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이 포도당을 만드는 방법
아주 오래전, 우리 행성은 물과 진흙으로 이루어진 암석 덩어리 불모지였다. 생명이라곤 바다에 사는 박테리아와 원시 생물뿐이었다. 이 푸른 행성의 한구석 어딘가에서 마법이 일어났다. 아주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작은 새싹 하나가 지구의 지각을 뚫고 잎 하나를 열었다. 생명의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린 순간이었다. 그 새싹은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일까?
한때 사람들은 식물이 ‘토양을 먹는다’고 생각했다. 식물이 토양으로 만들어졌다고도 생각했다. 1640년대 플랑드르의 과학자 얀 밥 티스트 반 헬몬트는 그것이 진짜 사실인지 확인하고자 했다. 그는 200파운드의 흙으로 채워진 커다란 화분에 5파운드의 아기 버드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5년 동안 버드나무에 물을 주면서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5년이 지난 후 버드나무가 자라자 화분에서 꺼낸 후 무게를 다시 쟀다. 처음 쟀을 때보다 164파운드가 늘어난 169파운드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분에 있는 흙의 무게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버드나무의 164파운드가 다른 곳에서 왔음을 의미했다.
식물이 토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지구의 빛을 이제 막 본작은 새싹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그 새싹을 ‘제리’라고 부르겠다. 제리는 아주 멋진 능력을 가진 첫 번째 생명체였다. 흙이 아닌 공기를 물질로 바꾸는 능력을 갖고 있었고,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토양에서 왔지만 토양은 아닌 물을 결합해 이 세상에 없던 물질로 자신을 만들었다. 이 물질을 오늘날 우리는 포도당이라고 부른다. 포도당 없이는 식물도 생명도 존재할 수 없다.
버드나무 실험 이후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연구자들이 양초, 진공 항아리 및 다양한 종의 조류를 이용하는 실험으로 식물이 하는 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마침내 해독에 성공한 이들은 미국인 과학자 멜빈 캘빈, 앤드류 벤슨, 제임스 바샴 세 사람이었다. 이 발견으로 캘빈은 196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식물이 하는 일의 과정은 ‘캘빈-벤슨-바샴회로’로 불리게 되었다. 솔직히 귀에 쏙 들어오는 명칭은 아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광합성이라고 부른다.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탄소와 물을 포도당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일단 포도당이 생성되면 식물은 포도당을 분해하여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자신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사용하기 위해 그대로 유지한다. 이보다 나은 성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문장의 끝에 있는 마침표에 포도당 분자 500,000개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포도당은 매우 작으며, 빠르게 이동한다. 또한 식물의 단단한 줄기, 유연한 잎, 과즙이 풍부한 열매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된다. 탄소로 다이아몬드와 연필 심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식물은 포도당으로 다양한 물질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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