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의 환상
우리는 객관적인 외부 환경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부른다. 인류가 자신의 비논리적이고 비통계적인 직감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직감적으로 비이성적인 판단을 한다. 이것이 바로 인류의 본능이다. 운명을 미지의 손에 맡기지 않고 자신의 직감을 믿는다.
통제의 환상이 가져오는 자신감은 인류가 점점 진화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은 ‘자신 있게 실수를 저지르도록’ 만들 때가 많다.
통제의 환상이 가져오는 부정적 효과를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은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복권을 나누어 주며 A그룹에게는 직접 번호를 고르게 했고, B그룹에게는 기계에서 나온 번호로 각각 1달러어치씩 사게 했다. 당첨을 발표하는 날, 심리학자들은 복권을 산 사람들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복권을 꼭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팔 생각이 있는지, 판다면 얼마에 팔고 싶은지를 적어 달라고 했다.
그 결과, 자동 선택된 번호의 복권을 구매한 B그룹은 약 19%가 팔지 않겠다고 답한 데 비해 자신이 선택한 번호의 복권을 구매한 A그룹의 사람들은 B그룹보다 약 2배나 많은 39%가 팔지 않겠다고 답했다. A그룹이 평균적으로 낸 가격은 8.16달러로, 이는 실제 판매 가격보다 8배나 높았다. 그러나 직접 번호를 고르지 않았던 B그룹이 낸 평균 가격은 1.96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직접 번호를 고른 사람들이 당첨에 대한 자신감이 더 높았고 자신의 복권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연한 사건이 발생하는 여부는 확률과 관련이 있다. 자신이 직접 복권의 번호를 골랐든 기계가 자동으로 부여했든 당첨률은 항상 정해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숫자의 당첨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이 때문에 그들의 손에는 자신의 직감으로 선택한 복권만 남는다. 게다가 복권은 거짓 없이 순수한 확률로 당첨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어떤 숫자를 고를지 선택할 때 직감 말고 다른 근거가 될 만한 것은 없다. 따라서 ‘자신의 직감을 믿는 것’과 ‘확률에 운명을 맡기는 것’ 사이에서 직접 복권의 번호를 고른 사람들은 대부분 전자를 선택한 셈이다.
이 세상엔 ‘행운’처럼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많다. 이런 영역은 신비주의에 가까우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인류가 세계를 인지하는 과정은 물질세계를 순서대로 구분하고 조직적이며 예측할 수 있어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현실 생활에서는 우리의 능력으로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복권이 당첨될 확률 또는 우리가 해결할 능력이 없는 기술 문제 등에서 우리는 직감에 의지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행위 자체는 어떠한 문제도 없다. 직감이란 ‘운명에 맡기며’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제의 환상 중 직감이 때로는 이성적인 사고보다 더 가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스스로 ‘통제의 환상’에 빠지면 안 된다는 점이다. 직감으로 내린 결정은 그저 직감일 뿐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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