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인문/<사람 공간 건축>9 08. 반복되고 상존하는 자연의 두려움 (마지막 회) 인류 역사상 바이러스에 의한 공포는 언제나 공존했다. 1350년 무렵 페스트, 즉 흑사병이 유럽을 강타했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목숨을 잃을 정도로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은 천연두였다. 최소 3억 명이 사망했으며 18세기 제너의 종두법 발견 이전까지 전 세계 사람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100여 년 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은 건 스페인 독감이었다. 당시 1차 세계대전이 스페인 독감의 대유행을 부추겨 2천5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의 사스는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중화권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면서 77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10여 년 전에는 신종플루로 인해 일본 내에서만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 28만여 명의 목숨을 앗.. 2022. 5. 10. 07. 건축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혁명을 넘어 평등한 세상을 향해 프랑스 대혁명은 노예와 주인이라는 수직적 신분제도가 이끌어 왔던 봉건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새로운 신분인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수평적 신분제도가 자리하게 된 산업혁명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 혁명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으며 주변 봉건제도 국가들까지 영향을 미쳤다. 영국 같은 경우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의회 민주주의를 만들어 명예혁명이라 부른다. 프랑스 대혁명과 산업혁명은 새로운 시대를 불러왔고 이는 모든 것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이 물리적인 상황이나 시대의 흐름에 의하여 변화된 것은 아니다. 이러한 사회 변화의 배경에는 정신적 지도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시민들이 깨어나기를 외쳤던 것이다. 인쇄술의 발달은 지식의 평등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 평등이 일어나는 데는 시.. 2022. 5. 9. 06. 욕망의 흥망성쇠 우리나라 아파트의 시작은 한마디로 호텔 평면도였다. 조선호텔에서 근무했던 정해직이라는 사람이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인 종암아파트의 계획과 건설에 참여하면서 아파트는 호텔의 모습을 담게 되었다. 그런데 현대의 아파트(5층 이상)와 연립주택(4층 이하)의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충정아파트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이 지은 것으로는 종암아파트가 최초이지만 건축물의 역사에서는 그렇지 않다. 충정아파트를 시작으로 전쟁 후 우리 사회에도 아파트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주거 대책의 일환으로 아파트가 대안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아파트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전쟁 후 많은 사람들이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하여 서울로 모여들면서 서울은 혼란스러운 주거형태를 이루었다. 특히 개천이나 물이 흐르는 지역.. 2022. 5. 7. 05. 도시는 음악이다. 도시에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경험이 만일 흥미롭고 유익한 것이라면 그 도시는 사랑을 받을 것이다. 이 경험이 바로 인간과 도시 간의 대화이다. 그런데 아무런 대화가 없는 침묵의 도시가 있다. 차라리 이것은 참을 만하다. 하지만 불쾌한 경험과 긴장감, 그리고 불안정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도시도 있다. 인간이 고등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촉감에 대해 절대가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차적인 욕구는 육체의 안정된 상황이다. 2차적인 욕구는 교환할 수 있는 풍족함이다. 이 2차적인 욕구는 경계선에 놓여있다. 1차적인 욕구와 경계를 이루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것이다. 좋은 사회는 이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관념을 존중한다. 이 정신적인 부분에서부터 우리는 인간임을 인정받게 되고 고등동물.. 2022. 5. 6. 04. 비어 있는 다락방 도시는 시민들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도시는 시민들이 상상하는 기능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은 건축물로는 부족하다. 도시는 건축물 외에 수 공간, 녹지 공간, 레크리에이션 공간 등도 제공해야 한다. 건축물은 도시를 위하여 세금을 지불하는 등 직접적인 역할을 제공하는 데 그 세금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공간들은 일부 계층에만 제공되어서는 안 되며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도시에서 우리는 좋은 인상을 받는다. “좋은 장소는 잘 기억되며 그것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버클리대학 건축과 돈린 린든 교수의 말이다.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도시는 좋은 도시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좋은 도시는 자연.. 2022. 5. 5. 03.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도시의 구성 도시에는 많은 건축물이 있다. 많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도시가 탄생한다. 그렇다면 도시와 건축물 중 무엇이 먼저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시가 공간이고 건축물이 가구라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쉽다. 공간에 따라 가구의 종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실이라면 그 공간에 맞는 침대가 우선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부수적인 기능을 하는 화장대 등은 그 후에 결정된다. 거실 공간은 소파, 탁자 등이 우선적으로 선택되고 그다음에 가구 배치를 계획할 것이다. 도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성격의 도시를 만들 것인지 결정되면 그 기능에 맞는 건축물과 영역을 우선적으로 계획하게 된다. 이러한 도시 구성은 사실 오랜 역사 속에서 반복적인 도시 계획을 통하여 만들어졌다. 공간 안에 가구를 배.. 2022. 5. 4. 02. 건축심리학, 좋은 공간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건축적인 요소는 어느 공간에서나 살고 일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고객을 상업 및 소매점 등으로 이끌고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좋은 건축가는 내부와 외부 모두 보기 좋은공간을 만들고 사람들이 그 안에 머무는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건축가는 건축물에 부정적인 공간을 만들지 않으려고 다짐하지만 종종 설계된 공간 중 일부가 어둡거나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게 되어 즐겨 사용되지 않거나 죽은 공간이 되는 결과를 얻게 될 수도 있다. 건물의 사용자와 소유자는 이러한 공간을 찾아내어 부정적인 분위기가 소멸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적인 공간이 다른 공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축가는 공간을 설계할 때 공간의 용이성과 유지 관리 .. 2022. 5. 3. 01. 동굴 밖을 향한 인류 인류 최초의 집은 동굴이었다. 물론 인간이 동굴에만 거주한 것은 아니었다. 인간이 머물기에 적절한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에서는 숲속에 거주하기도 했다. 거주지가 동굴이든 숲속이든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거주지의 요소와는 개념부터 달랐다. 최초의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거주지의 요소는 생존에 대한 보장이었다. 원시시대의 생활 방식은 대부분 집단 형태였고 개인의 욕구 충족이나 소규모 집단을 허용하지 않았으므로 공동체적인 사회 구조와 지배 구조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개인의 정체성보다 집단의 성향이 더 중요했다. 집단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발달 과정을 거친 탓에 사회 발달 속도가 늦었고, 다양한 사회를 구성하기도 힘들었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대단위 집단이 동굴이나 숲속의 작은 영역에서 공동으로.. 2022. 5. 2. 00. <사람 공간 건축> 연재 예고 인문학으로 다시 보는 공간 동굴을 떠나 팬데믹을 마주하기까지, 공간을 짓는 인류의 건축이야기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생활의 기본 요소는 ‘의식주’이다. 현대에 들어 옷과 음식은 인간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요소로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주’에 해당하는 건축은 주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원시시대 초기에는 건축이 물리적인 상징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문명과 인문학이 발달하면서 건축은 또 다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나, 또는 우리만의 공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곧 새로운 사회를 구성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이것은 정신적인 영역이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건축은 인류와 동행하며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가장 작은 세계가 형성되고 이는 사회를 이.. 2022. 4. 2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