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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제작4

09. VR 저널리즘_용균이를 만났다, 다른 사람의 기억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첫 번째 방송 이후에 조금 더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늘에 있는 가족을 만나는 경험을 사회적으로 가치 없다고 비난해준 분에게도 고마운 마음이었다. 시즌1에서 엄마와 나연이의 사연을 같이 지켜보고, 그 느낌을 전달한 것은 평생 만나기 힘든 아름다운 경험이었고, 자신의 감정을 떠올리고 의미를 찾아준 시청자분들에게도 너무나 감사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VR로 누군가를 만난다’는 개념 이 조금 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것인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휴먼 스토리를 너무 신파적으로 연출하는 게 아니냐, 과연 그런 기술의 결합이 사회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는 말에 대한 답을 프로그램으로 대신하고 싶었다. 교양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이곳을 이끌어온 한 축이 사람의 이야기 (휴먼 스토리)라면,.. 2022. 11. 14.
07. 시즌2_‘로망스’ VR로 이루어진 단 하루의 만남, “거기 있나요? 내가 왔어요.” 프로그램을 마치고 아이와 제주해녀박물관을 찾았다. 그곳에서 나는 VR이나 AR을 결합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했다. 예를 들어, 어두운 공간에서 시작해 파도가 치고 바닷속이 느껴지는 영상, 소리, 냄새 등이 나를 감싼다. 그리고 그곳에 한 소녀가 등장한다. 할머니의 이미지로 남은 해녀가 아니라 철없는 소녀가 등장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거치며 할머니가 되어간다… 이런 스토리를 평생 함께하는 아름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바다의 이미지와 함께 풀어낼 수 있다면. 시간 여행 후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박물관을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런 거, 언젠가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즈음에는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원격 회의가 일반화되고, 메타버스 관련주가 폭등하고 있었다. 이왕 발을 .. 2022. 11. 12.
03. 시즌1_나연이네 가족, 낯선 VR와의 첫만남 사실 이 일을 하면 누군가를 잃은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난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연에 둔감해지고,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고 아이템이 될까 안 될까를 고민하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그런데 그날은 그냥 들었다. 너무 맑은 날에, 나연엄마가 눈물을 흘리면서 인생이 실패로 느껴진다고 했다. 아이를 잃으면 엄마는 그냥 슬프기만 한 게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자기 자신을 손가락질하는 인간이 된다. 이상하게 화가 났다. 나라면 어떨까. 아이를 지키지 못했을 때, 나라면 누구를 손가락질할까. 나와 비슷한 연배인 나연엄마는 90년대 개그감을 갖고 있어서 대화하며 자주 웃었다. 그런데 왜 나연엄마는 아이를 잃고 3년 동안, 그렇게 아픈 기억을 기록하고 있었을까. 나연엄마는 농담처럼, 이제 갱년기가 오는.. 2022. 11. 8.
02. 테크놀로지, 빅테크, VR 엔진.... 기억을 과학기술로 구현할 수 있을까?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이 나온 게 2008년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그때 나는 이미 7년 차 PD였다.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를 뭔가 어렵고 SF적인 것으로 느끼며, 우리의 삶과 결합한 약간 소프트한 느낌의 테크놀로지는 생각하지도 못 했다. 방송은 서서히 기울어갔다. 네이버와 카카오같이 개발자를 보유하고 삶의 영역을 바꾸는 빅테크 기업을 방송사와 비교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 되었다. 그래도 를 만들며 외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계속 업데이트되는 신기술을 받아들이고, 될 만한 아이템을 찾는 일은 다이내믹했다. V사와 최종 계약했다. 방송이 나간 뒤에는 둘 다 웃을 수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미안한 금액이고, 무모한 도전이었다. 의기투합했던 나날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 202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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