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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식3

00. <바람이 되어서라도 한 번만> 연재 예고 엄마의 몸이 한 줌의 재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 버린 지 4년, 혼자 억누르던 이야기들을 세상으로 날려 보낸다 프롤로그 새가 노래한다 편안하다. 가슴 깊이 숨겨두었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혼자 오십 년을 넘게 그것들을 꼼짝 못하게 억누르고 있었다. 스멀스멀 고개를 들기라도 하는 날이면 왈칵 쏟아지는 눈물에 풀이 꺾여 다시 숨어버린 이야기들. 이제 가볍고 아름다운 날개를 달아 밝은 세상으로 날려 보내려 한다. 언제나처럼 따라다니던 엄마의 삶 그리고 그 일부가 되어버린 내 삶.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것 같던 엄마가 아주 먼 길을 떠나고, 이젠 가끔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려 한다. 내 어깨를 두 팔로 살포시 보듬고 조용히 속삭여준다. 수고했다고, 이제 다 지난 .. 2022. 7. 13.
10. 성장 : 멈추기 전까지 끝 모르고 자람 (마지막 회) 행복은 미덕도 기쁨도,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 오로지 성장이다. 우리는 성장할 때 행복하다.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잘 커라.” 설 명절에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을 찾아뵈면 세배로 큰절을 받으신 연후에 세뱃돈을 주시며 덕담으로 자주 하시던 말씀이다. 잘 커라. 잘 크라는 이 짧은 말이 새삼 얼마나 크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지.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따라서 무한히 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3음절 ‘잘 커라’는 풀어쓰면 ‘해님과 물과 바람과 신체적, 심적, 정신적, 인간적 양분 등등의 도움으로 무럭무럭 잘 자라라’는 의미이다. 만물은 태어난 이상 성장한다. 동물도 식물도. 성장이 멈춘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한다. 노화도 성장의 일부 분임에랴. 내 키 요량하고는 아이들 키가 큰 편이다. 선방했다. 다.. 2022. 7. 13.
07. 역할 : 타인들의 영혼이 붙어 있는 인간은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므로 불행한 것이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 혈연과 관련해 최소 2개 이상의 타이틀을 갖게 된다. 일차적으로 성별에 따라 부모님의 딸이나 아들이 될 것이다. 이차적으로는 생존 여부에 따라 (외)조부모에 대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외)손자나 (외)손녀가 될 것이다. 요사이는 핵가족화되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삼촌이나 이모의 경우가 많이 줄었지만(아니, 숫제 이모나 삼촌이 있기도 드물다)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15~20세 많은 형제자매지간이 많았다. 그러면 엄마와 아들/딸이 비슷한 시기에 임신해 조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태어나 같이 크는 이모/삼촌들이 많았다. 가문이 번성해 족보가 다복한 집안의 경우 신생아가 삼촌이나 이모/고모의 촌수..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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