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모든 일이 잘 풀리는, 신비한 정리정돈의 비밀?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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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식이위기(埏埴以爲器) 당기무(當其無) 유기지용(有器之用) 진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그릇 안이 비어 있어서 그릇의 쓸모가 있다. 고유지이위리(故有之以爲利) 무지이위용(無之以爲用) 그런 고로 있음의 가치는 비어 있는 여백에서 나온다. _《도덕경》 11장 무용(無用)

 

‘캠릿브지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요하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것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망창의 순서로 되어 있지을라도 당신은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하나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이문다.’

방금 읽은 글을 한 구절, 한 구절 천천히 또박또박 다시 읽어보시면 음절의 순서가 뒤섞여 있는 많은 부분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저 무질서한 글을 읽으면서도 처음에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글을 읽을 때 음절이 아닌 단어나 문장 전체에서 질서를 찾아내어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인간의 마음은 삶에서 대면하는 모든 것에서 필사적으로 질서를 찾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규칙을 발견해야만 안심하고 그것을 수용합니다.

납득할 만한 질서를 도무지 찾지 못하고, 대략 묵인할 만한 자의적 논리조차 만들 수 없는 상황을 만나면 마음은 혼란에 빠져 몹시 불안해집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 THEORY)’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이 용어는 1969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과 필립 교수의 실험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는 두 대의 자동차를 보닛을 열어놓은 채 허름한 뒷골목에 1주일간 방치했습니다. 실험의 핵심인 작은 차이점은, 그중 한 대의 유리창만 조금 깨어진 상태라는 것이었습니다.

실험을 시작할 때 두 차의 상태는 비슷했지만, 1주일이 지나자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유리창이 조금 깨져 있던 자동차만 방치된 지 10분 만에 배터리가, 하루 만에 네 바퀴의 휠과 의자 시트가 모두 없어졌습니다.

단지 유리창이 조금 깨진 차이로 그 차에만 낙서, 파괴, 쓰레기 투기, 방화 등의 파괴와 약탈이 집중적으로 일어나 그 차는 일주일 만에 거의 고철 상태로 변했습니다.

그 실험에서 사용됐던 ‘깨진 유리창’에서 ‘Broken Window’라는 심리학 용어가 만들어졌고, 그로부터 약 25년 후에 ‘Broken Windows Theory’가 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무질서한 장소에서는 거리낌 없이 불안정한 행동을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사소한 무질서가 점점 더 무질서를 확장하여 돌이킬 수 없는 무질서 상태를 야기하기 때문에 작은 무질서가 발생하는 순간 신속하게 바로잡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정리정돈이 되지 않은 상태를 사소하게 넘겨버리면 결국에는 질서 전체가 무너지고 맙니다.

정리정돈의 강조는 질서 정연한 가시적 모습보다 훨씬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삶에서 대면하는 모든 것에 대해 내재된 질서의 틀을 찾아야 안심하고 수용하는 인간의 마음은 물리적으로 혼란스러운 곳을 대면하면 그곳에서도 질서의 틀을 찾으려고 분주해집니다.

도무지 납득할 질서가 없고, 스스로 묵인할 명분조차 찾지 못하면 마음은 혼란에 빠집니다. 길을 잃은 마음은 급기야 질서 찾기를 포기하고 무질서 속으로 침몰해버립니다.

반면에 잘 정돈된 물리적인 공간을 대면한 마음은 질서의 틀을 금방 발견하고 안정됩니다.

정리(整理)는 필요한 것만 선별해서 남기는 것을 말하고, 정돈(整頓)은 그것이 있어야 할 적재적소에 놓여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리적 공간을 정리하면서 마음의 군더더기들이 함께 비워지고, 물리적 공간을 정돈하면서 질서가 형성되어 호흡과 심리가 안정되며 안정감이 충만(充滿)한 심리적 여백이 생깁니다.

그 심리적 여지(餘地)에서 마음은 균형감을 느끼면서 깊이 안도합니다.

방에 켜둔 촛불의 빛이 온 방 안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우리 삶은 주변의 공간과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연결되어 있어서, 주변의 공간이 안정되면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이 안정되면 주변 공간을 안정시키는 상호작용을 합니다.

정리정돈(整理整頓)은 지극한 정성(精誠)이 필요한 행위로 안정과 확장을 성취하는 회사들이 체득한 비법(秘法)이며, 삶에서 버림과 비움을 추구하는 시대적 트렌드(Trend)를 빚어낸 근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