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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만 보면 남편이 물어본다.
“공부도 못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거야?”로 시작해서
“네가 정말 한심하다. 공부를 해보기나 했냐?”는 말로 끝난다.
오늘도 2시간을 실컷 닦달당하고 힘이 없어 보였다.
몇 시간 후.
핸드폰을 들고 게임을 하는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 : 진아, 네가 힘들고 외로울 때 엄마가 항상 옆에 있을 거야.
진 : 항상?
엄마 : 응.
진 : 옆에만 있으면 뭐 해?
엄마 : 엄마가 너 대신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왜냐하면, 결국은 네가 헤쳐나갈 길이니까.
진 : …….
엄마 : 계속 옆에 있어 줄게.
진 : (핸드폰만 보는) …….
엄마 : 응?
진 : 알았어.
아이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다시 게임을 한다.
나도 빨래를 마저 갠다.
우리 사이에 침묵이 있지만
우린 안다.
서로 믿고 있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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