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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오늘 한잔?>

06.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대장암 확률’은 급상승

by BOOKCAST 202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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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바이스 미조우에 데쓰야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 역학·예방연구부 부장

매일 술을 즐겨 마시는 애주가에게 ‘암’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병이다.

암은 일본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이 63%, 여성이 47%에 달한다. 그리고 알려진 대로 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은 음주이며, 특히 후두암과 식도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필자의 지인 중에도 위스키 온더록스를 물처럼 마시다가 식도암에 걸린 사람이 있었다.


적색육과 가공육의 섭취가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


여러 가지 암 중에서도 중년의 직장인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대장암’이 아닐까 싶다. 국립암연구센터가 2016년 8월에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암 부위별 발병 수에서 대장암은 남녀 각각 2위, 남녀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여성 암 사망 원인 1위에 오르기도 했다(남성은 3위). 대장암은 한창 활동할 나이인 50대 이상 연령대부터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50대인 필자로서도 은근히 긴장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고 보니 술 좋아하는 친구들로부터 ‘종합 검진에서 대장에 용종이 발견됐다’, ‘대장암 초기로 진단받고 수술했다’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유명인 중에도 대장암을 앓거나 오랜 투병 끝에 타계한 분들이 적지 않다.

 


필자는 그동안 고기와 지질 위주의 식생활이 대장암의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2015년 ‘적색육과 가공육의 섭취가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라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각종 매체에서도 대대적으로 다루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원인은 그뿐만이 아닌 것 같다.

사실은 음주가 대장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신빙성 있는 이야기일까. 음주는 대장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국립국제의료 연구센터 임상연구센터의 미조우에 데쓰야 씨에게 물어보았다.



일본의 대장암 사망자는
연간 약 5만 명에 달한다.

 

먼저 대장암의 현재 상황이 궁금했다.

“예전에는 서양인에게 많은 병이라고 했는데,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장암 사망자는 연간 약 5만 명에 달하니까요.”

역시 서구화된 식생활이 문제인 걸까?

“지적하신 대로 생활 습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인은 장이 길어서 서구형 식사, 즉 적색육과 지질이 많은 식사를 하면 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적색육과 가공육의 위험성이 한동안 화제가 된 것은 잘 아실 거예요. 그런데 대장암의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것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음주도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국립암연구센터에서는 일본인의 암과 생활 습관의 인과관계를 평가한다. 국내외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체 및 부위별 암 발병 위험도를 평가해 ‘암 발병 위험도・예방 요인 평가 일람’을 작성해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대장암 발병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 중에 ‘확실’ 등급을 받은 유일한 요인이 음주이다. 그 뒤를 잇는 ‘비만’은 ‘거의 확실’ 등급을 받고 있다.

미조우에 씨 연구팀은 2008년 총 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5가지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분석해, 일본인의 음주와 대장암 발병 위험도를  평가한 뒤 전문지에 발표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남녀 모두 음주량이 많을수록 대장 전체, 결장, 직장에 암이 생길 확률이 높았으며, 특히 남성에게서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미조우에 씨의 분석 결과를 보면 남성은 순수 알코올로 환산한 1일 알코올 섭취량이 23~45.9g, 46~68.9g, 69~91.9g, 92g 이상인 그룹의 발병 위험도는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에 비해 각각 1.4배, 2.0배, 2.2배, 3.0배로, 알코올 양에 비례해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은 1일 알코올 섭취량이 23g 이상인 그룹의 발병 위험도가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1.6배 높았다.

 

 

알코올 섭취량과 대장암 발병 위험도의 관계(남성)

 

 

 

술을 마시는 사람의 대장암 발병 위험도는 알코올 섭취량에 비례했다(알코올을 전혀 마시지 않는 그룹을 1로 했을 때의 상대적인 발병 위험도). 1일 알코올 섭취량이 15g 증가할 때마다 대장암 발병 위험도가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Am J Epidemiol. 2008; 167:1397-1406)

솔직히 대장암에 미치는 음주의 영향이 이 정도로 확실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대장암을 걱정하는 애주가들은 걱정할 만한 데이터이다. 순수 알코올 23g은 사케 1홉 정도에 해당한다. 애주가에게는 결코 많은 양이 아니다.

대장은 크게 항문 근처의 직장과 그 위에서 급하게 꺾이며 위로 이어지는 결장(S상 결장)으로 나뉘는데, 이 부위의 암 발병 위험도가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은 ‘결장’과 ‘직장’으로 나뉜다.

 

대장암 중에서도 ‘직장암’과 ‘S상 결장암’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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