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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기초부터 배우는 홍차>

10. 음식을 맛있게 하는 홍차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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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맛있게 하는 홍차의 위력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스테이크와 고기구이에는 레드 와인이 어울린다. 이외에도 이들 요리는 홍차와도 잘 어울린다. 홍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과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은 사실 같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맛을 보면 잘 알겠지만, 입안에 남은 유지방과 고기류의 지방, 식물성 기름의 성분을 홍차의 한 성분인 카테킨이 분해하여 흘려보내 산뜻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음식이라도 맨 첫술이 가장 맛있게 느껴진다. 그러나 계속 먹으면 입맛에 배어 지방이나 기름 성분이 입안에 끈적함과 텁텁함을 느끼게 해, 다음에 먹는 음식의 맛을 알기 어렵게 만든다. 홍차는 그 첫술의 입맛으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위력이 있어 첫술의 맛을 몇 번이고 맛볼 수 있다.

와인 분야에서는 와인 소믈리에(wine sommelier)가 있어 음식과 조화를 이루도록 와인을 선택해 준다. 홍차도 마찬가지로 음식을 가장 맛있게 느끼도록 하는 음식의 조합이 있다. 홍차와 음식과의 이러한 조합을 ‘페어링(pairing)’이라 한다.

페어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 소믈리에와 같이 ‘홍차와 음식과의 조화’를 생각하는 일이다. 예를 들면, 티타임에 어떤 홍차를 낼 것인가, 뜨거운 핫티가 좋을까, 아이스티가 좋을까, 단품의 홍차가 좋을까, 밀크티가 좋을까, 홍차의 맛과 향의 개성은? 어떤 특성의 홍차가 맞을지를 구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과 향, 식감을 아는 일이다. 즉, 구운 과자일지, 생과자일지, 쓴맛의 초콜릿일지, 단맛의 초콜릿일지, 치즈의 종류, 육류와 생선의 풍미, 허브나 향신료의 유무를 비롯해 함유된 지방과 유성분의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아는 일이다.

유지방과 지방 성분, 그리고 기름 성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카테킨이 많이 든 홍차와 잘 맞는다. 홍차는 지방과 기름 성분을 분해하여 뒤이어 먹는 음식의 맛과 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다. 이때는 홍차가 주요리가 아니라, 음식이 주요리인 것이다. 먹거리를 맛있게 연출하기 위해 홍차를 곁들여 사용하는 것이다. 양과자나 케이크를 한 종류로 묶지 말고, 유지방이 듬뿍 든 생크림류, 커스터드류, 버터나 치즈류, 구운 과자와 같이 세분하여 각기 개성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밖에도 도넛을 비롯해 튀김 과자, 설탕 과자 등 단것의 종류만 해도 수없이 많다. 지방분과 기름 성분의 함유량에 눈을 돌려 각 음식의 개성에 맞게 홍차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과 홍차밀크티

음식 안에 든 지방과 기름 성분을 분해한다는 의미에서는 유지방을 함유한 밀크티보다 홍차가 뒷맛을 더 깔끔하게 하지만, 실제로 음식을 먹으면서 본능적으로 느껴 보면 밀크티가 뒷맛이 더 좋게 느껴진다. 그러한 경우, 밀크티에 사용된 우유가 저온 살균 우유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우유는 뒷맛이 좋고, 입안에 우유맛이 남는 시간이 짧아 진한 크림이나 버터,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고농도의 지방을 우유와 홍차의 저지방을 통해 흘려보낸다. 그뒤 저온살균 우유의 특징인 가벼운 뒷맛의 좋은 식감이 그 지방의 존재감을 없애 준다.

결국, 진한 고지방과 기름 성분을 저지방의 성분을 통해 흘려보내는 것이다. 기름때는 기름으로 없앤다는 이론이다. 반대로 식물성 기름 성분 등 저농도의 기름 성분에 관해서는 홍차가 적합하다. 채소와 같이 유지방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밀크티의 유지방으로 새롭게 생겨난 느낌을 받는다. 저온 살균 우유라도 잔존감은 있기 때문이다.

결론은, 버터, 치즈, 크림, 고기, 생선 등의 지방을 다량으로 함유한 음식은 밀크티와 어울린다. 지방이 들어 있지 않은 가벼운 식물성의 기름 성분을 함유한 것, 또는 전혀 함유하지 않은 음식과 전통 설탕 과자와 같은 먹거리에는 홍차가 잘 어울린다.


음식에 맞는 홍차의 온도핫티 또는 아이스티

음식과 홍자를 함께 즐길 때, 홍차의 온도에 따라 음식의 맛도 다르게 느껴진다. 유지방과 육류, 생선의 지방 성분을 깔끔하게 없애는 데는 뜨거운 티가 좋다. 무더운 지역에서 식사하거나, 라면, 바비큐 등 소금기와 지방기가 많은 뜨거운 음식을 먹을 경우에는 아이스티가 잘 어울린다. 시원함은 다음 한 입으로 먹는 음식의 맛을 좋도록 하지만, 때로는 맛의 여운도 있다. 특히, 양과자, 전통 과자 등 단것류의 맛과 향을 뜨거운 홍차로 녹여내 천천히 즐기고 싶다면, 홍차를 60도 이상으로 뜨겁게 우려내 마시면 그 뒷맛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빨리 그리고, 많이 먹고 싶은 음식도 있다. 회초밥이나 닭꼬치, 치즈류 등으로 음식을 즐길 때는 먹은 뒤 곧바로 마실 수 있는 40~50도 온도의 약간 미지근한 홍차를 권한다. 입안을 상쾌하게 해 음식이 곧바로 당긴다.

상온의 홍차에 어울리는 음식도 있을까? 이것은 레드 와인을 마시고 싶을 때를 떠올리면 곧바로 이해된다. 레드 와인은 보통 육류 요리와 곁들여 마실 때 차게 하지 않고 상온으로 유지된 것을 마신다. 그 이유는 상온 상태의 레드 와인이 뒷맛이 좋아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홍차도 마찬가지이다. 육류 요리와 홍차를 함께 즐길 경우에는 상온 상태의 홍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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