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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아부다비 외교 현장에서 일하고 배우다>6

05. 중동에 살면 여행을 즐겨라 (마지막 회)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 아프리카 등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해외여행 다니기가 편한 곳은 아니다. 이에 비해 중동은 문자 그대로 중간지대에 있다 보니 어디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내가 가본 곳 중 ‘강추’하고 싶은 곳은 요르단, 이스라엘, 튀르키예의 카파도키아(Cappadocia), 이란의 페르세폴리스(Persepolis), 몰디브, 케이프타운과 빅토리아 폭포, 시칠리아와 몰타, 세이셸과 모리셔스다. 한국에서는 접근이 쉽지 않지만 중동에서는 휴가를 이용해 쉽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두바이가 허브 공항이어서 웬만하면 직항이 있다. 남다른 곳을 원한다면 이곳들은 신혼여행지로도 좋다. 기후가 열악한 중동에 산다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여행의 즐거움을 누려보라고 권한다. 중동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이 중에서도.. 2022. 9. 24.
04. 중동에 대한 공포와 실상 중동에 가게 되면 누구나 설렘보다는 약간의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신문 지상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중동 뉴스는 전쟁과 갈등, 뜨거운 태양과 사막, 우리가 잘 모르는 이슬람교와 할랄 푸드에 관한 이야기 등이다. 그래서 중동으로 간다는 말을 듣는 가족이나 친구들도 잘되었다고 하기보다는 몸조심하라고 걱정 섞인 당부를 하게 된다. 중동에 관해 우리가 접해온 내용 중 일부는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꽤 있다. 그 이유는 우리 언론의 영향이 크다. 통상 중동이라고 하지만 중동이 얼마나 큰 지역인가. 인도 서쪽에서부터 아프리카 북서쪽 대서양에 맞닿은 모로코까지가 중동이다. 무려 30개 가까운 나라를 포괄하고 있다. 지리적 개념인 ‘중동’에 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다. 대충 싸잡아서 ‘중동’이라고 표현한다. 그중 .. 2022. 9. 23.
03. 산유국에 원전이 필요한 이유 아랍에미리트에 있으면서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이나 기업인, 공무원한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에 왜 원전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원전 수주의 후속 조치를 위해 임명된 나도 처음에는 같은 의문을 가졌다. 그에 대한 답은 산유국들의 공통적인 고민과 관련이 있다. 언제까지 석유에만 의존해서 살 것인가다. 자원이 석유 하나뿐인 중동 산유국들은 유가의 움직임에 민감하다. 그리고 제대로 된 지도자들은 석유에만 의존하는 천수답(天水畓) 같은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해야 하고, 또 그렇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고심하고 있다. 무함마드 아부다비 대통령이 자국 대학생들을 모아놓고 “우리에게 석유 자원은 50년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 2022. 9. 22.
02. ‘마즐리스’, 중동의 응접실 문화 중동에 가면 마즐리스(Majlis)라는 단어를 많이 접한다. 우리의 손님 대기실, 대청마루, 응접실 같은 명칭으로, 공항 대기실도 마즐리스라고 부른다. 사랑방 좌담회 같은 동네 모임도 마즐리스라고 하는데, 마즐리스를 주최하는 측은 대개 영향력이 큰 사람이거나 부호다. 마즐리스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큰 대청마루와 차를 대접하는 많은 하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매주 마즐리스를 개최하는 왕자가 있는가 하면, 무함마드 현 대통령도 왕세제 시절 매주 한 번씩 궁전 응접실을 개방해 마즐리스를 개최하곤 했다. 마즐리스는 조선시대에 양반 부자가 마을 사람들을 불러 음식을 나눠주면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마을 사랑방 같은 행사를 연상케 한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주최자가 자리에 앉으면 하인들이 돌아다.. 2022. 9. 21.
01. 왕정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왕을 국가의 수반으로 둔 왕정국가가 생각보다 많다. 영국, 일본, 태국, 스웨덴, 덴마크, 벨기에가 그러하며, 이들 왕정국가 간에는 왕실끼리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국왕은 국가의 통합을 상징하는 형식적인 위치에 머물고 실제 국정 운영은 국민이 뽑은 수상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나라들을 입헌군주정이라고 한다면, 걸프 국가들은 국왕이 국가의 상징에 그치지 않고 직접 나라를 통치한다는 점에서 현대판 절대 군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군주정과는 전혀 다르지만 왕이 부와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통치한다는 점에서는 절대 군주정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걸프 왕정국가에서 외교나 비즈니스를 할 경우 이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국가 중 예멘을.. 2022. 9. 21.
00. <아부다비 외교 현장에서 일하고 배우다> 연재 예고 중동의 정치, 문화, 비즈니스에 대한 생생한 체험과 외교 비하인드 6개 왕정국가를 중심으로 살펴 지난 몇 년간 우리와 중동이 많이 친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중동은 여전히 ‘먼 곳’이다. 근본적으로 중동은 우리의 상식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범위에 따라 30개 국이 넘고, 아랍인으로 구성된 아랍 국가만 22개 국에 이르기에 간단하게 설명하기도 곤란하다. 그뿐만 아니라, 중동에 관한 언론 보도는 전쟁과 테러 소식 일색이고, 중동에 부임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좋은 안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중동에 사업이나 거주 목적으로 온 상당수의 사람들은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로 저자는 UAE 대사로 일하면서 사업에 섣불리 접근해 실패한 사람, 계약을 한국식으로 생각하다가 고생한 ..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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