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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성3

08. 아나이스 닌 어제 나는 내 글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은 이대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공상과 창조의 문은 닫힌 것처럼 보인다. 나는 가끔 몇 페이지씩 썼다. 오늘 아침은 심각하고, 진지하고, 단호하고, 금욕적인 마음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오전 내내 아빠의 책에 대한 작업을 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후에 센강을 따라 걸었다. 강 가까이 있으니 아주 행복했다. 심부름, 카페, 화려함, 생의 이 모든 움직임과 콧노래와 색채에 흠뻑 취해 걸었다. 이런 것들은 크나큰 갈망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한다. 그것은 열병이자 마약 같다. 샹젤리제 대로가 날 흔들어 놓는다. 기다리는 남자들, 바라보는 남자들. 따라오는 남자들. 하지만 나는 금욕적이고, 슬프고, 내성적이며, 걸으면서 책을 쓴다. - 아나이.. 2022. 4. 28.
03. 엘렌 위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가이드와 함께 내려오는 신사 한 명을 봤다. 그들도 나를 봤다. 나는 사람들이 평소 다니는 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다. 내 갈망을 채우기 해서 그랬던 것인데, 이제는 거기서 더 멀어지게 됐다. 그들이 혹시라도 나를 다른 곳에서 볼 때 아까 본 사람이란 걸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내 옷이나 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그런 것이다. 길을 가다 그들이 이런 말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킬까 두렵다. “저 여자가 바로 스노든산을 내려올 때 봤던 그 사람이야. 여자 혼자서 내려오더라고!” - 엘렌 위튼, 가정교사 잡지 1825년 6월 중순의 어느 화창한 날 랭커셔에 사는 48세의 가정교사 엘렌 위튼은 웨일스 지방을 여행하다가 혼자서 스노든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감에.. 2022. 4. 21.
00. <자기만의 산책> 연재 예고 걷기를 열망하고 글쓰기를 갈망한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을 만나다! 낯설고 불친절한 세상을 향해, 단단한 발걸음을 내디딘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금 기록한 책! 우리는 걷기를 통해 인간이란 존재로 규정된다. 우리는 걷고 말한다. 우리는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대개는 언어로 생각한다. 우리의 걷는 리듬과 생각하는 리듬은 일치한다. 장자크 루소는 “걸어야만 명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고, 윌리엄 워즈워스는 “우리에게 너무한 세상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걷는다”라고 했다. 당시 남성 작가들에게 걷기란 당당한 욕구이자 당연한 권리이자 재능의 발현이었다. 그렇다면 여성 작가들은 어땠을까? 물론 여자들도 걸었다. 그리고 자신의 걷기와 생각에 관해 글을 썼고 수 세기 동안 그렇게 해왔다. 비록 인정받는 수필가인 남편..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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