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스파이더맨의 비애> 연재 예고

남다르게 평범한 여성의 가족과 책과 인생

책을 여는 말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주이야기를 썼다. 어디 풀 곳도 없고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아서 엄마인 나를 늘 좌절하게 했다.

육아는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었고, 모순투성이 엄마는 항상 흔들리고 약해지고 답답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행복과 기쁨에 1순위를 두었던 것은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다.

이제 20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은 최소한 ‘자기 행복에 대해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 덕분에 엄마인 나는 조금 마음을 놓아 본다. 자기 행복을 아는 사람이 남의 행복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따뜻한 사회 일원이 되리라 생각한다.

요즈음은 ‘혼자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혼자 하는 말도 점점 늘겠지,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잘 노는 사람, 건강하게 더불어 노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23년 결혼 생활 동안 옆에서 힘껏 도운 남편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사춘기 아이들과의 티키타카를 겪으며 엄마와 아이들의 성장기를 담은 「마주이야기」, 일상에서 만난 생각을 적은 「혼자 하는 이야기」,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 준 독서에 관한 「책 이야기」와 마지막 4부 「팟캐스트, 스토리텔러들의 책수다 이야기」는 오랜 시간 서로 마음과 시간을 맞춰 진행한 <스토리텔러들의 책수다>에서 내가 진행했던 부분을 따로 편집한 것이다.

부족한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애써주신 인사이트브리즈 출판사 임신희 대표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22년 첫 달에. 홍정임

# 마주이야기를 시작하는 말

<마주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공부 못하는 아이’로 살아가는 중2 아들에 대한 응원기였다. 한국은 학교생활 중 아이에게 원하는 것이 주로 공부인데, 공부 못하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너, 참 힘들겠구나!’ 하는 안타까움에 적었던 글이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시간이 흘러서 중3, 중2이던 두 아들이 어느덧 군대를 다녀와서 20대 청년으로 성장했다. 참 고마운 일이다.

물에게 ‘사랑해’, ‘감사해’ 하고 말해주면 물은 가장 아름다운 결정체를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나도 자식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보살피고 영향을 주는 아이들이 좋은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서였다.

그런 마음으로 ‘마주이야기’를 썼는데, 사실은 내 마음을 달래는 것에 더 도움을 받았다. 이제 책으로 출판하게 되니 정말 감회가 새롭고 기쁘다.

※ 마주이야기는 ‘대화’라는 뜻의 순우리말로 말을 그대로 적은 글이다.

# 등장인물

아빠 : 나이 45세. 회사원. 큐브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규칙주의자다. 원래 그다지 아이를 반기지 않았으나 결혼 후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좋은 아빠가 되고자 애쓰는 가정적인 사람이다. 7시면 칼퇴근하여 가족과 식사 시간에 대화를 즐긴다.

엄마 : 나이 44세. 주부. 자신이 꼼꼼하고 철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사실은 허당일 때가 더 많다. 다정다감한 성격이지만 좋고 싫음이 분명한 편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참을성이 훨씬 더 많아졌다.

빈 : 중3. 자상하고 친절한 성격으로 배려심이 많은 편이다. 특히 동생 진이와 사이좋은 형이다. 연년생으로 친구처럼 친하지만, 사춘기에 들어서 동생과 다툼이 많아졌다.

진 : 중2.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으로 원하는 것은 꼭 얻고 만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요구하는 것도 많다 보니 기회를 더 얻는 편이다. 놀기 좋아하고 게임도 잘하고 적응도 잘하지만 공부하기를 제일 싫어한다. 형을 잘 따르며 허물없이 지낸다.

저자 l 홍정임

일산에 살면서 여유로운 삶을 배웠다.
가까이 있는 호수도 가고
심학산도 한 번씩 가면서
느리게 사는 삶에 점점 익숙해졌다.
책을 출판할 용기를 내기까지 오래 망설였으나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고자 결심하게 되었다.
책을 읽고 바람을 맞으며
오늘도 계속 나아지는 삶을 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