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건축심리학, 좋은 공간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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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인 요소는 어느 공간에서나 살고 일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고객을 상업 및 소매점 등으로 이끌고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좋은 건축가는 내부와 외부 모두 보기 좋은공간을 만들고 사람들이 그 안에 머무는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건축가는 건축물에 부정적인 공간을 만들지 않으려고 다짐하지만 종종 설계된 공간 중 일부가 어둡거나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게 되어 즐겨 사용되지 않거나 죽은 공간이 되는 결과를 얻게 될 수도 있다. 건물의 사용자와 소유자는 이러한 공간을 찾아내어 부정적인 분위기가 소멸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적인 공간이 다른 공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축가는 공간을 설계할 때 공간의 용이성과 유지 관리 비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무시할 경우 건물 사용자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면서 건물이 방치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으로 건축주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 같은 공간에서도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건축가는 이것을 알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의료 환경이라면 건축가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집중해야 한다. 또한 교육공간이라면 학생과 교사의 반응을 관찰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사무실에서는 각 지위에 따라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공간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모든 디자인에 고려되어야 하며, 사무실, 병원, 학교와 같이 두 개 이상의 상반된 대상이 존재하는 공간의 사용자는 디자이너와 건축가에게 이 같은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관계적 맥락을 지각하는 게슈탈트 원리

건축가뿐 아니라 디자이너도 공간을 꾸밀 때 사람들의 심리 상황을 늘 고려해야 하는데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디자인 원리 중에 게슈탈트 원리라는 것이 있다. 게슈탈트는 독일어로 직역하면 형태라는 의미이다. 2개 이상의 형태가 있는 경우 사람은 인식하는 우선순위가 다르다.

게슈탈트 원리는 전체 형태에서 각 부분들의 상호 관계의 맥락에서 지각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명확하거나 진한 것, 또는 뚜렷한 것을 먼저 지각하는 버릇이 있다.

위의 그림에는 원 6개가 있다. A의 경우는 원 6개를 하나의 묶음으로 인식하지만 B와 C는 A보다 거리감이 있어 원 3개씩 두 개의 묶음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렇게 인식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 게슈탈트 원리이다. 인간이 패턴을 인식하는 방식은 게슈탈트 원리에 기인한다. 우리의 두뇌는 통일된 전체의 대칭과 균형을 보도록 연결되어 있으므로 동기화 요소를 함께 시각적으로 인식한다. 게슈탈트 원리는 유사성, 연속성, 폐쇄성, 근접성 및 도형 또는 지반과 같은 측면을 기반으로 한다. 디자인에서 이러한 원리는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다. 따라서 공간을 디자인할 때 사람의 심리적 욕구를 염두에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축가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특정 공간을 구축하려는 목적과 함께 고객의 취향과 개성을 알아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감옥이 다른 공간과 같이 밝고 생생한 색상을 가질 수 없는 것과 같다. 마찬가지로 경로당은 노인들이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차분한 효과가 있는 부드러운 색상과 소재, 따뜻한 실내, 오감을 자극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치유의 정원 등 환자 친화적인 기능이 고려되어야 한다. 건축물은 단순히 지어졌다고 해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나 도시민들의 심리적 반응에 따라서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71년에 지어진 영국의 글래스고 도로에 위치한 아파트는 도시 최고의 고층 건물로 여겨지는 건물로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어졌다. 그러나 도시의 기대와는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아파트가 점차 비워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남으로써 충격을 주었다. 이유는 추운 겨울에 이 아파트가 따뜻하지 않을 거라는 주민들의 심리적 반응 때문이었다.

미국의 프루이트 아이고 공공주택 또한 이러한 사회적 심리를 파악하지 못한 경우다. 일반적으로 미국은 큰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지 않지만 이례적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대규모 공공주택이 만들어졌다. 1954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초기에는 일부 개인 공간을 마련한 점에 대해 공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칭찬을 받았고 주민 간에 교류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간 개념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분양률은 30%도 채 되지 않았으며 입주자들도 서서히 그곳을 떠나 버렸다. 점차 비워지는 공간이 많아지면서 지역의 질서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지역 범죄는 더 많아졌고 안전을 위한 노력들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급기야 아파트를 허물어야 했다. 도시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한 이 건물은 심각한 범죄의 장소가 되었으며 도시의 기물 파손까지 불러일으켰다.

건축가는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이해하여 환경을 통해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개인의 감정과 인식을 수정함으로써 인간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환경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업, 예를 들어 레크리에이션 및 생활 공간의 설계 및 건설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사무실에서 일하는 고용주의 기본적인 수행에서부터 소매점에서 고객을 유치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것까지 그 장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건축의 많은 요소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건축가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고 감상하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지만, 똑똑한 건축가는 그 장소가 외부에 있는 것처럼 내부를 아름답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머무는 동안 기쁨을 주는 공간을 만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건축가가 만든 생활 공간에서 약 80%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마음과 기분 상태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내부 환경에서 영향을 받는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공간, 조명, 음향, 색상 및 미학이 개인의 행동 심리학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간에 사용되는 자재나 가구와 같은 것들은 우리의 심리와 우리가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주변 상황에 반응하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건축가는 공간에 대한 고객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고 고객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기타 사항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은 건축과 개인의 심리학 사이에 명확한 연결이 있다. 심리학자 크리스천 재럿(Christian Jarrett)은 곡선 가구와 직선 가구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간단했다. 실험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소파와 라운지 의자로 채워진 일련의 방을 보았다. 연구 결과 모더니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곡선을 좋아하지 않았다. 반면 직선 모서리로 정의된 가구는 훨씬 매력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것으로 평가했다.

2009년,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의 심리학자들은 내벽의 색상이 상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그들은 대부분 학부생으로 구성된 600명을 대상으로 빨간색, 파란색 또는 중성색으로 둘러싸인 방에서 다양한 기본 인지 테스트를 수행했다. 테스트 결과 사람들은 정지 신호와 같은 빨간색의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시험을 보았을 때 철자의 오류를 잡거나 단기 기억 속에 임의의 숫자를 기억하는 것과 같이 정확성과 세부 사항을 요구하고 주의가 필요한 테스트에 훨씬 더 뛰어난 반응을 보였다.

실험을 실행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사람들이 빨간색을 위험과 연관시켜 더 경계하고 인식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란색은 완전히 다른 심리적 반응을 보여주었다. 파란색 그룹의 사람들은 주의를 요하는 단기기억 작업에서 더 나쁜 수행을 보인 반면, 벽돌을 창의적으로 사용하거나 어린이 장난감을 디자인하는 것과 같이 상상력이 필요한 작업을 더 잘 수행했다. 파란색 조건의 피실험자는 빨간색 조건의 피실험자보다 2배나 많은 ‘창의적 결과물’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공간 벽의 색상 변화만으로도 우리의 상상력뿐 아니라 능력이 다르게 반응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효과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에 따르면 파란색은 하늘과 바다를 무의식 속에서, 또는 심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파란색에서 우리는 넓은 지평선과 확산되는 빛, 모래사장과 나른한 여름날을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러한 종류의 분위기를 통한 정신적 연결은 우리가 연관되는 것을 공상하고 생각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바로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보다 우리의 상상 속에 떠오르는 가능성이 주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칼슨경영대학의 심리학자 존 메이어스-레비(Joan Meyers-Levy)는 천장 높이와 사고방식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흥미로운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천장이 낮은 방에 있을 때 ‘경계’, ‘억제’, ‘제한’과 같은 감금과 관련된 단어의 철자를 바꾸는 문제를 훨씬 더 빨리 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반해 천장이 높은 방에 있는 사람들은 ‘해방’, ‘무제한’ 등 자유를 주제로 한 문제에 더 능했다. 레비에 따르면 이는 통풍이 잘 되는 공간이 우리를 더 자유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레비는 천장이 높은 방이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추상적인 사고방식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밝혔다. 천장이 높은 방에 있는 사람들
은 사물의 세부 사항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개괄적이고 사물의 공통된 사항을 더 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항목별 처리와 관계형 처리의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반대로 개체나 문제의 세부 사항에 때때로 초점을 맞추고 싶은 경우에는 밀실처럼 폐쇄되고 좁은 공간이나 지하실이 이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창의적인 솔루션이 필요할 때는 더 넓은 공간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파란색 벽이 있는 경우 사람들은 건물 내부가 마음의 내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한다. 이러한 결과로 보았을 때 정확성이 요구되는 작업은 빨간색 벽이 있는 좁은 공간에서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 반대로 약간의 창의성과 추상적 사고가 필요한 작업은 높은 천장과 많은 창, 그리고 하늘과 일치하는 밝은 파란색 벽의 공간에서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 요점은 건축 분야의 문외한 또한 이러한 공간에 대해 반응한다는 것이다.

공간 구조는 또한 보안 및 범죄 그리고 안전 문제와 관련이 있다. 공간 구조가 정상적이지 않으면 경보 시스템이나 감시 카메라와 같은 보안 장치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용도 많이 들고 공간의 이용자들에게 감시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위축되게 만든다. 반면 특정 구조는 범죄 또는 기물 파손을 예방할 수 있기에 보안을 개선하고 안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

좋은 공간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