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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2

01. 1교시 - 하고 싶은 게 없어서 답답해요.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예요? 나의 10대 때 우상은 가수 변진섭이었다. 당시 SNS의 시스템이 없었던 터라 오직 스포츠 신문이나 TV 연예 뉴스로 소식을 접하는 것이 유일한 통로였다. 다른 반 친구와도 같은 가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서로 소식을 주고받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새로운 소식의 내용은 스케줄뿐만이 아니었다. 무슨 프로그램에서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선호하는 옷 스타일은 무엇인지 모든 것을 궁금해했다. 또한 “어제 착용한 선글라스가 어울리네, 안 어울리네.” 옥신각신하며 친구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연예 신문이나 잡지에 관련 기사가 나오면 그것을 오려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참 열심히 했다. 이렇게 나는 내가 좋아하는.. 2022. 10. 12.
02. 사랑의 티켓 엉덩이가 들썩인다. 어깨도 덩달아 으쓱거리고 코 평수가 늘어난다. 평소에 잘 쓰지 않았던 성대가 조금씩 열리고 소리가 새어 나온다. 듣기만 하던 노래가 내 목에서 나오고 있다. 잔잔하고 때로는 흥겨운 소리다. 몇 번이고 아는 부분만 흥얼거리며 무한 재생을 하는 고장 난 테이프 같다. 고운 소리는 아니지만 나름 신이 난 소리에 집안 분위기가 밝아진 것은 사실이다. 사실 난 트로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남편이 운행 중에 신나는 트로트를 틀면 나도 모르게 짜증 섞인 목소리로 시끄럽다며 구박을 주기도 했다. 그런 내가 요즘엔 트로트에 푹 빠져있다. 젊은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에너지가 담겨 있어 나를 끌어올려 주는 느낌이다. 한껏 밝아진 그들의 목소리로 전하는 노래 가사는 추억과 지나온 삶이 밝게 그려져 좋다... 2022.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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