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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89

05.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는 기혼자 VS 혼자 사는 게 뭐가 나쁘냐는 독신자 (마지막 회)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는 기혼자와 혼자 사는 게 뭐가 나쁘냐는 독신자가 바로 이런 속성 대 속성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기혼자는 자녀를 낳지 않는 독신자가 미래에 자신의 아이가 낸 연금으로 걱정 없이 태평하게 사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나카노: 왠지 자식을 낳지 않으면 국민이 아니라는 듯한 말투네요. 아라카와: 그렇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이죠. 하지만 독신자는 ‘내가 지금 내는 세금으로 당신 아버지도 생활하시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발전 없는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결혼이 당연한 시대였기 때문에 “알겠습니다. 결혼하겠습니다”라고 독신자 측에서 말했거든.. 2022. 11. 11.
04. 이제 결혼은 취미 생활? 경제 활동?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옛날에는 낙오된 사람을 구하는 맞선 제도라는 매칭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결혼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거의 없잖아요. 나카노: 딱히 결혼 안 해도 되니까요. 아라카와: 맞습니다. 결혼 안 해도 되죠. 게다가 매칭 앱에서는 애초에 그런 시스템이 없어도 충분히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사람끼리 맺어지고 있습니다. 나카노: 좀 재밌네요(웃음). 아라카와: 결국 낙오된 사람은 구제받지 못하는 겁니다. 나카노: 그렇군요. 존재 가치가 별로 없겠네요. 아라카와: 정말 결혼하고 싶지만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람들은 그저 머릿수만 채우는 회원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배제한 채 이런 시스템 없이도 연애할.. 2022. 11. 10.
03. 결핍감을 채우고 행복해지기 위한 ‘에모 소비’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사실은 솔로 남녀의 결핍감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소비입니다. 소비에는 돈뿐만 아니라 시간도 필요합니다. 돈과 시간을 들여 자신의 행복을 손에 넣는 일을 ‘에모 소비’라고 합니다. 참고로 ‘에모’란 ‘emotional(감정적)’이라는 영단어로부터 생겨난 신조어 ‘에모이(エモイ)’에서 따왔습니다. 일본 젊은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죠.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연구자인 오치아이 요이치는 ‘에모이’를 논리와 상반된 곳에 있는 감동과 정취라고 말합니다. ‘에모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젊은이 중에는 ‘미쳤다’의 대용어로 쓰는 사람도 있지만, 엄밀하게는 이것들과 다릅니다. 나카노: ‘마음이 움직인다’는 의미이군요. 아라.. 2022. 11. 9.
02. 고독은 술, 담배와 같은 정도로 건강에 해롭다?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국가가 추계한 인구 구조와 소비 지출에 맞추어 생각하면, 2030년에는 솔로 소비가 가족 소비 지출을 앞지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독신도 포함한 예측입니다. 혼자 사는 독신으로만 한정하면 가족 소비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금 부모님에게 얹혀사는 사람이 매우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본가살이가 제일 현명하거든요. 부모에게 집세를 낸다고 하더라도 혼자 집을 빌려 월세를 내는 것보단 훨씬 싸니까요. 나카노: 본가의 시설도 사용할 수 있고요. 아라카와: 고지식한 사람은 백수니 기생충이니, 급기야는 ‘아이 방 아저씨’(사회인이 되어서도 부모님 집의 아이 방에 얹혀사는 중년 독신 남성을 놀리는 .. 2022. 11. 8.
01. 결혼을 안 하면 정말 고독사할까?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자신에게 맞거나 안 맞는 것들이 있죠. 예를 들면, 솔로 중에는 셰어하우스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카노: 아, 공감이 확 되네요. 아라카와: 그런 사람들은 집에 돌아왔을 때, 왁자지껄하거나 불이 켜져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주 캄캄하고, 아무도 없어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죠. 나카노: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라카와: 나카노 씨는 결혼하셨는데도 공감하시나요? 나카노: 죄송합니다. 남편을 좋아하지만, 그가 집에 있으면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혼자서 30분이라도 마음 편히 자고 싶을 때도 있고요. 이런 감각은 상대방을 좋아하는 감정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만들어.. 2022. 11. 7.
00. <솔로 사회가 온다> 연재 예고 그들은 왜 혼자의 삶을 선택했나 2040년에는 독신자가 인구의 50%, 기혼자(64세까지)는 30%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 충격적인 숫자를 보고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기혼자인 우리는 소수파가 되는가’, ‘이대로라면 저출생·고령화가 더욱 심각해질 텐데,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혹은 반대로 지금까지는 혼자서 살아가는 데에 불안함을 느꼈지만, ‘20년 후에는 우리가 다수파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회 모습도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으니 지금보다 더 살기 좋게 바뀔지도 모른다’며 발전적으로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그럼 실제로는 어떨까요? 앞으로의 일본은 혼자 사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된다는 예측을 주제로 독신 연구의 일인자 아라카와 가즈히사와 날카로운 기백의 뇌과학자 나카.. 2022. 11. 7.
05. 사는(buying) 집이 아니라 사는(living) 집 (마지막 회) 최근 들어 ‘사는(buying) 집이 아니라 사는(living) 집’이어야 한다는 표현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집이 부동산시장에 지배받는 경제적인 생존수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파트 시세라는 객관적인 지표는 우리 사회에서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경제·사회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따라서 입지 좋은 곳에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 삶의 목표이고 우상이 된 지금, 사람들은 기꺼이 부담스러운 은행 대출을 받아서라도 아파트를 구매한다. 매달 감당해야 하는 대출금은 삶을 지속해야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지만, 결국 삶에서 가장 무거운 경제적인 짐이 된다. 집의 경제적 가치가 우선시되면서 투자 대상이 될 때 집의 본질적인 가치인 셸터, 즉 피난처의 의미는 점점 약해진다. 따라서.. 2022. 11. 3.
04. 서울에서 도시 산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유럽의 도시들보다 근대화를 뒤늦게 시작한 서울에서 도시 산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도심의 거리보다는 자연환경에 더 가까운 도심 내의 강변과 천변이나 공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최근에는 폐철길을 공원화한 곳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러나 밀도 높은 대도시에서 건축물이 만드는 인공 환경으로서의 도시 산책 공간은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면, 몇몇 유행하는 거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명확한 답을 내놓기가 어렵다. 그래서 한동안 대규모 단지의 경계 때문에 나타나는 변두리성 문제를 언급하며 도심지에 대단지 아파트를 조성하는 것을 비판하는 의견이 있었고, 결국 ‘서울은 도시가 아니다’라는 강경한 표현까지 나온 적도 있다. 다른 면에서 보면 서울은 파리의 6배에 이를 만큼 넓고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거대한 생활권인.. 2022. 11. 2.
03.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와 같은 도시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나라 관점에서 파리와 로마 같은 유럽의 도시를 보면, 속된 말로 조상 덕분에 관광만으로도 먹고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만큼 과거 이 도시를 정비할 때부터 미적인 요소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도시화 과정 자체가 경제개발 논리 속에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미적인 요소까지 강요할 수 없었다. 사실 유럽의 건축법은 로마시대로 올라가고, 당시부터 건축법은 ‘황제가 보기에 좋았다’라는 식의 심미적인 가치가 내포된다. 파리 대개조 사업은 나폴레옹 3세의 실각 후에도 계속되어,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사업이 시작된 지 약 60년 만에 완결된다. 대규모 도시계획이 연속성을 갖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된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은 근대화 사업이 완료.. 2022. 11. 1.
02. 서울에서 체감되는 사람들 사이의 밀도는 파리보다 낮다. 누군가는 서울에서 체감되는 사람들 사이의 밀도가 파리의 그것보다 낮다는 것을 믿지 못할 수도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사람들 간의 부대낌을 경험하다 보면, 서울의 밀도가 파리보다 낮다는 말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파리의 면적은 105.40㎢로 서울 면적의 6분의 1이고 제곱킬로미터당 인구수는 20,641명이다. 서울의 인구밀도가 제곱킬로미터당 15,780명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제곱킬로미터당 5천 명이 더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시밀도만으로 한 사회의 사회적 거리를 전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마다 이런 밀도를 다루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유럽 도시의 거주자들 대부분은 서울에 사는 거주자들보다 더 밀접한 사회적 거리에 익숙한 것으로 보.. 2022. 10. 31.
01. 걷고 싶은 거리 세계적인 문호 괴테는 건축을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생각해 보면 이 표현 속에서 건축은 곧바로 음악으로 치환되지 않는다. 즉 건축=음악이라는 등식이 직접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가 ‘얼어붙은’, 즉 동결이다. 사실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다. 일정한 장소에서 정지된 사물을 바라보는 회화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야 느낄 수 있는 예술이다. 멜로디도 리듬도 시간의 흐름을 타고 완성된다. 그래서 음악은 현장성이 중요하며,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는 연주자와 연주를 들으며 현장에서 함께 시간을 공유하거나 녹음된 음악을 통해 임의로 지연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음악을 감상하면 시간의 흐름을 타고 바로 직전의 음률은 사라지지만, 그 여운과 함께 바로 이어지는 현재의 음률이 생명을.. 2022. 10. 17.
00.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 건축> 연재 예고 건축은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이며 건축가는 공간을 만드는 실천적인 예술가 사람은 결코 혼자 살 수 없으며, 서로 협력해야만 하는 존재다. 협력은 서로에 대한 이해이며,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함께 살아야 하고, 함께 살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건축은 단순히 건물이나 구조물 따위를 세우거나 쌓아 만드는 데에 머물지 않는다. 공존을 위한 물리적인 환경과 사회적인 환경을 고민하고 제안하며 가시화해야 한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시리즈 중 아홉 번째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 건축》은 사람과 삶을 담는 공간으로서 건축의 의미를 생각하고 우리 주거문화를 이야기한다. 1장은 프랑스 파리의 도시 근대화 과정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주거 문.. 2022. 10. 14.
05. 중동에 살면 여행을 즐겨라 (마지막 회)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 아프리카 등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해외여행 다니기가 편한 곳은 아니다. 이에 비해 중동은 문자 그대로 중간지대에 있다 보니 어디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내가 가본 곳 중 ‘강추’하고 싶은 곳은 요르단, 이스라엘,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Cappadocia), 이란의 페르세폴리스(Persepolis), 몰디브, 케이프타운과 빅토리아 폭포, 시칠리아와 몰타, 세이셸과 모리셔스다. 한국에서는 접근이 쉽지 않지만 중동에서는 휴가를 이용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두바이가 허브 공항이어서 웬만하면 직항이 있다. 남다른 곳을 원한다면 이곳들은 신혼여행지로도 좋다. 기후가 열악한 중동에 산다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여행의 즐거움을 누려보라고 권한다. 중동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이 중에서도.. 2022. 9. 24.
04. 중동에 대한 공포와 실상 중동에 가게 되면 누구나 설렘보다는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신문 지상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중동 뉴스는 전쟁과 갈등, 뜨거운 태양과 사막, 우리가 잘 모르는 이슬람교와 할랄 푸드에 관한 이야기 등이다. 그래서 중동으로 간다는 말을 듣는 가족이나 친구들도 잘되었다고 하기보다는 몸조심하라고 걱정 섞인 당부를 하게 된다. 중동에 관해 우리가 접해온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꽤 있다. 그 이유는 우리 언론의 영향이 크다. 통상 중동이라고 하지만 중동이 얼마나 큰 지역인가. 인도 서쪽에서부터 아프리카 북서쪽 대서양에 맞닿은 모로코까지가 중동이다. 무려 30개 가까운 나라를 포괄하고 있다. 지리적 개념인 ‘중동’에 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다. 대충 싸잡아서 ‘중동’이라고 표현한다. 그중 .. 2022. 9. 23.
03. 산유국에 원전이 필요한 이유 아랍에미리트에 있으면서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이나 기업인, 공무원한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에 왜 원전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원전 수주의 후속 조치를 위해 임명된 나도 처음에는 같은 의문을 가졌다. 그에 대한 답은 산유국들의 공통적인 고민과 관련이 있다. 언제까지 석유에만 의존해서 살 것인가다. 자원이 석유 하나뿐인 중동 산유국들은 유가의 움직임에 민감하다. 그리고 제대로 된 지도자들은 석유에만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畓) 같은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해야 하고, 또 그렇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고심하고 있다. 무함마드 아부다비 대통령이 자국 대학생들을 모아놓고 “우리에게 석유 자원은 50년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 2022. 9. 22.
02. ‘마즐리스’, 중동의 응접실 문화 중동에 가면 마즐리스(Majlis)라는 단어를 많이 접한다. 우리의 손님 대기실, 대청마루, 응접실 같은 명칭으로, 공항 대기실도 마즐리스라고 부른다. 사랑방 좌담회 같은 동네 모임도 마즐리스라고 하는데, 마즐리스를 주최하는 측은 대개 영향력이 큰 사람이거나 부호다. 마즐리스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큰 대청마루와 차를 대접하는 많은 하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주 마즐리스를 개최하는 왕자가 있는가 하면, 무함마드 현 대통령도 왕세제 시절 매주 한 번씩 궁전 응접실을 개방해 마즐리스를 개최하곤 했다. 마즐리스는 조선시대에 양반 부자가 마을 사람들을 불러 음식을 나눠주면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마을 사랑방 같은 행사를 연상케 한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주최자가 자리에 앉으면 하인들이 돌아다.. 2022. 9. 21.
01. 왕정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왕을 국가의 수반으로 둔 왕정국가가 생각보다 많다. 영국, 일본, 태국, 스웨덴, 덴마크, 벨기에가 그러하며, 이들 왕정국가 간에는 왕실끼리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국왕은 국가의 통합을 상징하는 형식적인 위치에 머물고 실제 국정 운영은 국민이 뽑은 수상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나라들을 입헌군주정이라고 한다면, 걸프 국가들은 국왕이 국가의 상징에 그치지 않고 직접 나라를 통치한다는 점에서 현대판 절대 군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군주정과는 전혀 다르지만 왕이 부와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통치한다는 점에서는 절대 군주정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걸프 왕정국가에서 외교나 비즈니스를 할 경우 이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국가 중 예멘을.. 2022. 9. 21.
00. <아부다비 외교 현장에서 일하고 배우다> 연재 예고 중동의 정치, 문화, 비즈니스에 대한 생생한 체험과 외교 비하인드 6개 왕정국가를 중심으로 살펴 지난 몇 년간 우리와 중동이 많이 친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중동은 여전히 ‘먼 곳’이다. 근본적으로 중동은 우리의 상식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범위에 따라 30개 국이 넘고, 아랍인으로 구성된 아랍 국가만 22개 국에 이르기에 간단하게 설명하기도 곤란하다. 그뿐만 아니라, 중동에 관한 언론 보도는 전쟁과 테러 소식 일색이고, 중동에 부임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좋은 안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중동에 사업이나 거주 목적으로 온 상당수의 사람들은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로 저자는 UAE 대사로 일하면서 사업에 섣불리 접근해 실패한 사람, 계약을 한국식으로 생각하다가 고생한 .. 2022. 9. 19.
10. 더 이상 유보통합이 물러서지 말아 주세요. (마지막 회)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일본과 대한민국만 유아교육과 보육이 이원화된 시스템이다. 만 3세에서 만 5세 사이의 아동을 보육하고 교육하는 기관이 완전하게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구분되는데, 어린이집은 보육을 목적으로 보건복지부가 관리하고 공립, 민간, 법인, 직장 등으로 나뉘며 유치원은 교육에 초점을 맞춰 교육부 소속으로 공립과 사립, 그중 공립은 초등병설로 되어 있다. 몇 해 전부터 어린이집도 교육의 일환으로 누리과정을 도입하여 유치원과 동일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같은 듯 다른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치원은 교육을, 어린이집은 보육을 맡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성격과 운영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어린이집은 0~5세까지 종일반 5시, 야간반 보조 교사 등 시간 연.. 2022. 8. 8.
09. 아동학대, 당신의 착한 의심이 필요합니다. 아동학대의 소리는 생활소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의심해 주세요. 당신의 착한 의심이 필요합니다. 공익광고협의회의 아동학대 방지 광고다. 의심이라는 건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가정에서 들리는 생활소음이 한 아이에게는 간절한 도움의 SOS의 소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단지 생활소음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갖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면 우린 또 한 아이를 지킬 기회를 놓치게 될지도 모른다. 아동을 지키는 일, 아동학대를 발견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더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아동학대사건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해서 의심이 되거나 그 상황을 발견했다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신고하도록 하자. 우리들의 신고가 아동학대의 큰 예방책이 될 수 있을 것.. 2022. 8. 6.
08.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가정 아이에게 가정은 가장 편안한 곳이고 믿을 수 있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의 학대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아동학대를 뿌리 뽑기 위해 많은 관계자분들의 노력과 관심으로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가정 내 학대와 유기는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조사기록에 따르면 유기 범죄는 2015년 41명에서 2018년 183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쉽게 밖으로 알려지지 않고 발견이 어려운 암수범죄로 보호자가 아동이 실종되었다고 하거나 질병으로 학대의 사실을 숨겨버린다면 유기된 아이들은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언론에서 보도된 사건 외에도 가정 내 발생하는 신체적, 정서적, 성적, 그리고 방임과 유기의 학대들이 87.4%를 차지한다. .. 2022. 8. 5.
07. 훈육에도 A/S가 필요하다고요?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훈육과 이처럼 훈육 후의 아이들의 마음을 원상태로 돌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훈육 후에 어떠한 후속 행동이 없다면 자율신경계 조절로 인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성격과 성향을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성장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훈육 후의 A/S는 가장 중요하다. 또 아이들에게 훈육만 하는 어른으로 비춰진다면 부모(양육자)나 교사와의 건강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부모(양육자)와 교사들을 향한 원망과 분노 그리고 반항심만 키울 뿐이다. 무엇보다 잘못된 훈육이 마음의 상처로 고스란히 남을 경우에는 훈육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훈육이 아이를 위한 건강한 교육으로 작용하길 원한다면 제대로 된 훈육과 훈육에서 그냥 끝내 버리는 것이 아니라 훈육.. 2022. 8. 4.
06. 아이들이 보내는 학대 신호?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을 멀리서 바라보며 그저 마음 아픈 일이라고만 치부했었던 일들을 아동학대 피해 부모로 직접 겪어보니 그들의 속울음을 이제야 나도 알 것 같다. 나의 아이가 교사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것만큼이나 마음 아픈 일은 아이들이 어린이집 교사로부터 학대를 당했을 때 내게 보내왔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는 것이다. 자주 울고 보챘던 것이 도와 달라는 아이의 신호였을 텐데 말이다. 왜 진작 알아채지 못했을까,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거겠지?’라는 생각만 했을 뿐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눈치채지 못하고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했다. 많은 학대 피해 아이의 부모들이 바로 이 대목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아이의 소리 없는 신호에 조금만 귀를 기울였다면 이런 끔찍한 일들을 덜 겪게 했.. 2022. 8. 3.
05. 아동학대, 더 이상 대물림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인이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이후에도 멈출 듯 멈추지 않는 학대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에서도 20대 친모가 갓난아이를 의류수거함에 유기해 숨지게 한 사건, 동거녀의 5세 아들을 학대해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뜨린 사건, 20개월 된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학대해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까지 점점 더 학대는 잔인해져만 가고 있다. 여전히, 계속 그리고 끊임없이 곳곳에서 아동학대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아낸다. 아동학대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처벌이 함께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도 가해자들의 잘못된 행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들은 두렵지 않은 걸까? 그 어떤 처벌이라도 받을 각오를 하고서 하는 행위일까? 그 처벌이 자신의.. 2022. 8. 2.
04. 처벌보다는 예방이 먼저다. “벌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는 겁니다. 아무 기준도 없이 사람을 처벌하면 되겠어요? 억울하게 누명을 쓸 수도 있는데… 그래서 사람을 함부로 처벌 못하게 하려고 처벌 기준을 세운 것이… 그게 바로 법입니다.” 영화 〈배심원〉에서 판사 역할을 맡은 배우 문소리의 대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적 학대, 성적 학대, 정서적(또는 심리적) 학대, 방치로 인한 아동학대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고 명시했다. 그중 아동 방치는 부모 또는 아동에 대한 책임이 있는 다른 사람이 아동의 건강, 안전 또는 복지가 해로울 수 있는 정도로 필요한 음식, 의복, 쉼터, 의료 또는 감독을 제공하지 못하는 유형을 말한다. 방치는 또한 어린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관심 부족이며, 관심과 사랑 및 양육의 부족인 어린이의 .. 2022. 7. 29.
03. 아이 훈육보다 어른 교육이 먼저! 생후 88일 된 아기를 마구 흔들고 깨물고 등을 세게 내려치고 소파에 내던지는 등의 신체적인 학대를 수없이 가한 60대 산후도우미. 생후 18일밖에 안 된 아이를 발목을 잡고 거꾸로 들고 흔들며 학대한 보건복지부를 통해 고용된 산후도우미. 그리고 여전히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는 어린이집의 학대 사건들. 서울신문에 따르면 대법원 판결문 열람 시스템에서 최근 2년간(2018.11.18.~2020.11.17.) 부모 학대에 따른 아동 사망 사건 15건에 대한 판결문 19개(항소심 포함)를 검색해 분석한 결과 말도 못 하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만 3세 미만의 영유아가 학대 사망의 80%를 차지했으며, 학대 유형은 신체적 학대가 73.3%로 방임(26.7%)보다 많았다. 영아기의 아이들은 울음으로밖에 표현을 할.. 2022. 7. 28.
02. 훈육이라는 탈을 쓴 학대? 2021년 6월, 지하철에 붙은 “체벌은 학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광고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는 매를 들어서라도 고쳐야 한다는 케케묵은 인식부터 고칠 필요가 있다. 광고에서 전하는 메시지처럼 체벌은 학대다. 맞아야 하는 이유도 맞아도 되는 아이도 없다. “아동의 정상적인 신체적, 정서적 그리고 성적 발달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는 아동학대로 인정된다.”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인 아동학대가 발생했고 아이들을 때린 이유가 학대가 아닌 훈육과 행동교정 등을 위한 행위라고 주장한 원장의 녹음 파일이 화제가 되었다. 원장은 가해 선생님들에게 경찰 조사를 받을 땐 아이들을 학대한 게 아니라 훈육한 거라고 진술하라고 부추겼다. 녹취된 내용에는 “꿀밤 몇 대 때리고 책상에 올려놓고, 이런 게 죽을죄.. 2022. 7. 27.
01. 아이는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2013년 발생한 ‘칠곡계모사건’을 모티브로 2019년 〈어린 의뢰인〉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칠곡계모사건’은 2013년 칠곡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언론에서 크게 다뤄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을 통해 아동학대를 처리해가는 사회 체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게 밝혀지며 아동학대사건보다 더한 충격을 주었다. 계모가 여덟 살 의붓딸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하게 했고, 이를 열두 살 언니가 동생을 죽였다는 허위 진술을 강요하게 하여 범행을 덮으려 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 〈어린 의뢰인〉은 한 변호사가 열 살 소녀로부터 일곱 살 남동생을 죽였다는 자백을 듣고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되며 계모가 벌인 아동학대의 진실을 밝히는 내용으로 담아냈다. “어차피 우린 수사권.. 2022. 7. 24.
00.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 연재 예고 어른 손에 스러진 아이들, 어느 아동학대 피해자의 고백 훈육이라는 탈을 쓴 학대! 사각지대에서 울고 있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책 우리 사회에는 매일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그중에서도 특히 아동학대사건은 접할 때마다 침통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학대의 내용은 날로 심각해지지만, 법과 제도는 피해아동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사각지대에서 울고 있는 아이가 더 이상 없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더불어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가 해야 할 노력을 담은 책이다. 1장에서는 ‘칠곡계모사건’, ‘정인이사건’ 등을 포함해 여러 아동학대사건을 사례로 들어 현대 우리나라의 아동학대의 현주소를 알려준다. 훈육과 학대는 엄연히 다름을 강조하며, 이에 따른 전 국민의 인식 개선이 .. 2022. 7. 22.
04. 길에서도 미디어에서도 존재가 지워진 장애인 출근해야 하는데, 나 정말 바쁜데, 이 시간에 여기서 꼭 이래야 하나. 이동권 투쟁을 한다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아무개 씨가 탄 객차와 플랫폼을 들락날락하고 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모르나? 지금 이 시위 때문에 불행한 절대다수가 안 보이나? 평소에는 길에서 잘 보이지도 않더니 오늘 여기에 다 모여있네, 휠체어들. 온갖 종류의 사람으로 변한다며. 그럼 장애인은? 소수자 문제를 향한 관심은 어떤 특별한 계기에서 비롯한 때가 종종 있다. 당사자 혹은 주변인처럼 삶에서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경험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매우 사소한 사건으로 시작했다. 백종열 감독의 영화 (2015)를 보던 중이었다. 남자주인공 김우진은 자고 일어나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남자, 여자, 어린이, 노인, 다양한 인종의.. 202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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