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로마시대3

03.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와 같은 도시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나라 관점에서 파리와 로마 같은 유럽의 도시를 보면, 속된 말로 조상 덕분에 관광만으로도 먹고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만큼 과거 이 도시를 정비할 때부터 미적인 요소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도시화 과정 자체가 경제개발 논리 속에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미적인 요소까지 강요할 수 없었다. 사실 유럽의 건축법은 로마시대로 올라가고, 당시부터 건축법은 ‘황제가 보기에 좋았다’라는 식의 심미적인 가치가 내포된다. 파리 대개조 사업은 나폴레옹 3세의 실각 후에도 계속되어,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사업이 시작된 지 약 60년 만에 완결된다. 대규모 도시계획이 연속성을 갖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된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은 근대화 사업이 완료.. 2022. 11. 1.
01. 로마시대 엽기적인 공중변소 로마의 공중변소인 포리카(forica)에서는 남녀가 내외도 하지 않고 긴 벤치에 앉아 점잖게 잡담을 하면서 대변을 보았다. 그 아래로는 하수도가 흐르고 있었다. 영국인답게 지하철에서 시선이 마주치는 것조차 못 견뎌 하는 나로서는 생각만으로도 괴롭고 소름 끼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로마인은 분명 거리낌이 없었다. 수도 로마에만 엉덩이를 나란히 하고 앉는 공중변소가 144개에 이르렀으며, 로마제국의 다른 지역에도 수없이 많은 공중변소가 생겨났다. 현재 시리아의 영토인 아파메아(Apamea)에는 한 번에 약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변소가 있었다. 그러나 공중변소 대부분은 정원이 12명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포리카 한 귀퉁이에는 세면기와 부드럽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가 설치되었으며, 바닥 가장자리를.. 2022. 8. 12.
02. 빌런_ 단순한 나쁜 놈과 매력적인 악당의 차이 SNS상에서 ‘빌런’의 쓰임새는 당연히 훨씬 더 다양하고 빈도도 높다. 마스크 빌런, 독서실 빌런, 술집 빌런, 오피스 빌런, 골목 빌런, 플렉스 빌런, 섹시 빌런, 개그 빌런, 치킨 빌런, 갬성 빌런, 커피 빌런, 냉면 빌런, 얼죽아 빌런, 얼죽코 빌런, 카페 빌런 등등이다. 이 세상 그 어떤 말도 ‘빌런’으로 꾸밀 수 없는 말이 없는 듯하다. ‘빌런’을 뒤에 갖다 붙이기만 하면 그 순간 바로 ‘빌런 어족(語族)’이 된다. ‘빌런’의 의미는 상반되면서도 또 어딘가 서로 뜻이 통하기도 하는 두 가지와 둘 사이의 경계선상 의미, 셋으로 나뉜다. 먼저, 영어 ‘빌런(villain)’의 원래 뜻인 ‘악당’ 의미 그대로이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 차원의, 평범한 것과는 좀 다른 ‘괴짜’의 의미다. 그리고 둘 사이.. 2022. 2. 1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