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클라우드 국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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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창세기가 왔다
 
인류가 그동안 생산한 데이터의 90%는 2016년부터 2018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인류가 생산한 데이터의 양인 “디지털 우주”는 2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인류는 새로운 창세기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창세기의 인류는 창조주이자 피조물입니다. 네트워크의 소비자였던 인간은 이제 네트워크의 생산자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세상의 확장은 새로운 인류, 새로운 사회를 만듭니다. 디지털 격차, 소득 격차의 심화, 지속가능성의 위기, 고령화와 인구 감소, 국가 간 패권 경쟁. 21세기 국가 체제가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입니다. 디지털 창세기 시대에 과연 기존의 국가 시스템으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시스템으로 솔루션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디지털 창세기의 새로운 국가상을 그려보았습니다. 우리는 이를 ‘클라우드 국가(Cloud Crowd State)’라고 부릅니다.

 

클라우드 국가, 연결된 시민들이 만들어 낸 네트워크
 
클라우드 국가는 네트워크 국가입니다. 가상화기술은 개인이 거대한 하드웨어를 구축하지 않고도 네트워크를 통해 광범위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클라우드 국가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크라우드 펀딩의 원칙이 공존하는 국가입니다. 지리적 경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크에 소속된 사람이면 누구나, 성별, 출신 지역, 계층에 구애받지 않고 같은 시민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연결된 시민이 만들어 낸 네트워크 공동체가 클라우드 국가입니다. 네크워크 상의 쟁점과 논의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고 블록체인으로 신뢰를 확보합니다. 개인의 목소리가 다수결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시민이 생산자이자 소비자, 그리고 의사결정자인 사회
 
클라우드 국가는 네트워크 국가입니다. 이 국가 속에서 개인은 네트워크의 생산자이자 소비자, 그리고 의사결정자의 지위를 갖습니다. 연결된 개인들이 상호작용하며 만드는 데이터는 네트워크의 기초를 이루는 자산입니다. 인간-네트워크-정보의 상호작용이 순환과 재생산을 거듭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권력 집중, 자본에 의한 지배, 인간 소외, 정치의 탈정치화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다양성과 관용, 투명성이 확보되는 만큼 동시에 정보에 대한 책임성과 안전성이 요구될 수밖에 없습니다. 커뮤니티별로 담론이 활발해지고, 적극적인 시민 참여가 자연스러워집니다. 그만큼 의사결정을 할 때도 자본에 기초한 이해관계보다는 자신이 가치를 두는 네트워크가 더 중요해집니다. 때문에 클라우드 국가는 근대 국가 체제의 한계를 해소하는 대안적 모델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사익보다 커뮤니티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를 분산과 초연결 네트워크로 만들 수 있습니다.
 
 
더 유연하고 민첩하게, 그리고 시민이 더욱 존중받는 사회계약
 
클라우드 국가는 21세기에 사회계약을 다시 쓰도록 합니다. 클라우드 국가는 계약 주체로서의 시민의 지위를 향상시킵니다. 클라우드 국가는 더 자유롭고 유연하며, 더 존중받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관계의 제약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네트워크의 다양한 소규모 커뮤니티는 매우 효율적이며 투명한 조직입니다.
 
 
디지털 창세기 국가의 진화
 
그렇다면 클라우드 국가와 기존의 국가는 무엇이 다를까요? 클라우드 국가가 출현하면 기존의 국가는 사라지는 걸까요? 베버는 국가를 ‘영토 내에 국민들에 대하여 합법적으로 물리적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 체계’라고 정의했습니다. 영토, 국민, 합법적인 강제력, 이 세 가지가 오늘날의 국가를 규정하는 개념입니다. 클라우드 국가는 이러한 국가의 속성을 디지털 우주로 확장했습니다. 디지털 영토라는 새로운 공간이 국가의 새로운 활동영역이 되었습니다. 이 디지털 영토에서 활동하는 국민은 국경이나 민족이라는 물리적 개념에서 자유롭습니다. 디지털 우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출생 배경이나 국적에 얽매이지 않고 클라우드 국가의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창세기의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 위한 상상 실험
 
클라우드 국가는 현실 국가의 디지털 버전이지만, 단순히 현실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국가에서 구축한 정보와 네트워크가 현실을 변화시킬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