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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2

05. 누구에게나 새벽이 필요한 순간이 온다. (마지막 회) 새벽 기상을 하기로 마음먹은 후 하루도 빠짐없이 벌떡벌떡 일어났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새벽 기상이 몸에 무르익었다고 생각할 무렵, 고비가 찾아왔다. 온몸이 무기력해지고, 머릿속에서는 ‘불멍(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그만큼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캠핑장에서 거침없이 타오르는 장작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너무 활활 태우기만 했구나. 새벽에 일어나서 책 쓰랴, 회사에서는 12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뉴스 만들랴, 집에 와서는 아이들 숙제 챙기랴, 앞뒤 없이 불태우기만 했더니 장작이 거덜 난 줄도 몰랐던 것이다. 더 이상 태울 장작도 남아있지 않으니 꺼져가는 불꽃을 하염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흔히 말하는 ‘열정 비수기’, 슬럼프가 .. 2022. 7. 12.
04. 인생의 모양(La forma de vida) La vida no es la cantidad de veces que respiras, sino los momentos que te dejan sin aliento. 인생은 숨 쉰 횟수가 아니다, 숨 멎을 듯한 순간들의 횟수다. 극적인 문장이다. 간 떨어지는 순간 빼고, 숨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일까. 여행을 하고, 도전을 하고, 기념일엔 모처럼 가족, 친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일주일 중 주말을, 일 년 중 휴가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숨 멎을 듯한 순간은 숨을 잘 쉬어왔기에 찾아온다. 멋진 순간들은 평소에 일상생활을 잘 지낸 보상이다. 일상생활이란 위대한 매트리스다. 큰 슬럼프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슬럼프란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이다. 먹을 수도 제대로 잘 수도 없었다. 심신이 ..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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