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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가오리소설가3

06.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뼛속 깊이 스며드는 맛과 차가움. 낮에 경찰서에는 쥰이치 외에 시노다 간지의 유족과 미야시타 치사코의 유족이 와 있었다(사정 정취는 따로따로 받았지만, 첫 설명은 한방에 모여 다 같이 들었다). 유족도 아닌 쥰이치가 불려 간 까닭은 그렇게 하도록 유서와 함께 쥰이치의 연락처가 남겨져 있었기 때문이며 경찰의 설명에 따르면 츠토무에게는 일가친척이 없는 듯하다. 확실히 줄곧 독신을 유지해 왔고 외동이라서 형제자매도 없고 양친은 이미 타계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친척도 없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쥰이치는 알 수 없었다. 사촌이든 육촌이든, 그 자녀든 손주든 누군가는 있지 않을까. 아니면 츠토무 자신의 숨겨 둔 자식이라든지? 쥰이치가 아는 것만 해도 츠토무에게는 여자가 몇 명인가 있었다. 여자뿐만이 아니다. 츠토무에게는 친구도 아주 많았.. 2022. 9. 27.
00.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연재 예고 갖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사람도, 이곳엔 이제 하나도 없어… 수많은 작품으로 국내 48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에쿠니 가오리의 신간 장편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 『도쿄 타워』 등 수많은 작품으로 국내 48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저자 에쿠니 가오리가 신간 장편 소설로 찾아왔다.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신간으로 돌아온 에쿠니 가오리는, 유려한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잔잔한 매력을 선사한다.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발생하는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치밀하게 엮어 전개한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담담하고 섬세한 문체를 통해 여러 인물들의 삶이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특히 이번 신간은 팬데믹 시대를 반영함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 2022. 9. 20.
03. 순수하고 착한 아이니까, 곧 돌아올 거예요. 어째서 옆집 부부가 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에드워드와 앨리스 벌링턴 부부는 선량한 사람들이지만, 이래서야 마치 옆집 사람이 달려와야만 할 만큼 심각한 사태가 이 집에서 일어난 것 같지 않은가. “언제 온 거야?” 그 사람들을 가리키며 아내 리오나에게 일본어로 슬며시 물었더니, “아까. 경찰차 왔을 때.”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사카 우루우는 영 마뜩잖다. 에드워드가 어깨를 두드리며 위안의 말을 건네는 것도, 앨리스가 커피를 권하는 것도. 신고를 받고 바로 와 주었지만 30분도 안 돼 돌아간 경찰 둘이 하나같이 애들처럼 어려 보였던 것도, 현재로썬 사건성이 없다는 둥 의례적인 말만 했던 것도. 사건이 되고 나선 늦으니까 신고한 것인데―. “순찰 차량에는 연락을 해 두었으니까요.” 뚱뚱한 흑인 여성 경..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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