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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얄팍한 교통인문학>11

10. 퍼스널 모빌리티의 미래 (마지막 회) 영화 의 주인공은 땅 위에 뜨는 스케이트보드, ‘호버보드’를 타고 악당으로부터 도망친다. 비록 하늘을 나는 호버보드는 아니지만 그것을 대체할 만한 각종 기계장치들이 오늘날 거리를 질주한다. 다름 아닌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다. 퍼스널 모빌리티란 전동휠,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등 혼자서 타고 다니는 동력 이동 기구를 말한다. 전기를 이용해 움직이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라고도 부른다. 이런 탈것들이 등장한 이유는 도시가 복잡해지고 1인 가구가 늘면서 기존의 자동차를 대체할 새로운 교통수단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복잡한 대도시의 근거리 이동에 최적화되어 있다. 모터의 .. 2020. 5. 25.
09. 세계경제를 바꾼 강철 상자 대형할인마트에 가면 전 세계에서 생산된 물건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독일 주방용품, 미국 소고기, 베트남 해산물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물건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당연한 듯 먼 지역의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지만 사실 이것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장거리 화물수송 자체가 어려웠고, 가능하더라도 운송료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운송비가 획기적으로 낮아지기 시작한 것은 컨테이너 시스템이 등장하면서부터였다. 과거의 항구 모습과 오늘날의 항구 모습을 비교해보면 운송비의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알 수 있다. 옛 항구에는 항상 일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인부들은 저마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배를 오르내렸다. 수십 킬로그램의 짐을 내리고 다시 선적하는 일은 엄청난.. 2020. 5. 24.
08. 모터스포츠, 자동차 기술의 진화를 이끌다. 최초의 자동차 경주는 1894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었다. 신문사 ‘르 프티 주르날(Le Petit Journal)’의 주최로 파리에서 루앙까지 126㎞를 달리는 경기였다. 이 대회에는 증기차, 가솔린차, 전기차 등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들이 함께 출전했고, 속도를 겨루는 것보다는 내구성과 연비를 겨루는 형태에 더 가까웠다. 그리고 이듬해 프랑스 파리에서 보르도까지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한 선수를 가리는 제대로 된 자동차 경주가 개최되었다. 자동차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 중이었고, 자동차 경주는 이러한 기술을 테스트하고 대중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무대였다. 첫 대회에서는 다임러의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솔린 자동차의 우수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후 유럽의 각 도시를 연결하는 장거리 .. 2020. 5. 23.
07. 시계, 탈것의 이야기를 담다.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된 세상에서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이제 시계는 패션 소품이자 착용한 사람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되었다. 시계산업의 흥미로운 점은 각 제품마다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시계가 간직한 이야기는 디자인이나 성능 못지않게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시계가 불필요한 시대, 우리는 시계가 아닌 그것이 태엽처럼 풀어냈던 시간을 구입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계 속 이야기 중에는 교통수단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시계산업은 선박, 기차, 자동차, 비행기 등 여러 교통수단의 발전과 더불어 정확성을 향한 도전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인류 최초의 시계는 해시계나 물시계처럼 자연의 현상을 응용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17세기 중.. 2020. 5. 22.
06. 항공기의 발전과 공항의 역사 휴가철이 되면 인천공항은 해외로 출국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공항은 비행기가 안전하게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여행의 추억을 전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또한 모든 교통관련 시설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복합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공항에는 항공기 이착륙 통제, 출입국 관리, 수화물 관리, 탑승권 판매 등 다양한 기능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은 군용 비행장에서 출발했다. 사실 비행기가 뜨고 내리기 위해서는 넓은 공간과 평평한 바닥이면 충분하다. 그래서 항공 산업 초창기에는 활주로에 간단한 시설물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항공기가 점차 무거워지고 승객과 화물이 증가하면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긴 활주로와 화물 처리 시설, 탑승 공간 등을 .. 2020. 5. 21.
05. 증기기관차와 철도교통의 발전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스마트폰에 빠져 있다. 과거에 책을 읽거나 워크맨으로 음악을 들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본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중교통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달라진 것이다. 우리는 이동 중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든 지루함을 달래보려 하는데, 이런 욕구는 철도교통이 시작될 때부터 형성되었다. 이언 게이틀리(Iain Gately)는 『출퇴근의 역사』에서 기차가 처음 운행을 시작했을 때 대중들이 그곳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설명한다. 당시 승객들의 지루함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콘텐츠는 ‘책’이었다. 기차를 타면 낯선 타인과 좁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함께 이동해야 했다. 그들은 긴 시간을 혼자 견뎌야 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옆 사람과 원치 않은 대화에 휘말릴 수도 있었.. 2020. 5. 21.
04. 거친 땅에 레일을 놓다. 아주 먼 옛날, 길은 고요했다. 들판과 숲에는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 그곳은 짐승들을 위한 길이었고, 인간에게 늘 모험을 요구했다. 그래서 순례자들이나 상인들을 제외하면 먼 거리를 이동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태어난 곳이 세상의 전부였고 각 공간은 산과 바위로 막혀 있었다. 그 단단한 벽을 무너뜨린 것은 다름 아닌 레일(rail)과 그 위를 달리는 증기기관차, 즉 철도였다. 19세기부터 땅에는 레일이 깔리고 무거운 쇳덩이가 굉음을 내며 도시와 도시 사이를 빠르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철도가 등장하기 전까지 유럽의 도로는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고대 로마제국은 전 유럽에 도로망을 구축했으나 로마 멸망 이후 중세로 접어들면서 이 길들은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중세 봉건.. 2020. 5. 20.
03. 대항해시대의 문명 교류 오래전부터 배는 효율적인 화물 운송수단이었다. 일단 물 위에 띄우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연의 힘으로 손쉽게 짐을 운반할 수 있었다. 부력은 무거운 물건을 대신 들어주었으며, 인간은 강의 흐름이나 바람의 힘을 이용해 그것을 이동시켰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지을 수 있었던 것도 나일강에 뗏목을 띄워 큰 돌을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건조기술을 익히고 항해술을 활용하면서 선박은 가장 뛰어난 원거리 운송수단이 되었다. 동시대에 육지의 운송수단은 가축이나 수레가 전부였다. 낙타처럼 아무리 지구력이 좋은 짐승이라도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는 제한적이었고, 등에 실을 수 있는 화물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면 선박은 한꺼번에 많은 짐을 실어 나를 수 있었고, 특히 범선은 바람의 힘을 이용했기 때.. 2020. 5. 20.
02. 인류의 역사를 움직인 바퀴 아이를 태우고 유모차를 끌다가 갑자기 바퀴가 고장 나서 쩔쩔맨 적이 있다. 손쉽게 굴러가던 모든 것들이 내 힘으로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바닥에서 바퀴가 온몸으로 구르며 땅을 밀어낸다는 것을, 사람은 그저 바퀴가 움직이도록 도와줄 뿐이라는 걸 말이다. 네 개의 작은 바퀴가 지면과 맞닿아 구르는 동안 아이와 짐들이 이쪽 공간에서 저쪽 공간으로 이동한다. 유모차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운동에너지의 극적인 변화를 우리는 일상의 매 순간마다 경험한다. 오늘날 이동수단에는 다양한 기계적 메커니즘이 담겨 있는데, 그중에서도 바퀴는 지면의 물체를 움직이게 하는 핵심 요소이자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기계 장치 중 하나다. 인간은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이동의 자유를 얻기 위해 다양한 영역을 탐구했다. .. 2020. 5. 20.
01. 낯선 공간에 길을 열다. ‘교통’은 때로 ‘고통’이 된다. 서울 도심의 정체구간에서 몇 시간 동안 운전하면 그 고통을 체험할 수 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번갈아 밟다 보면 발목의 통증이 어느새 어깨까지 올라온다. 길게 늘어선 줄, 빈틈으로 무섭게 끼어드는 차량, 사방에서 들려오는 경적 소리. 나도 모르게 신경이 예민해지고 눈빛은 날카로워진다. 가끔, 운전을 하면서 생각한다. 자동차가 과연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걸까? 하지만 이런 생각은 도시인의 배부른 투정일 뿐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기차, 항공기, 선박 등 각종 탈것들은 먼 거리를 더 빠르고 편하게 잇는 문명의 선물이다. 교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나아가 인류 전체의 삶과 경제, 문화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예컨대 기차와 자동차는 대도시 노동자들의.. 2020. 5. 20.
00. <얄팍한 교통인문학> 연재 예고 탈것과 더 나아가 사람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18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선정작! 오늘 무엇을 타고 출근하셨나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또는 걸어서? 그것도 아니면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서? 세상엔 별별 탈것들이 참 많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 세상 모든 탈것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넓고 아주 얇게 풀어냈습니다. 딱 그 정도의 교통인문학! 걷기부터 자전거, 자동차, 열차와 선박, 항공기 등 우리는 다양한 교통수단을 생활 속에서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교통은 우리 삶에 언제, 어떻게 스며들었을까? 그리고 이런 것들을 이용하면서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 책은 ‘교통’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문화와 사회적 현상을 살펴보는 인문학 교양서로써 교통에 대한 역사, 사회학.. 202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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