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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본삼국지 2>19

18. 조조의 무덤이자 제갈량의 천적이 된 사마의 (마지막 회) [알고 보면 더 재미있어] 조조가 승상이 되어 3공의 자리를 없애고 스스로 그 일을 겸한 것은 후한의 정치 판도를 바꾼 중요한 변혁이었다. 전한 초기에는 상국(승상)이 정사를 도맡았는데, 이후의 황제들은 그 권력이 너무 커지는 것이 두려워 3공을 두어 힘을 나누었다. 조조는 실권을 잡자 그 벼슬을 없애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쥐고, 승상부를 만들어 조정의 정사를 자신의 거처에서 다루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위세가 유례없이 강해지자마자 벌써 그의 무덤을 팔 사람이 나타났으니, 바로 사마의(179~251년)다. 사마의는 뒷날 제갈량의 최대 적수로도 활약하는데, 원작에는 소개가 너무 간단하다. 사마의의 혈통은 조조보다 훨씬 고귀해 대대로 벼슬을 한 가문으로, 그 일가는 여러모로 조조와 인연이 깊었다. 젊은 시절 .. 2022. 5. 6.
17. 장막 안에 앉아 100리 밖의 싸움 이겨 장비가 심사 뒤틀린 소리를 했다. “형님은 어찌하여 그 물을 내보내지 않소?” 【유비가 제갈량을 물에 비유한 것을 비꼬는 말이었다.】 “슬기는 공명에게 의지하고 용맹은 두 아우를 믿어야 하는데 사절해서야 되겠는가?” 관우와 장비가 나가고 유비가 제갈량을 청하자 그가 말했다. “다만 운장과 익덕이 내 지휘를 듣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주공께서 저에게 군사를 움직이게 하시려면 검과 도장을 빌려주시기 바랍니다.” 유비가 검과 도장을 주자 제갈량은 장수들을 모아 명령을 듣게 했다. 장비가 관우에게 쑥덕거렸다. “먼저 명령을 들어보고 어떻게 군사를 움직이나 봅시다.” 제갈량이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박망은 여기서 90리 거리인데 그 왼쪽에 산이 하나 있으니 예산이라 하고, 오른쪽에 숲이 하나 있으니 안림이라 하.. 2022. 5. 4.
16. 명공께서는 스스로 헤아려 조조와 비교하면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신야에서 유비가 강동 소식을 알아보고 앞일을 의논하는데, 자가 경승인 유표가 형주로 청하자 제갈량이 말했다. “얼마 전 강동에서 형주의 부하 황조를 깨뜨렸으니, 틀림없이 주공과 함께 원수 갚을 일을 상의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같이 가서 기회를 보아 움직이면 마땅히 좋은 계책이 생깁니다.” 유비가 관우에게 신야를 지키게 하고 장비에게 500명 군사를 이끌고 따르게 하면서 말 위에서 제갈량에게 물었다. “유경승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소?” “주공을 보내 강동을 정벌하려 하면 절대 대답하셔서는 아니 됩니다. 그저 신야로 돌아가 군사를 가다듬을 여유를 달라고만 하십시오.” 형주에 이르러 장비는 군사를 성 밖에 주둔시키고, 유비와 제갈량이 성안으로 들어가자 유표가 청한 뜻을 내비쳤다. “지금 강하가 함락되고 황.. 2022. 5. 3.
15. 초가에 앉아 천하를 셋으로 나누다. 유비는 또 두 시간이나 서 있었다. 온몸이 욱신욱신 쑤셔왔으나 억지로 버티면서 떠나지 않았다. 그제야 제갈량이 잠에서 깨어나 시를 읊었다. 큰 꿈에서 누가 먼저 깨어났더냐 평생에 나 스스로 자신을 아노라 초당에서 봄 잠 실컷 자고 나니 창문 밖에 해가 뉘엿뉘엿 하구나 제갈량이 시를 읊고 몸을 뒤집더니 아이에게 물었다. “바깥손님이 와 계시지 않느냐?” 아이가 대답했다. “유황숙께서 여기 서서 기다리신 지 오랩니다.” 제갈량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어찌 일찍 알리지 않았느냐! 내가 옷을 갈아입어야겠다.” 제갈량은 뒤채로 들어가 다시 한참이 지나서야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나와 유비를 맞이했다. 유비가 보니 키가 여덟 자에 얼굴은 머리에 쓰는 관에 다는 옥처럼 아름다웠다. 머리에는 푸른 비단 띠로 만든.. 2022. 5. 2.
14. 유비가 화를 내며 꾸짖었다. 유비가 신야로 돌아온 뒤 시간이 지나 어느덧 초봄이 되었다. 유비는 점쟁이에게 물어 길한 날을 잡아서 사흘 동안 마음을 바르게 하고, 향을 태워 향기를 쏘이고, 목욕 후 새 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제갈량을 만나러 떠나려고 했다. 관우와 장비는 그 말을 듣고 탐탁지 않아 가지 말라고 말렸다. “형님께서 친히 두 번이나 가셨으니 예의가 이미 지나치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제갈량은 헛된 이름이나 났을 뿐 실제로는 배운 게 없어 감히 만나지 못하고 피하는 지도 모릅니다. 형님께서는 어찌하여 그 사람에게 이처럼 홀리셨습니까?” 관우의 말에 유비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그렇지 않네. 옛날 제환공은 한낱 동곽의 야인을 만나려고 다섯 번이나 찾아가 겨우 한 번 얼굴을 보았네. 하물며 나는 큰 현인을 만나 뵈려 하지 않.. 2022. 5. 1.
13. 장비는 계면쩍은 듯 말을 고쳤다. 장비는 계면쩍은 듯 말을 고쳤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추위 따위가 겁나겠소? 그저 형님이 헛고생하고 공연히 속이나 썩으실까 걱정일 뿐이오.” “더 말하지 말게. 나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네.” 제갈량의 초가에 거의 이르는데 느닷없이 길가 술집에서 누가 노래를 불러 유비가 들어보니 이런 노래였다. 장사의 공로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오호라, 오랫동안 봄날 만나지 못했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동해의 늙은이 가시덤불 떠나서 후에는 문왕과 같은 수레 탔더라 800 제후 기약 없이 한자리에 모여 흰 물고기 배에 오를 때 맹진을 건넜지 목야의 한판 싸움 피 흘러 공이가 떴는데 매처럼 날아올라 무관 중 으뜸 되었네 그리고 또 보지 못했는가 고양 땅 술꾼이 수풀 속에서 일어나 망탕의 코 큰 어른에게 길게 읍했던.. 2022. 4. 29.
12. 초가에 누운 용(龍) 찾아가는 유비 세 형제 유비는 날을 잡아 관우, 장비와 함께 제갈량의 집을 찾아 길을 떠났다. 제갈량은 공명(孔明)이라 불리고, 누운 용을 뜻하는 와룡선생이라고도 했다. 멀리 바라보니 산 아래 밭에서 사람 몇이 호미를 들고 일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푸른 하늘은 둥그런 뚜껑인 듯 넓은 땅은 네모난 바둑판인 듯 흑과 백으로 나뉜 세상 사람 오가며 영광과 모욕 다투네 영광 얻은 자는 편안하고 모욕당한 자는 수그러드는 법 남양에 숨어 사는 이 있으니 베개를 높이 하고 잠을 자누나 노래를 듣고 유비가 말을 세우고 농부에게 물었다. “이 노래는 누가 지었소?” “와룡선생이 지은 노래입니다.” “와룡선생은 어느 곳에 계시오?” 농부가 멀리 가리키며 대답했다. “이 산 남쪽에 쭉 뻗어 나간 높은 언덕을 와룡강이라 합니다. 언덕 앞에 성긴 숲.. 2022. 4. 28.
11. 제갈량은 슬기롭게 화용도 내다보고관운장은 의리 받들어 조조 놓아주다 제갈량은 슬기롭게 화용도 내다보고 관운장은 의리 받들어 조조 놓아주다 장료는 화살 하나로 황개를 명중시켜 물에 빠뜨리고 조조를 구해 기슭으로 올라갔다. 조조가 말에 올라 달아나자 그 군사는 이미 크게 어지러워졌다. 한당이 연기를 무릅쓰고 불길을 뚫어 조조의 수군 영채를 들이치는데 별안간 군졸이 보고했다. “고물 키에서 웬 사람이 장군의 자를 높이 부릅니다.” 한당이 귀 기울여 들어보니 누군가 높이 소리쳤다. “의공(한당의 자)은 나를 구해주오!” 한당이 목소리를 알아들었다. “이는 황공복이다!” 급히 구해내니 황개는 화살에 맞아 상처를 입었다. 한당이 화살을 이로 물어 뽑아내자 화살대만 나오고 살촉은 살 속에 박혀 나오지 않아, 급히 물에 젖은 옷을 벗기고 칼로 후벼 살촉을 파내고 깃발을 찢어 상처를 싸.. 2022. 3. 10.
10. “선생의 신묘한 헤아림은 세상에 미칠 사람이 없구려!” 유비가 하구에서 제갈량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 한 대의 배가 이르러 제갈량과 조운이 기슭에 올랐다. 유비가 크게 기뻐 인사를 마치자 제갈량이 말했다. “다른 일을 말씀드릴 틈이 없습니다. 전에 약속드린 군사와 싸움배들은 다 갖추셨습니까?” “마련해둔 지 오래요. 다만 군사가 움직여 쓰기만을 기다리오.” 제갈량은 곧 유비, 유기와 함께 장막 윗자리에 올라가 조운에게 분부했다. “자룡은 3000명 군사를 이끌고 강을 건너 곧장 오림의 오솔길로 가서, 소나무가 우거지고 숲이 무성한 곳을 골라 매복하시오. 오늘 밤이 거의 지나면 틀림없이 조조가 그 길로 달아나는데, 그의 군사가 지나기를 기다려 중간에 불을 지르시오. 모두 죽이지는 못해도 절반쯤은 없애시오.” 조운이 의문을 내놓았다. “오림에는 길이 두 갈래입니.. 2022. 3. 8.
09. 만사를 갖추었으나 동남풍이 없구나 바람의 방향을 보고 주유가 까무러쳐서, 사람들이 급히 구해 장막으로 돌아가니 장수들이 찾아와 놀라며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 “강북에 100만 무리가 호랑이처럼 웅크리고 앉아 먹이를 삼키려고 하는데 도독께서 이렇게 정신을 잃으시면 어떻게 하오?” 장수들은 황급히 사람을 보내 오후에게 알리고 의원을 청해 치료했다. 주유가 쓰러지자 노숙은 울적하고 답답해 제갈량을 찾아갔다. “공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제갈량이 물었다. “이건 조조의 복이고 강동의 화요.” 노숙이 대답하니 제갈량은 웃었다. “공근의 병은 이 양이 치료할 수 있소.” “정말 그렇게 되면 나라가 참으로 다행이겠소!” 노숙은 바로 제갈량과 함께 주유를 보러 갔다. 노숙이 먼저 장막에 들어가 보니 주유는 이불을 감싸고 누워 있었다. “도독의 병세는.. 2022. 3. 8.
08. “크고 작은 배들을 사슬로 다 이어놓았습니다.” 조조가 한창 웃고 떠드는데 별안간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까마귀가 울면서 남쪽으로 날아갔다. “저 까마귀는 어찌하여 밤에 우는가?” 곁의 사람이 대답했다. “까마귀는 달이 밝아 날이 샌 줄로 잘못 알고 나무를 떠나 웁니다.” 조조는 또 껄껄 웃었다. 이때 이미 취한 조조는 삭이라 부르는 긴 창을 가로로 들고 뱃머리에 서서 술을 부어 강에 제사를 지내고 석 잔을 가득히 따라 마셨다. 그리고 장수들에게 말했다. “내가 이 삭을 들고 황건을 깨뜨리고, 여포를 사로잡고, 원술을 멸망시키고, 원소를 굴복시켰네. 장성 북쪽으로 깊이 들어가고, 요동까지 가서 천하를 가로세로 누볐으니 대장부의 뜻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네. 지금 이 경치를 마주해 의기가 북받치니 내가 노래를 지어야겠네. 그대들이 화답하.. 2022. 3. 4.
07. “성은 방이고 이름은 통, 자는 사원이라 합니다.” 어느 날 조조는 의심이 깊어 모사들과 상의했다. “강동의 감녕이 주유에게 모욕을 받아 안에서 호응하겠노라 하고, 황개는 주유에게 벌을 받고 감택을 보내 이곳에 와서 항복하겠다고 했소. 그러나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으니 누가 감히 주유의 영채로 들어가 확실한 소식을 알아보겠소?” 장간이 다시 나섰다. “제가 전날 동오에 다녀왔으나 헛걸음만 하고 성공하지 못해 못내 부끄럽습니다. 몸을 바쳐 다시 가서 기어이 확실한 소식을 가지고 돌아와 승상께 보고하겠습니다.” 조조가 즉시 배에 오르게 하니 장간은 쪽배를 타고 강남에 이르러 주유에게 소식을 전했다. 장간이 다시 왔다는 말에 주유는 매우 기뻐했다. “내가 성공하려면 오로지 이 사람에게 달렸다.” 그는 곧 노숙에게 부탁했다. “방사원을 청해 나를 위해 이러저러하.. 2022. 3. 3.
06. 승상! 화살을 고맙게 받았소이다! 노숙은 슬그머니 가볍고 빨리 움직이는 배 20척을 내어 각기 30여 명씩 배치하고, 장막과 풀 단 따위도 갖추어 제갈량이 쓰도록 했다. 그런데 제갈량은 첫날과 두 번째 날은 움직이지 않고, 사흘째 되는 날 한밤중에야 가만히 노숙을 배로 청했다. “특히 자경과 함께 가서 화살을 가져오려 하오.” 제갈량은 확실한 설명을 미룬 채 20척 배를 긴 밧줄로 잇게 하고 북쪽 기슭을 향해 나아갔다. 이날 밤 장강에는 안개가 한층 심해 얼굴을 맞대고도 서로 보이지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자욱한 안개였다. 그래서 옛사람이 ‘두꺼운 안개가 강에 드리우다’라는 부(賦)를 지었는가. 크도다, 장강이여! 서쪽으로는 민산과 아미산에 닿았고 남쪽으로는 삼오(장강 하류)의 땅을 통제하며 북쪽으로는 구하(황하 아홉 지류)를 아울렀구.. 2022. 3. 2.
05. “기필코 그의 목을 잘라야 하오!” 노숙은 제갈량의 쪽배로 가서 인사했다. “며칠간 군무를 보느라 가르침을 받지 못했소.” 제갈량이 맞이했다. “양도 도독께 기쁜 일을 축하드리지 못했네요.” “기쁜 일이 무엇이오?” 제갈량이 바로 찍어 말했다. “공근이 선생을 보내 이 양이 아는지 모르는지 알아보게 한 일이니 참으로 축하드릴만 하지요.” 노숙은 기겁해 낯빛이 변했다. “선생이 어떻게 아시오?” “그 계책은 장간이나 속일 수 있지요. 조조는 잠시 속았으나 곧 깨달았을 텐데 잘못을 시인하지 않을 뿐이오. 채모와 장윤이 죽어 강동의 걱정거리가 사라졌는데 어찌 축하드리지 않겠소? 듣자니 조조가 모개와 우금을 수군 도독으로 삼았다는데, 두 사람 손에서 수군들 목숨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오.” 노숙이 할 말을 잃어 잠시 얼버무리다 일어서니 제갈량이 당.. 2022. 3. 1.
04. 조조가 화를 냈다. “오히려 그쪽의 비웃음만 받았군!” 장수들과 일을 상의하던 주유는 장간이 왔다는 말을 듣고 웃었다. “나를 설득하러 세객이 왔구려!” 장수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일러 모두 명을 받고 나갔다. 주유는 옷매무시를 바로잡고 관도 똑바로 써서 훌륭한 차림을 하고, 따르는 사람을 수백이나 이끌고 나가 앞뒤로 둘러서게 하는데 모두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꽃무늬를 수놓은 모자를 쓰게 했다. 푸른 옷을 입은 아이 하나만 달랑 데리고 온 장간이 고개를 번쩍 쳐들고 버젓이 걸어왔다. 주유가 머리를 숙여 맞이하자 장간이 인사했다. “공근은 헤어진 다음 별 탈 없는가?” 주유가 물었다. “자익이 수고하네. 강을 건너고 호수를 지나 먼 길을 왔으니 조 씨를 위해 세객 노릇을 하려는가?” 장간은 깜짝 놀랐다. “내가 그대와 헤어진 지 오래라 특히 찾아와 옛정을.. 2022. 2. 28.
03. “주유는 꾀가 많습니다. 게다가...” 이튿날 주유가 장졸들을 점검하고 장군부에 들어가 떠나는 인사를 하니 손권이 말했다. “경은 먼저 가시오. 내가 곧 군사를 일으켜 뒤따르겠소.” 주유가 노숙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떠나면서 같이 가자고 청해, 제갈량도 기꺼이 배에 올랐다. 수많은 배가 돛을 올리고 하구를 향해 구불구불 나아가, 세 갈래 강물이 합치는 삼강구에서 50여 리 떨어진 곳에 멈추었다. 물과 언덕에 영채를 세워 길이가 50여 리에 이어졌는데, 제갈량은 다만 쪽배 하나에 몸을 붙였다. 주유가 제갈량을 청했다. “옛날 조조의 군사는 적고 원소의 군사는 많은데, 오히려 조조가 원소를 이긴 것은 허유의 꾀를 써서 먼저 오소에 쌓아둔 군량을 못 쓰게 만든 때문이오. 지금 조조 군사는 83만이고 우리 군사는 겨우 5만이니 어떻게 막아낼 수 있.. 2022. 2. 25.
02. 교씨 두 딸로 적벽대전 불붙여 주유가 미심쩍은 듯 물었다. “조조가 이교를 얻으려 한다는 증거가 있소?” 제갈량이 증거를 내놓았다. “조조의 어린 아들 조식은 붓을 들면 어느덧 글을 짓습니다. 조조가 그에게 ‘동작대부’를 짓게 했으니 그 뜻을 보면, 오로지 조씨가 황제가 되어야 하며 맹세코 이교를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은 그 글을 기억하시오?” 제갈량의 대답은 주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내가 그 글의 아름다움을 사랑해 가만히 기억한 바 있습니다.” 제갈량은 즉시 ‘동작대부’를 낭랑하게 외우기 시작했다. 현명한 군주를 따라 노니니 높은 대에 올라 마음을 즐겁게 하네 황실의 곳간이 널리 열림을 보나니 성덕으로 경영함을 아네 문을 세워 높디높으니 두 대궐 하늘에 솟구치네 중천에 아름다운 누각 세워지니 공중의 복도 서쪽.. 2022. 2. 24.
01. 두 사람이 의견을 다투는데 제갈량은 소매에 손을 넣고 싸늘한 미소만 흘렸다. 밤이 되어 동오(東吳)의 주공 손권을 보좌하는 노숙(자 子敬자경)이 제갈량을 데리고 왔다. 동오 대도독 주유(자 公瑾공근)가 맞아들여 인사를 마치자 노숙이 물었다. “지금 조조가 남쪽을 침범하는데 주공께서는 화해하느냐 싸우느냐를 정하실 수 없어 장군 말에 따르기로 하셨소. 장군 뜻은 어떠하오?” 주유가 선뜻 대답했다. “조조가 천자의 이름을 내세우고 왔으니 항거해서는 아니 되오. 게다가 세력이 커서 업신여겨서는 더욱 아니 되오. 싸우면 반드시 지고, 항복하면 편안하기가 쉽소. 내 뜻은 굳어졌으니 내일 주공을 뵙고 바로 항복하시게 하겠소.” 노숙은 깜짝 놀랐다. “장군 말은 틀렸소! 강동의 사업은 이미 삼대를 이었는데 어찌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에게 내주겠소? 돌아가신 주공 손백부는 밖의 일은 장군에게 맡긴.. 2022. 2. 23.
00. <본삼국지 2> 연재 예고 장강에 불붙는 승부, 중국 12판본 아우른 세계최고원본!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자가 함께 읽는 ‘3대 삼국지’ 드디어 등장 ‘일생에 세 번은 반드시 삼국지를 읽어야 한다.’ 예로부터 내려온 말이다. 청소년 때에 한 번, 성인이 되어 한 번, 나이가 들어서 한 번은 읽어야 삼국지의 참된 교훈을 배워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에는 삼국지를 일생에 열 번 이상 읽은 애독자도 참으로 많다. 삼국지는 재미와 교훈과 감동이 넘쳐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생의 지침서가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는 지금까지 이렇게 여러 번 읽을 만한 충실한 삼국지가 없었다. 50종이 넘는 삼국지가 쏟아져 나왔으나 오래 간직하면서 몇 번이고 다시 읽어 볼 만큼 제대로 옮겨진 책이 없었다. 1.. 2022.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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