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有物混成, 先天地生. 寂兮寥兮, 獨立而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地母.
유물혼성, 선천지생. 적혜료혜, 독립이불개, 주행이불태, 가이위천지모.
吾不知其名, 强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오부지기명, 강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원왈반.
故道大, 天大, 地大, 人亦大. 域中有四大, 而人居其一焉.
고도대, 천대, 지대, 인역대. 역중유사대, 이인거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어떤 것[道]이 혼돈한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천지보다 앞서 살고 있다.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모양도 없으며, 홀로 서서 바뀔 줄을 모르고, 두루 미치면서도 어그러지지 않으니 천지 만물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의 이름을 모르지만 억지로 문자를 붙여 도(道)라 하고, 억지로 이름을 붙여 크다고 말할 뿐이다. 크기 때문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미치지 않는 데가 없으니 멀다고 하고, 멀리 가기에 돌아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도는 크고, 하늘은 크고, 땅은 크고, 사람 또한 크다. 이 세상에 네 가지 큰 것이 있는데, 사람이 그 가운데 한자리를 차지한다. 사람은 땅을 의지하고 본받으며 땅은 하늘을 의지하고 본받으며 하늘은 도를 의지하고 본받고 도는 스스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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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지역과 자연환경, 언어와 인문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지 않으면 땅은 사막화되고, 비가 알맞게 내리면 땅은 비옥해져 뭇 생명이 잘 자란다. 하늘을 수놓고 있는 별들은 우주의 법칙을 따르고, 도(道)도 봄이 오면 꽃이 저절로 피고 새가 스스로 노래하는 자연의 순리를 따른다. 하상공의 주석처럼 도의 본성은 저절로 그러하니 따로 본받을 것이 없다[道性自然, 無所法也].
이렇게 사람과 땅과 하늘은 서로 의지하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탐욕은 자연을 파괴하고 하늘을 더럽혀, 급기야 우리가 마시는 강물이 더러워졌고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게 되었다. 편리함과 욕망에 사로잡혀 자연이 병들면 인간도 병든다는 엄연한 사실을 외면해 온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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