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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결혼부터 아이까지>

02. 여성의 생리학적 시간은 불리하게 흘러간다_ 35세가 고령 임신?

by BOOKCAST 202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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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지금 와서 35세였을 때의 나를 뒤돌아보면 한참 혈기 왕성하고 회사에서도 중간관리자 역할로 가장 실질적인 업무를 많이 했던 나이였다. 그러나 가장 활동력이 좋고 사회적인 활동도 왕성하던 이 시기를 생리학적 시간은 여성에게 ‘고령’이라고 선고한다.


35세가 진정 고령 임신의 마진 노선일까? 한창 활동이 많은 이 시기가 ‘고령’이라니, 생물학적 나이가 이렇게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가….

하지만 나도 한창 일할 그 당시, 일하면서도 내가 ‘가임기’를 놓치고 있다는 그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물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풀어야 하는 숙제가 항상 머리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이를 당장 가질 엄두는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가지겠지…’ 하는 마음은 항상 있었다. 언젠가는….

나름대로 세워놓은 생리학적 시간의 한계점을 넘지 않도록 무의식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 남편과 나는 어느 미래의 시점에서는 아이를 가질 거란 생각을 막연히 하면서도 감히 결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서 미루더라도 몇 살은 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리학적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이 은연중에 나에게 있었고 이는 임신, 출산에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이 생리학적 시간이 여성에게 주는 압박감은 대단하다. 나는 결혼을 일찍 한 경우지만, 여성들 대부분이 어떤 나이를 넘지 않고 결혼을 하기 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임신, 출산’에 대한 강박관념이 무의식중에 그들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좀 불공평한 느낌이 드는 것은 솔직히 남자들이 느끼는 이러한 고령 임신에 대한 무의식적인 강박관념은 여성보다는 덜하다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결혼 적정기를 넘긴 남자들이 어린 신부를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2세를 출산하는 것을 은연중에 생각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여성들이 이성과 교제하거나 결혼 생활을 할 때, 남자들과 비교해서 ‘임신, 출산’ 문제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생리학적 한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해서일 것이다. 실제 의학적으로 여성의 ‘35세’를 고령으로 정의하지 않았던가?

이 생리학적 고령 임신의 시점을 나는 “늪”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생리학적 시간을 “늪”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남자들보다 더 일찍 준비해야 하므로 아마 반려자 또는 이성과의 관계에서도 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여성은 이 생리학적 시간이 주는 늪에서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

나는 결혼을 20대에 하고 아이를 40이 다 되어서야 가졌다. 그래서 아이를 갖기 전에 항상 강조하는 것이 부부 관계와 경제적인 것을 준비해 놓은 다음에 아이를 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처럼 결혼을 일찍 안 한다면 언제 반려자와 관계를 다져 놓고 경제적으로 준비를 한단 말인가? 이러한 준비를 아이 낳기 전에 하기 위해 여성이 겪는 여러 방면에서 오는 부담감을 어떻게 덜 수 있을까?

임신하기 전 미리 준비하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고령임신이 되기 전에 언제, 어떻게 다 준비해야 할까? 만일 반려자를 늦게 만난다면? 경제적으로 늦게 자리를 잡는다면? 이 한정된 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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