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침에 일어나니 작은 아이가 큰아이 방에서 함께 자고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물었다.
엄마 : 진아, 자다가 무서운 꿈 꿨니? 그래서 형 방에서 잤어?
진 : 엄마, 어제 진짜 무서웠어. 내가 스파이더맨이 된 거야.
엄마 : 스파이더맨?
진 : 어. 근데 엄청 높은 빌딩에서 형한테 뛰어내리라고 했거든.
내가 잡아 준다고.
엄마 : 그래서?
진 : 형을 놓쳤는데, 죽은 거야. 얼마나 무섭고 놀랐는지 몰라.
자다가 깨서 형 방에 갔잖아.
엄마 : (웃으며) 그래. 괜찮아. 개꿈이네.
두 아이가 학교에 갔다 오더니 학원 갈 준비를 한다.
큰아이가 큰소리로 나를 불렀다.
엄마 : 어. 왜?
형 : 엄마, 진이가 나한테 새 자전거를 준대.
엄마 : 진짜?
형 : 엉. 영원히 가지래. 어제 살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엄마 : 정말? 하하하.
형 : (좋아하며) 엄마, 내 자전거 안 사줘도 돼. 학원 갔다 올게.
큰아이는 신나게 새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엄마 : 진아, 형한테 자전거 줬어?
진 : 어. 진짜로 줬어.
엄마 : (안아주며) 어이구! 멋진 동생이네.
“꿈속에 나왔던 형은 지금 사춘기의 형이 아니고, 그 이전에 나한테 잘해줬던 착한 형이었어. 그래서 자전거를 준 거야”는 말을 남기고 작은 아이는 삼 년도 더 된 낡은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 갔다.
반응형
'시·에세이 > <스파이더맨의 비애>'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 작심 1일 (1) | 2022.05.29 |
---|---|
02. 위로 (1) | 2022.05.27 |
01. 공부 빼고 다 잘하는 아이 (1) | 2022.05.26 |
00. <스파이더맨의 비애> 연재 예고 (1) | 2022.05.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