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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본삼국지 2>

16. 명공께서는 스스로 헤아려 조조와 비교하면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by BOOKCAST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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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야에서 유비가 강동 소식을 알아보고 앞일을 의논하는데, 자가 경승인 유표가 형주로 청하자 제갈량이 말했다.
얼마 전 강동에서 형주의 부하 황조를 깨뜨렸으니, 틀림없이 주공과 함께 원수 갚을 일을 상의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같이 가서 기회를 보아 움직이면 마땅히 좋은 계책이 생깁니다.”

유비가 관우에게 신야를 지키게 하고 장비에게 500명 군사를 이끌고 따르게 하면서 말 위에서 제갈량에게 물었다.
유경승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소?”

주공을 보내 강동을 정벌하려 하면 절대 대답하셔서는 아니 됩니다. 그저 신야로 돌아가 군사를 가다듬을 여유를 달라고만 하십시오.”

형주에 이르러 장비는 군사를 성 밖에 주둔시키고, 유비와 제갈량이 성안으로 들어가자 유표가 청한 뜻을 내비쳤다.
지금 강하가 함락되고 황조가 목숨을 잃었으니, 아우님을 청해 복수할 계책을 상의하려는 걸세.”

유비는 제갈량이 일러준 대로 복수라는 말을 피했다.
황조가 난폭해서 사람을 쓰지 못해 이런 화를 불렀습니다. 지금 군사를 일으켜 남쪽을 정벌하다 만약 북쪽에서 조조가 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유표가 말을 돌렸다.
나는 이제 나이 들고 병이 많아 일을 볼 수 없네. 아우님이 여기 와서 나를 도와주게. 그러다 내가 죽으면 형주의 주인이 되게.”

유비는 급히 사양했다.
형님은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유비가 어찌 감히 그처럼 무거운 소임을 맡겠습니까?”

제갈량이 눈짓을 하는데 유비는 아는 듯 모르는 듯 말을 계속했다.
형주를 보존할 좋은 계책을 천천히 생각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역관으로 가자 제갈량이 물었다.
경승이 형주를 주공께 부탁하는데 어이하여 사절하셨습니까?”

경승은 나에게 은혜를 베풀고 예절을 차려 대했소. 그가 위태로운 틈을 타서 내가 어찌 그의 땅을 빼앗겠소?”

제갈량은 감탄했다.
참으로 인자한 주인이십니다!”
 
이즈음 조조는 3공의 자리를 없애고 스스로 그 일을 도맡았다. 이때부터 휘하에 문관과 무장이 많이 갖추어져 조조가 남쪽 정벌을 상의하니 하후돈이 나섰다.
요즈음 유비가 신야에서 날마다 군사를 훈련하며 싸움 준비를 한답니다. 뒷날 반드시 걱정거리가 될 것이니 일찍 꺾어버려야 합니다.”

조조가 하후돈을 도독으로 임명하고, 우금과 이전, 하후란, 한호를 부장으로 삼아 10만 군사를 거느리고 박망성으로 가서 신야를 엿보게 하니 순욱이 충고했다.
유비는 영웅인데 제갈량까지 군사로 삼았으니 얕보아서는 아니 됩니다.”

하후돈이 큰소리쳤다.
유비는 쥐 같은 자일뿐이오. 내가 반드시 사로잡겠소.”

이에 서서가 말했다.
장군은 유현덕을 깔보지 마십시오. 현덕이 제갈량의 보좌를 받게 되었으니 호랑이에게 날개가 돋친 격입니다.”

그 말에 조조가 물었다.
제갈량은 어떤 사람이오?”

그의 자는 공명이고 도호는 와룡입니다. 하늘땅을 주름잡을 재주를 지녔고, 신선과 귀신을 울릴 계책을 가졌습니다. 참으로 당대의 기재이니 우습게 보아서는 아니 됩니다.”

공과 비교하면 어떠하오?”

이 서가 어찌 감히 공명에 비유하겠습니까? 이 서를 반딧불이 빛에 비유한다면 제갈량은 환한 달빛입니다.”

서서가 제갈량을 칭찬할수록 하후돈은 싫었다.
원직의 말은 틀렸소. 나는 제갈량을 지푸라기쯤으로 아는데 무서워할 나위나 있겠소? 내가 만약 한 번 싸움에 유비를 사로잡고, 제갈량을 산 채로 끌어오지 못하면 머리를 승상께 바치겠소.”

자네는 빨리 승리의 소식을 전해 내 마음을 위로하게.”
조조가 말해 하후돈은 분노의 빛을 띤 채 군사를 이끌고 길에 올랐다.
 
이즈음 유비가 제갈량을 얻고 스승을 모시는 예절로 극진히 대하니 관우와 장비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공명은 어린 나이에 무슨 대단한 재주와 학문이 있겠습니까? 형님은 그를 너무 과분한 예절로 대하십니다. 그의 재주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도 보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관우의 말에 장비도 뜻이 다르지 않아 유비가 설명했다.
내가 공명을 얻으니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격일세. 두 아우는 더 말하지 말게.”

이즈음 누가 털소의 꼬리를 보내와서 유비가 그것으로 손수 모자를 짜자 제갈량이 보고 정색하며 말했다.
명공께서는 더는 큰 뜻이 없으시어 그저 이런 일이나 하십니까?”

그러자 유비는 모자를 땅에 던지고 잘못을 빌었다.
심심풀이로 이 짓을 해서 근심을 잊으려 했을 뿐이오.”

제갈량이 날카롭게 물었다.
명공께서는 스스로 헤아려 조조와 비교하면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못하오.”

명공의 무리는 몇천에 지나지 않는데, 조조의 군사가 이르면 어떻게 맞이하시겠습니까?”

내가 바로 이 일을 걱정하는데, 좋은 계책을 얻지 못했소.”

어서 민병을 모으십시오. 이 양이 가르치면 적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유비가 곧 신야의 백성을 모아 3000명을 얻었다. 제갈량이 아침저녁으로 진법을 가르치며 훈련하는데 갑자기 하후돈이 10만 군사를 이끌고 달려온다고 하자 장비가 관우에게 말했다.
공명을 시켜 나아가 적을 맞이하게 하면 그만이오.”

이때 유비가 두 사람을 불러 물었다.
하후돈이 군사를 이끌고 오는데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하겠나?”

장비가 심사 뒤틀린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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