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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죽음4

06. 우리가 널 기억하는 동안에는, 넌 살아 있는 거야 홍콩은 강아지 입양 절차가 까다롭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다른 절차 없이 유기견을 데려올 수도 있지만, 홍콩에서는 유기견 입양을 위해 여러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절차도 복잡하다. 서류는 물론 인터뷰도 까다로워서 입양 희망자들의 인내심을 여러 번 테스트한다. 서류에서는 끊임없이 나를 테스트한다. “큰 개는 얼마나 키워 봤습니까?” “이 강아지가 살 집은 몇 평입니까?” “당신이 일을 하는데 강아지 산책은 누가 시킬 것인가요?” “하루 몇 번이나 산책을 시킬 수 있나요?” “당신의 가족 모두 강아지 입양에 찬성합니까?” 까다롭다 싶었지만 요는 ‘당신이 얼마나 이 강아지를 간절하게 원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홍콩은 강아지 봉사와 입양에 있어 꽤 엄격한 편이다. 다행히 코코는 큰 어려움 없이 우리 가족의 품으로 왔.. 2022. 9. 4.
10. 펫로스 증후군으로 아파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회) 곁에서 펫로스를 지켜보는 마음 보기 좋은 풍경은 계속될 것 같았다. 인생의 호시절은 어쩐지 영원할 것 같고, 호시절의 끝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든다. 11살 별이는 13살이 됐고 매일 심장약을 먹었으며 몸 상태가 심상치 않으면 병원에서 케어를 받으며 지냈다. 견주 입장에선 아픈 강아지를 노심초사 바라보면서도 하루라도 더 살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가득 찬 시기였으리라. 그러나 산책을 잘 다녀온 어느 저녁부터 별이는 숨이 가빠지기 시작해 이틀 만에 무지개다리를 향해 발걸음을 뗐다. 15년 전 아득하게 강아지를 떠나보낸 내가 가까운 곳에서 타인의 펫로스를 지켜보기는 처음이었다. 마치 슬픔이 전염되듯 동생의 소식에 덩달아 가슴팍이 조여왔다. 직접 별이를 키운 적이 없는데도 몸 일부가 떨어져 나간 듯 상실감이 밀.. 2022. 2. 16.
09. 언젠가는 떠나보내야만 하는 반려동물 이별의 순간까지 최고로 행복할 것 언젠가 먼 훗날, 나의 반려견도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세상을 뜨게 되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할지 머릿속에 순서를 그려봤다.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순간에 곁을 지키고, 사망이 확인되면 미리 선택한 장례식장에 연락해 예약을 하고, 그때까지 깨끗한 수건으로 감싸 시신을 보호하고, 시간 맞춰 품에 꼭 안고 가 헤어짐의 단계를 하나씩 밟아갈 터였다. 그야말로 십수 년 후에 벌어질 이별은 구체적으로 상상하니 더욱 아팠다. 내 곁에 등을 붙이고 앉아있던 모카를 꼭 끌어안았다. “모카야, 안 죽고 엄마처럼 오래 살면 안 될까?” 자신의 수명이 얼마쯤인지,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아무것도 모르는 모카는 그저 등을 부비고 혀를 할짝대기만 했다. 그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내가 상상하.. 2022. 2. 15.
00. <다시 쓰는 반려일기> 연재 예고 펫로스에서 벗어나 다시 시작하는 너와의 사계절 언젠가 떠나보내야만 하는 반려동물, 그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게 《다시 쓰는 반려일기》는 반려견을 갑작스레 떠나보내고 ‘펫로스 증후군’을 겪던 저자가 다시 반려생활을 하며 이별의 아픔을 갈무리하는 이야기이다. 1장에서는 저자가 긴 세월 앓던 펫로스의 아픔을 이겨내고 다시 반려생활을 시작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고심 끝에 반려견 ‘모카’를 입양한 후 서로를 알아가고 훈련하는 등 가족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2장은 좀 더 가까워진 모카와의 일상을 그린다. 수영 훈련, 산책, 반려견 SNS 계정 운영 등 평범한 반려생활 속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저자도, 모카도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3장은 저자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펫로스 증후군과 반.. 202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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