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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09. 사소한 계기로 누구든 악인이 될 수 있다.

by BOOKCAST 202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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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효과 

사회심리학에는 일명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라고 불리는 교과서적인 실험이 하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필립 짐바르도(Philip Zimbardo)는 이 실험을 통해 ‘사람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에 대한 답을 얻고자 했다.

1971년 짐바르도 교수는 24명의 평범한 대학생 참가자를 모집해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건물 지하실에 모의 교도소를 만들었다. 그는 24명의 피실험자를 두 팀으로 나누어 각각 교도관과 죄수의 역할을 맡긴 후 자신은 교도소장을 맡았다.

그리고 순조로운 실험을 위해 피실험자 모두에게 실험 중에 발생할지 모를 인권 침해에 대한 협의 서명을 받았다.

실험 초기에는 피실험자들이 어색해하며 역할에 몰입하지 못했다. 특히 죄수 역할을 맡은 학생들이 그러했다. 실험 당시 자유분방한 히피 문화의 영향으로 죄수 역할의 학생들은 종종 교도관에게 반발했고 교도관 역할의 학생들 역시 죄수를 압박하고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실험 다음 날 아침부터 모의 교도소에서는 반란이 일어났다.

짐바르도 교수의 개입으로 몇몇 교도관들은 죄수들을 본격적으로 진압해 나갔다. 죄수를 시멘트 바닥 위에 발가벗겨 재우고 모욕적인 고문을 가했으며 샤워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도관들은 역할에 적응하며 점차 잔혹한 방법으로 징벌을 가해 지켜보던 연구원들이 제지해야 할 정도였다.

실험이 시작되고 36시간이 지나자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한 죄수가 신경발작 증세를 보여 실험을 중도 포기했다. 그리고 48시간이 지났을 때 단지 죄수 역할을 맡았을 뿐인 평범한 대학생들이 역시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교도관들의 학대로 이성을 잃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12명의 교도관 중 가장 악명 높았던 참가자 존 베니는 심한 욕설과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고, 다른 교도관들도 점차 역할에 과하게 몰입했다. 심지어 짐바르도 교수조차 방관자 역할에 심취해 고문당하는 죄수들을 보며 흥분해서 자신의 연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것 좀 봐. 정말 끝내주는 장면이야!”

실험은 단 6일 만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다. 이미 권력의 맛에 빠져 버린 교도관들은 역할 놀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결국 짐바르도 교수의 연인이 강력하게 항의한 끝에 실험이 종료되자 몇몇 교도관들은 실험이 중단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짐바르도 교수와 교도관 존 베니, 기타 참가자들 모두 원래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스탠퍼드 교도소’에 갇히면서 잠재된 ‘루시퍼(성경에 나오는 사탄의 이름)’와 같은 악마적 본능을 깨우고 말았다.

이 세상에는 선하기만 한 사람도 없고 악하기만 한 사람도 없다. 이는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선과 악은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잠재되어 상황의 변화와 필요에 따라 제 모습을 드러낸다. 사회질서가 바로잡힌 환경에서 ‘악한 본성’은 깊숙이 감춰지지만, ‘스탠퍼드 교도소’처럼 법으로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을 만나면 권력을 쥔 ‘루시퍼’처럼 언제든지 밖으로 튀어나와 좋은 사람을 악한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루시퍼 효과(Lucifer Effect)’라고 한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발견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도덕과 사회윤리는 항상 선과 악을 구분 지으며 악한 사람을 경계하고 선량하게 사는 것만을 강조했다. 하지만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좋은 사람과 악한 사람이 원래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단지 ‘선량하게 살아가는 사람’과 ‘나쁘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규정지어 방심해서는 안 된다. 좋은 사람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좋은 사람일 뿐 상황이 돌변하여 무자비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쥐면 당장이라도 악마 같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누구나 옷장 속에 해골을 감춰두고 산다.’

다시 말해 아무리 좋은 사람도 마음속엔 악한 본성이 감춰져 있다. 누군가를 향한 절대적 신뢰는 언제 깨어날지 모를 ‘루시퍼’에게 자신의 운명을 쥐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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