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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오늘 한잔?>

04. 맥주를 마실 때 소변이 마려운 이유?

by BOOKCAST 2020.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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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바이스 하야시 마쓰히코
게이오기주쿠대학병원 혈액투석센터장/교수

술자리가 시작되고 연거푸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슬슬 소변이 마려워진다. 일단 화장실에 가기 시작하면 봇물 터지듯 짧은 시간에 여러 번 가는 일도 적지 않다. 주당들은 소변을 봄으로써 몸 안의 알코올을 배출할 수 있다고 멋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 생리 현상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잦은 과음으로 인해 ‘초토화’가 될 우려가 있는 기관은 바로 ‘신장’이다.

신장은 소변을 만들고 혈액 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신장과 알코올의 관계에 대해 게이오기주쿠대학병원의 교수인 하야시 마쓰히코 씨에게 물어보았다.


소변량은 마신 맥주량의
1.5배가 되기도 한다!


“음주 중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은 알코올이 뇌하수체의 항이뇨호르몬을 억제해 필요 이상으로 소변이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맥주를 마셨을 때의 소변량은 실제로 마신 술의 양보다 1.5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 섭취는 수분 보급은커녕 오히려 체내의 수분량을 떨어뜨리고 탈수를 유발할 위험이 있습니다.”

 

 

 


주당들 중에는 물 대신 맥주를 마신다는 사람이 많은데, 수분 보급은커녕 오히려 체내 수분을 배출하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술기운이 더 오르면서 갈증을 더 심하게 느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알코올 때문에 손실된 수분을 물로 보충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긴 한데 문제는 양입니다. 음주 중에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수분을 과잉 섭취하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필요 이상으로 떨어져서 저나트륨혈증을 초래, 허탈감과 식욕부진, 구역질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술의 양과 비슷하게 마시면 됩니다.”

하야시 씨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을 만한 것이 있다. 그중 하나가 ‘소변 색의 변화’이다.


소변의 색이 진하고 양이 적으면
탈수의 징후?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보통 ‘옅은 노란색’을 띤다. 혈중 헤모글로빈에 있는 헴(Heme) 분자가 노폐물로 바뀌어 배출된 것이 소변을 노랗게 만드는 우로빌리노겐이라는 물질이다.

“즉, 소변이 옅은 노란색을 띠는 것은 적정량의 헴 분자가 들어 있고 또 수분 과잉 상태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물만 대량으로 마시면 소변의 색이 옅어지면서 차츰 투명에 가까워지죠. 반대로 술만 마시고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신장이 평소처럼 기능하지 못해서 점점 진한 노란색의 소변이 나오게 됩니다. 게다가 소변량이 감소하면 가벼운 탈수 증상이 동반될 우려가 있습니다.”

대량의 소변을 여러 번 봤다고 해서 알코올이 배출됐다고 기뻐할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소변의 양이 줄어드는 것은 ‘탈수 징후’일 수도 있다!

신장이라고 하면 흔히 인체의 불순물을 걸러내고 소변을 배출하는 기능만 떠올리기 쉽다. 신장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생명 유지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체내의 수분 유지를 제어하고’, 또 ‘인체에 없어서는 안 될 염분을 조절한다’.

“염분을 과잉 섭취하면 자연히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집니다. 그러면 세포의 삼투압이 높아져서 수분을 보충하려고 하죠. 이때 혈액을 정상적인 염분 농도(0.9%)로 복구하기 위한 호르몬이 신장에서 뇌로 분비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은 심한 갈증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물을 원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안주이다.
애주가들의 단골 안주에 들어 있는 대략적인 염분 함량을 보면 젓갈 4.8g, 어묵튀김(3개) 3.3g, 건어물(5~6마리) 2.0g, 닭튀김(3조각) 1.16g이다. 이것만으로도 벌써 11.26그램의 염분을 섭취한 셈이다(출전: 《식품 80㎉ 가이드》 여자영양대학 출판부).

후생노동성이 정한 나트륨(염분)의 하루 섭취 기준은 남성 8g 미만, 여성 7g 미만인데, 평소 애주가들이 즐기는 안주에 포함된 염분 함유량이 꽤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알코올만으로도 탈수 현상이 오는데 염분까지 가세하면 ‘갈증의 악순환’은 더욱 심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몸은 갈수록 수분을 원하지만, 애주가들은 오히려 목을 축인다며 술잔에 손을 뻗는 빈도가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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