 광고가 곧잘 나온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기 반 친구들도 도와준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돕자고 나를 재촉했다. 나는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말은 참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진심으로 누구를 도와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하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한때는 이 세상에 진정한 이타주의라는 게 있을 수 있나 고민한 적도 있었다. 실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심리학자 중 두 사람, C.Daniel Batson과 Robert Cialdini가 베푸는 것이 순수하게 이타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 40여 년간 대립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Batson은 순수하게 이타적인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그에 대한 수많은 연구기록을.. 2022. 5. 11.
06. 아이에게 하는 내 말은 왜 명령어가 대부분일까? 고등학교 교육 쪽 사업을 하는 지인의 말에 의하면 학부모를 상담할 때마다 학생들이 엄마를 참 미워하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은 엄마와 말을 거의 하지 않거나 싸우는 것이 대부분이고 고등학생쯤 되면 학업에 잔소리하거나 강요하는 엄마를 너무나 미워한다고 한다. 물론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엄마의 입장만 쓰는 것이지만 그것이 아빠가 될 수도 있다. 그 얘기를 들을 때 나는 우리 아이들이 커서 나와 거리감을 두거나 나를 미워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들기 시작했다. 나의 행동들을 돌아봤을 때 가능성은 매우 컸다. 선천적으로 착하고 배려심이 강한 쌍둥이 큰아이는 물론 대놓고 나를 미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랑 보이지 않은 거리를 둘 수도 있을 것이다. 날 닮아서 반항적이고 해야.. 2022. 5. 10.
05. 공부 잘하는 아이는 타고났다? 결론적으로 제목에 대한 답변을 말한다면 그렇다, 공부를 잘하는 유전자는 있다. 그것은 힘들어도 하는 힘, 바로 GRIT이다. 아이가 이것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났다면 그 아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것이 공부가 되었든 어떤 분야가 되었든 간에 스스로 인내를 갖고 이루어 낼 것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은 이 GRIT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GRIT을 인생에서 어느 시점에서 키워야 하는지를 깨닫는 시간이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주 늦게 깨우치거나 평생 깨우치지 못하고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가 자녀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GRIT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도록 뒷받침해 주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어떠한 다른 학습을.. 2022. 5. 9.
04. 나이 든 엄마_ 아이를 늦게 낳았다면 겪어야 하는 것?! 나는 비교적 늦게 아이를 낳았다. 마흔, 요즘은 그렇게 늦은 나이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동기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었다. 게다가 아이 친구들 엄마 사이에선 내가 거의 ‘왕언니’다. 하지만 나와 남편은 그것을 오히려 더 좋아했다. 이렇게 나이 들어서 아이를 낳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서로 관계를 구축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시켜 놓고 나서 아이를 낳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여전히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더라도 늦게 아이를 가질 것이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숙해진 후에 아이 갖기를 원했으면서 외모적으로는 여전히 젊어 보이고 싶었나 보다. 참으로 이율배반적이지만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서 굉장히 노력한다, 젊어 보이려고. 나이가 들면서 다들 자른다는 머리. 난 아직도 긴 머리.. 2022. 5. 7.
03. 육아와 나의 일_ 베이비시터 고용 ‘일과 육아를 할 수 있은 꿈의 집’을 만들어 놓았으나 아이는 바로 오지 않았다. 오지 않았던 아이를 기다리면서 쓴 글이 바로 『나는 난임이다』이다. 여기서부터는 그 꿈의 집에서 태어났던 아이들을 기르면서 나의 일과 본격적인 육아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쌍둥이를 낳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한마디로 나의 생활은 혼돈 그 자체였다. 그때 실감 나게 느꼈던 것은 ‘도대체 이 모든 것을 어떻게 할 수가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쏟아져 나오는 젖병, 빨랫감, 기저귀, 그리고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쌍둥이…아…그리고 왜 하필 몸은 손목, 허리 등 안 아픈 곳이 없는지…. 이런 몸 상태로는 아이 하나 제대로 안아주기도 힘들었다. 이 모든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당 못 하고 있었다. 나는 절대 일에 .. 2022. 5. 6.
02. 여성의 생리학적 시간은 불리하게 흘러간다_ 35세가 고령 임신? 35세. 지금 와서 35세였을 때의 나를 뒤돌아보면 한참 혈기 왕성하고 회사에서도 중간관리자 역할로 가장 실질적인 업무를 많이 했던 나이였다. 그러나 가장 활동력이 좋고 사회적인 활동도 왕성하던 이 시기를 생리학적 시간은 여성에게 ‘고령’이라고 선고한다. 35세가 진정 고령 임신의 마진 노선일까? 한창 활동이 많은 이 시기가 ‘고령’이라니, 생물학적 나이가 이렇게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가…. 하지만 나도 한창 일할 그 당시, 일하면서도 내가 ‘가임기’를 놓치고 있다는 그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물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풀어야 하는 숙제가 항상 머리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이를 당장 가질 엄두는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가지겠지…’ 하는 마음은 항상 있었다. 언젠가는….. 2022. 5. 4.
01. 왜 아이를 갖는가? 나는 ‘아이가 노동 자산이 되는 시대가 아니라 아이에게 투자해야 하는 즉, 아이가 부채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쓴 적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개인의 행복 지수와 균형을 이루는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해진 지금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경제적이고 실질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엄청난 부채를 감당해야 하는 쓰디쓴 현실로 들어가는 것이다. 실로 아이를 갖게 되면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행복 지수는 당연히 떨어지게 될 것이다. 나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완전한 독립과 나만의 생활을 원하는 독신자를 꿈꿨었다. 남편은 나 못지않게 자신의 영역과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재미교포였기 때문에 결혼을 해도 나의 독립적인 활동과 생활영역을 간섭당하지 않았다. 남편과 나는 아이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었음에도 우리는 각각의 생활 .. 2022. 5. 3.
00. <결혼부터 아이까지> 연재 예고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그 풀리지 않은 숙제에 관하여! 2018년에 『나는 난임이다』를 출간하였고 2021년 초에 개정판을 내었다.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에 말하지 못했던 내용을 더 추가하였지만, 여전히 ‘결혼, 임신, 출산, 육아’라는 큰 그림에 대한 풀리지 않은 숙제 같은 것이 항상 머릿속에 응어리져있었다. 난임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일단 아이만 성공적으로 갖게 되면 이를 에워싼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잠시 빠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반려자와 가족을 시작하려 하는지, 반려자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우리는 왜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지, 아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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