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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기초부터 배우는 홍차>

01.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탄생한 홍차

by BOOKCAST 202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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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젠성은 청차를 대표하는 우롱차의 탄생지이다. 우롱차가 출현한 것은 16세기 후반이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세계 최초의 홍차도 우이산시(武夷山市) 싱춘진(星村镇)지역에서 탄생하였다. 우이산맥은 중국 남동부 푸젠성과 장시성(江西省)의 경계를 이루는 암괴 산지이다. 주봉인 우이산은 해발고도가 1155m에 이른다. 퉁무촌(桐木村)에 서 티를 만들어 온 역사에 따르면, 송나라 말부터 녹차를 만들기 시작하여 17세기 전반에 이르면서 산화차를 만들었다. 그 티가 바로 ‘정산소종’(正山小種)이다. 정산(正山)은 오늘날의 우이산(武夷山)을 뜻하며, 소종(小種)은 자생하는 찻잎을 이르며, 생산량이 적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정산소종은 우이산에 자생하고 있는 찻잎으로 만든 홍차를 가리킨다.

 


티 연구로 유명한 중국의 농학자인 우줴눙(吴觉农, 1897~1989)은 그의 저서 『다경술평(茶經術評)』 에서 “1630년쯤, 퉁무촌에서 소종 홍차가 만들어졌는데, 이것이 홍차 출현의 실마리가 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현재, 퉁무촌에서 정산소종의 홍차를 만들고 있는 사람은 장이족(江一族)의 22대손인 장위안순(江元勛)씨이다. 장 씨가 계승해 온 홍차의 탄생 역사는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장이족(江一族)의 22대손인 장위안순(江元勛)
 


전쟁에서 패해 이곳으로 도망쳐 온 사람들은 산에서 찻잎을 따 녹차를 만들어 도심에 내다 팔기 위해 갔다. 그런데 16세기 말에는 우롱차가 만들어지기 시작해 도심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때부터 퉁무촌의 사람들도 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팔리는 우롱차를 만들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생잎차를 약간만 시들게 하는 부분 산화차를 만드는 기술이 없었다. 마을의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이 너무 낮았던 것도 그 실패의 한 원인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생잎을 시들게 해 우롱차와 같이 만들기 위해 가까이에 있는 송백(松柏)을 태웠다. 그 열기로 찻잎의 수분을 증발시켜 위조 작업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공장의 설비 상태가 열악하여 송백의 연기가 스며들어 생잎에도 냄새가 배게 되었다. 또한 유념 과정이 지나쳐 찻잎의 섬유질이 과도하게 파괴되었고, 그 결과로 산화 과정도 지나치게 일어나 우롱차보다 산화도가 더 강한 티가 만들어졌다.

우롱차라는 관점에서 실패로 볼 수 있는 것들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유념한 뒤, 산화 과정을 중단시키기 위해 불을 지피는 건조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송백의 연기가 스며들어 연기에 그을린 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송백의 연기 향이 배어 있는 정산소종은 그와 같은 이유로 우롱차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향미를 간직하게 되었다. 그것은 우이산의 토양과 기후가 만들어 낸 찻잎 특유의 향과 함께 티가 만들어질 때 훈연된 송백나무의 향이 배어서 융합된 결과였다. 그 향은 마치 그 땅에서 생산되는 용안의 열매를 말린 것과 비슷하였다.

용안의 열매는 초여름에 열리는데, 그 크기는 지름이 2~3cm 정도 된다. 껍질은 짙은 갈색을 띠며, 잔털로 뒤덮여 있다. 껍질을 벗기면 과일 여지(lychee)를 닮은 반투명한 열매가 있는데, 그것을 씹으면 약간의 단맛과 함께 라임과 자두를 섞은 듯한 새콤달콤한 향이 난다. 싱그런 계절이 끝나면, 건과일로 만들어 보존 식품으로 먹는다.

정산소종의 향은 확실히 이 용안의 건과일과 비슷하다. 이 같은 이유로 ‘용안 향의 홍차’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 향이 실패한 향인지, 어떠한 것인지는 차치하고, 영국인들은 이 정산소종의 산지인 우이산을 ‘보히’(Bohea)라고 한다. 그런 영국인에게는 보히가 세계 최초의 홍차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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