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기억3

02. 테크놀로지, 빅테크, VR 엔진.... 기억을 과학기술로 구현할 수 있을까?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이 나온 게 2008년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때 나는 이미 7년 차 PD였다.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를 뭔가 어렵고 SF적인 것으로 느끼며, 우리의 삶과 결합한 약간 소프트한 느낌의 테크놀로지는 생각하지도 못 했다. 방송은 서서히 기울어갔다. 네이버와 카카오같이 개발자를 보유하고 삶의 영역을 바꾸는 빅테크 기업을 방송사와 비교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 되었다. 그래도 를 만들며 외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업데이트되는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될 만한 아이템을 찾는 일은 다이내믹했다. V사와 최종 계약했다. 방송이 나간 뒤에는 둘 다 웃을 수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미안한 금액이고, 무모한 도전이었다. 의기투합했던 나날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 2022. 11. 7.
01. 삶이란 너랑 했던 일들의 기억 VR 기술을 어떻게 결합할 생각을 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마다 다른 대답을 한 것 같은데,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어떤 공간 안에서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난다면’이라는 기획안을 쓰긴 했다. 자신은 별로 없었다. 기획을 꺼내면 접어야 할 이유가 할 이유보다 많은 법이다. 가장 구체적인 부정적 반응은 “HMD를 쓰고 있으면 표정이 안 보이는데 감정이 전달되겠냐”라는 반응이었다. 맞는 말이라 뭐라 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아무래도 그렇지” 하고 접을 생각부터 하게 된다. 그로부터 1년 후, 코로나가 막 유행하던 2020년 1월에 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홍보 자료에 VR과 휴먼 스토리의 결합이라고 해서인지 많은 기자가 와주었다. 프로그램을 소개하는데 긴장해서 적어온 말들을.. 2022. 11. 6.
05.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지막 회) “진정한 발견이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 -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감각은 감성에 의해 빛이 난다. 감각이 감성과의 교류를 통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의미다. 감성이 감각과 결합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리게 된다. 무엇보다 피부가 예민해져서 피부로 전해지는 소리와 기운의 변화와 심지어는 공기의 무게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예민하고도 예리한 감각은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는 것일까? 감성에 의해 자극받은 감각은 기억에 담긴다. 그 기억은 다시 감각으로도 나타나고 감성으로도 나타나며, 감각과 감성에 새롭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13~1927)」는 7부작으로 구.. 2022. 5. 2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