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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생태 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8

07. 자연스럽고 겸손하게 (마지막 회)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以生而不辭, 功成而不名有, 衣養萬物而不爲主. 대도범혜, 기가좌우.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이불명유, 의양만물이불위주. 常無欲, 可名於小.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상무욕, 가명어소.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이기종부자위대, 고능성기대. 큰 도는 범람하는 물과 같아서 왼쪽과 오른쪽에 두루 미친다. 만물이 그것을 의지하여 태어나고 자라지만 어느 것 하나 물리치지 아니하고, 공을 이루되 이름을 드러내지 않으며, 만물을 양육하면서도 주인 노릇을 하지 않는다. 늘 욕심이 없기에 작다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만물이 그 품에 돌아오지만 그것들의 주인 행세를 하지 않기에 크다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스스로 위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그래서 위대함을 .. 2022. 4. 25.
06. 도와 하늘, 땅, 사람 有物混成, 先天地生. 寂兮寥兮, 獨立而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地母. 유물혼성, 선천지생. 적혜료혜, 독립이불개, 주행이불태, 가이위천지모. 吾不知其名, 强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오부지기명, 강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원왈반. 故道大, 天大, 地大, 人亦大. 域中有四大, 而人居其一焉. 고도대, 천대, 지대, 인역대. 역중유사대, 이인거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어떤 것[道]이 혼돈한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천지보다 앞서 살고 있다.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모양도 없으며, 홀로 서서 바뀔 줄을 모르고, 두루 미치면서도 어그러지지 않으니 천지 만물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의 이름을 모르지.. 2022. 4. 21.
05. 풍속이 타락하면 大道廢, 有仁義, 智慧出, 有大僞, 六親不和, 有孝慈, 國家昏亂, 有忠臣. 대도폐, 유인의, 지혜출, 유대위, 육친불화, 유효자, 국가혼란, 유충신. 큰 도가 무너지니 인과 의가 강조되고, 지혜가 출현하자 큰 거짓이 생겨나고, 가족이 화목하지 못하자 효성이나 자애를 강조하고, 국가가 혼란할 때 충신이 있게 된다. ◆ 정의가 강조되는 사회는 정의롭지 않고, 공정성이 논의되는 시대는 공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세력이 민주와 정의를 표방하는 정당을 만들고, 올바른 방법을 취하지 않으니 온갖 꼼수를 쓰게 되고, 윤리와 도덕이 땅에 떨어져 하극상이 벌어지자 충효를 강조한다. 큰길인 대도를 가지 않으니 문제가 발생하고 일이 꼬이게 된다. 일이 자꾸 꼬이고 풀리지 않으며 결국 원칙과 정도를 .. 2022. 4. 20.
04. 뿌리로 돌아감 致虛極, 守靜篤. 萬物竝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 치허극, 수정독. 만물병작, 오이관복. 부물운운, 각복귀기근. 歸根曰靜, 靜謂復命. 復命曰常, 知常曰明. 不知常, 妄作凶. 귀근왈정, 정위복명. 복명왈상, 지상왈명. 부지상, 망작흉. 知常容, 容乃公, 公乃全, 全乃天, 天乃道, 道乃久, 沒身不殆. 지상용, 용내공, 공내전, 전내천, 천내도, 도내구, 몰신불태. 비움에 이르기를 지극히 하고, 고요함을 지키기를 돈독히 해라. 만물은 다 함께 자라는데, 나는 그것을 통해 자연의 순환하는 이치를 본다. 만물은 무성하지만, 제각각 자신의 뿌리로 돌아간다. 뿌리로 돌아가는 것을 일러 정(靜)이라 하는데, 이것을 명(命)으로 되돌아간다고 부른다. 명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늘 그러한 이치[常]라 하고, 늘 .. 2022. 4. 19.
03. 쓰이지 않음의 쓰임 三十輻, 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삼십복, 공일곡, 당기무, 유거지용. 선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착호유이위실, 당기무, 유실지용. 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서른 개의 바큇살이 하나의 바퀴통에 모이는데, 바로 거기가 비어 있어서 수레가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찰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바로 거기가 비어 있어서 그릇의 쓰임이 있게 된다. 문과 창문을 내어 방을 만드는데, 그 안이 비어 있어서 방을 쓸 수 있다. 그러므로 ‘있음’으로써 편리하게 되고, ‘비어 있음’으로써 작용이 가능한 것이다. ◆ 장자가 “사람들은 쓸모 있음의 쓰임만 알고 쓸모없음의 쓰임은 모른다[人皆知有用之用, 不知無用之用].”라고 .. 2022. 4. 18.
02. 멈추고 자제할 줄 알면 持而盈之, 不如其已, 揣而銳之, 不可長保. 지이영지, 불여기이, 췌이예지, 불가장보. 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功遂身退, 天之道也. 금옥만당, 막지능수, 부귀이교, 자유기구. 공수신퇴, 천지도야. 가지고 채우려는 것은 멈추는 것보다 못하고, 갈아서 예리하게 하면 오래갈 수 없다. 금은보화가 집 안에 가득하면 그것을 지킬 수가 없고, 돈이 많고 높은 자리에 있다고 하여 교만하면 스스로 허물을 남기게 된다. 공을 이루고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 ◆ 해가 하늘 가운데인 중천에 이르면 서쪽으로 서서히 기울어지고, 달도 만월이 되면 이지러진다. 이처럼 사물이 극성하면 쇠퇴하기 마련이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따르게 된다. 부귀라는 것은 세상에 있는 동안 잠시 맡고 있는 것. 그러므로.. 2022. 4. 17.
01. 만물은 상호관계 속에서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形, 高下相盈, 音聲相和, 前後相隨, 恒也. 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형, 고하상영, 음성상화, 전후상수, 항야. 是以聖人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萬物作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弗居. 시이성인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만물작이불사, 생이불유, 위이불시, 공성이불거. 夫唯弗居, 是以不去. 부유불거, 시이불거.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추악하다는 생각 때문이고, 모두 선한 것을 선하다고 하는 것은 불선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유와 무는 서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이뤄 주며, 길고 짧음은 서로 형성시켜 주며, 높음과 낮.. 2022. 4. 15.
00. <생태 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 연재 예고 왜 지금 노자인가? 인간의 탐욕,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가 불러온 환경 재앙과 자연 파괴, 21세기에도 끊이지 않는 전쟁과 폭력,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전 지구적 위기 시대를 맞이한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무위(無爲), 자연(自然), 비움을 중시한 노자의 사상에서 그 희망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노자를 읽어야 하는 까닭이다. 생태 위기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노자의 혜안 오늘날의 생태적 위기 상황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가 깨진 데서 비롯되었다. 산업화 이래 인간 중심의 개발 논리와 발전 욕망이 우선시되면서 있는 그대로 궁극적인 존재이자 우리에게 대가 없이 무진장한 은혜를 베풀어 주는 ..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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