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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6

01. 영어가 흔해진 시대, 얼렁뚱땅 영어는 ‘글쎄요?’ 저는 네이티브 영어의 미덕은 화려한 발음과 빠르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쉬운 영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영어유치원에서 주최한 학부모 간담회에 간 적이 있습니다. 영어유치원답게 벽에 ‘We Make Our Future!’라는 구호가 붙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마음이 좀 찜찜했습니다. 문장이 어색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어로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나가요!’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에요. 만일 TV시리즈〈프렌즈〉의 챈들러와 같은 시니컬한 미국인이 본다면 "Who doesn’t?(누군 안 그래?)”라고 할 법한 구호였어요. 영어 문장으로 온전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그’ 미래가 밝고, 건설적이고, 진취적인 미래라고 설명해 주는 편이 낫다는 것이죠. 더 아쉬웠던.. 2022. 9. 10.
00. <나의 마지막 영어공부> 연재 예고 우리는 왜 영어공부에 성공하지 못했을까? 반복되는 작심삼일은 이제 그만! 죽은 영어도 다시 살리는 기적의 공부법! 이제는 필수 스펙이 된 영어. 영어 점수 없이는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직장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하거나 거래처와 소통할 때도 영어 회화 실력이 중요해졌다. 남녀노소 누구나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영어’라는 벽은 높기만 하다. 시중에 각종 학습법과 교재는 참 많은데 뭘 골라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한다. 왜 우리는 영어공부만 시작하면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걸까? 통역사로 십수 년간 활약한 저자는 그 누구의 영어도 ‘완벽’할 수 없다고 조언한다. 사실 한국인인 우리의 한국어도 완벽하지는 않다. 모든 한국인이 표준어를 쓰고, 맞춤법을 완벽.. 2022. 9. 8.
09. 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링 위에 오른다는 것 운 좋게 기회를 잡아 물 건너 미국에 오기는 했지만 학창 시절부터 나를 괴롭힌 영어는 여기 와서까지 나를 힘들게 했다. Stationery 사건 이후부터 뭔가 내가 맡은 일에 문제가 생기면 은연중에 내 영어 실력을 탓하는 시선을 느껴야 했다. 언어라는 게 하루아침에 술술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어가 완벽해지기 전까진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었다. 호텔 일이 컴퓨터나 기계로 하는 일이 아니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언어로 소통하는 일이 기본이다 보니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은 무능력이면서 민폐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약점을 행동으로 보완하려 남들이 하기 꺼려하는 일을 도맡아 했다. 그런데 육체노동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딱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전화 받기였다. 얼굴을 보고 말을 하면 상대의 표정이.. 2022. 3. 3.
07. 당신이 있어 호텔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호텔 직원으로서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건 중대한 결격 사유니 할 말이 없었다. 게다가 VIP에게 컴플레인까지 받았으니 근무 자격 미달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이 되어도 호텔 측에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출근했다. 설사 내가 이곳에서 잘린다고 하더라도 그 손님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에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었다. 리츠칼튼에는 손님이 말하지 않아도 손님에게 만족스러운 환경을 갖추기 위해 데이터를 구축해 둔다. VIP 손님 정보를 기록한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봤다. 그는 보스턴에 있는 회사 임원이고 아들 셋을 두었으며 커피는 무설탕 감미료를 넣어 마시고, 신문은 월스트리트 저널을 선호한다.. 2022. 2. 28.
06. 서투른 영어가 컴플레인을 불러오다. 리츠칼튼 본사에 채용되는 놀라운 행운을 누리게 되었지만 나는 영어에 자신이 없었다. 생활 영어도 완벽하지 않았고, 조금이라도 전문적인 단어가 섞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실 영어가 내 발목을 잡은 게 이번에 처음은 아니었다.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창 시절 내내 가장 못한 과목은 영어였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상대해야 하는 호텔 직원이라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특히 리츠칼튼 같은 일급 호텔은 적지 않은 돈을 내고 투숙하는 손님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손짓 발짓을 해 가며 스태프에게 이해시키는 수고를 하기 원치 않는다. 그러니 영어 때문에 곤혹스러운 나는 매 순간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그랬음에도 결국 VIP 손님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영어 단어.. 2022. 2. 26.
05. 한국이 어디야? 왜 영어를 못해? 미국에서 나의 첫 근무지가 된 아멜리아 아일랜드는 플로리다주의 북쪽, 조지아주와 가까운 대서양에 인접해 있는 조그마한 섬이다. 겨울 최저 기온이 7도이고 여름 최고 기온은 30도 정도여서 플로리다주의 남쪽 도시만큼 항상 덥지만은 않다. 습도가 늘 60% 이상이어서 공기가 끈적끈적하다. 당시 아멜리아섬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섬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교류가 적은 곳이었다. 외지인들도 거의 없고 흑인도 손꼽을 정도였다. 당연히 한국인은 이 섬에 나 혼자였고 중국인 한두 명이 살고 있는 정도였다. 이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는 당연히 모르고 내가 왜 영어를 잘 못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매일 섬을 걸어 다니다 보니, 그 작은 섬에서 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워낙 작은 섬이어서 주변 동료들은..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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