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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시험을 끝낸 일주일 뒤 작은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 : 진아, 이번 시험에서 반 이상 맞은 과목은 잘했는데
예고에 가려면 내신 성적이 최소 70점 정도 돼야 해.
진 : …….
아이는 공부에 취미가 없다. 없어도 너무 없어서 걱정스럽다.
기획사 연습생으로 가겠다는 걸 겨우 말려서 예고 진학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엄마 : 예고 경쟁자가 많은데, 1차에서 성적으로 떨어지면 정말 억울하잖아.
진 : 이번엔 시험 준비 기간이 짧았어.
다음 기말시험 땐 한 달 전에 공부할 거야.
엄마 : 그럼 게임을 줄여야 공부에 집중할 수가 있잖아.
매일 게임 생각만 하다가 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하루에 게임하는 시간이 너무 많잖아.
진 : 어떡하지…….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다.
진 : 엄마, 피파게임을 싹 지울까?
엄마 : (환한 얼굴로) 그럴 수 있어?
진 : 한 달 정도만 지우는 거지.
아이는 편안한 얼굴로 방에 가서 잠들었다. 엄마는 더 편안한 얼굴로 기분 좋게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밥을 먹으면서 아이가 진지한 얼굴로 내 얼굴을 쳐다본다.
진 : 엄마, 생각해 봤는데, 게임을 지울 필요는 없는 거 같아.
학교 갔다 와서 학원 갈 때까지 내가 뭐 하겠어?
엄마 : (멍한 얼굴로) …….
아이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
처음부터 다시 시. 작. 이. 다.
협상은 멀고,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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