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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2

03. 생로병사를 이겨내는 작은 꽃들 보호자 선생님, 제 동생 잘 부탁드립니다. 영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호자 낫게만 해주시면 제가 선생님 옷 한 벌 해드리고 잔치도 크게 할게요. 꽃님 씨의 보호자인 오빠께서 면회를 오셨다. 우연히 마주친 나에게 여동생의 치료를 부탁하신다. 꽃님 씨의 오빠가 면회하러 온 날은 병실이 화분과 꽃다발로 꾸며진다. 보통의 보호자들은 환자에게 주로 간식을 보내지만, 꽃님 씨의 보호자는 항상 꽃을 보내신다. 덕분에 사계절 내내 병원에서 꽃을 구경할 수 있다. 오늘은 꽃님 씨의 기분이 저기압이다. 나의 안부 인사에 눈길도 주지 않는다. 꽃님 씨는 우리 병원에서 가장 젊은 환자이다. 단발머리에 동그란 얼굴의 그녀는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요양병원 근무 10년 차인 내 눈에도 80~90대의 노인 환자가 대부.. 2022. 11. 13.
01. 환자와 대화할 수 없는 의사 “환자는 원래 아픈 거예요.” 환자들이 의사들에게서 듣는 섭섭한 말 중의 하나다. 환자는 아프지 않으려고 입원까지 했으니까. 그러나 최근 병원에서는 환자의 통증 해결을 가장 중요한 진료 목표로 삼고 있다. 아프지 않으려고 입원했는데 아픔의 호소를 방치하거나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통증도 심한 정도에 따라 10단계로 나누어 세심하게 환자의 통증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입원환자들이 아픔을 호소할 때 ‘콕콕 쿡쿡 쑤시며 아프다’, ‘무지륵하게 아프다’ 등등 아픔의 표현도 다양하다. 입원환자를 회진하다 보면 주치의사와 입원환자 간에 많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감사 인사를 받기도 하지만, 때로는 옆 환자의 신음소리에 대한 불편한 이야기들도 나누게 된다.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들과는 자녀..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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