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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4

02. 서울에서 체감되는 사람들 사이의 밀도는 파리보다 낮다. 누군가는 서울에서 체감되는 사람들 사이의 밀도가 파리의 그것보다 낮다는 것을 믿지 못할 수도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사람들 간의 부대낌을 경험하다 보면, 서울의 밀도가 파리보다 낮다는 말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파리의 면적은 105.40㎢로 서울 면적의 6분의 1이고 제곱킬로미터당 인구수는 20,641명이다. 서울의 인구밀도가 제곱킬로미터당 15,780명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제곱킬로미터당 5천 명이 더 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시밀도만으로 한 사회의 사회적 거리를 전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회마다 이런 밀도를 다루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유럽 도시의 거주자들 대부분은 서울에 사는 거주자들보다 더 밀접한 사회적 거리에 익숙한 것으로 보.. 2022. 10. 31.
01. 걷고 싶은 거리 세계적인 문호 괴테는 건축을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생각해 보면 이 표현 속에서 건축은 곧바로 음악으로 치환되지 않는다. 즉 건축=음악이라는 등식이 직접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가 ‘얼어붙은’, 즉 동결이다. 사실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다. 일정한 장소에서 정지된 사물을 바라보는 회화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야 느낄 수 있는 예술이다. 멜로디도 리듬도 시간의 흐름을 타고 완성된다. 그래서 음악은 현장성이 중요하며,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는 연주자와 연주를 들으며 현장에서 함께 시간을 공유하거나 녹음된 음악을 통해 임의로 지연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음악을 감상하면 시간의 흐름을 타고 바로 직전의 음률은 사라지지만, 그 여운과 함께 바로 이어지는 현재의 음률이 생명을.. 2022. 10. 17.
04. 비어 있는 다락방 도시는 시민들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도시는 시민들이 상상하는 기능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은 건축물로는 부족하다. 도시는 건축물 외에 수 공간, 녹지 공간, 레크리에이션 공간 등도 제공해야 한다. 건축물은 도시를 위하여 세금을 지불하는 등 직접적인 역할을 제공하는 데 그 세금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공간들은 일부 계층에만 제공되어서는 안 되며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도시에서 우리는 좋은 인상을 받는다. “좋은 장소는 잘 기억되며 그것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버클리대학 건축과 돈린 린든 교수의 말이다.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도시는 좋은 도시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좋은 도시는 자연.. 2022. 5. 5.
03.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도시의 구성 도시에는 많은 건축물이 있다. 많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도시가 탄생한다. 그렇다면 도시와 건축물 중 무엇이 먼저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시가 공간이고 건축물이 가구라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쉽다. 공간에 따라 가구의 종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실이라면 그 공간에 맞는 침대가 우선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부수적인 기능을 하는 화장대 등은 그 후에 결정된다. 거실 공간은 소파, 탁자 등이 우선적으로 선택되고 그다음에 가구 배치를 계획할 것이다. 도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성격의 도시를 만들 것인지 결정되면 그 기능에 맞는 건축물과 영역을 우선적으로 계획하게 된다. 이러한 도시 구성은 사실 오랜 역사 속에서 반복적인 도시 계획을 통하여 만들어졌다. 공간 안에 가구를 배.. 202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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