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날마다 뜨고 진다. 그러니 해돋이와 해넘이도 날마다 볼 수 있다. 물론 날이 좋아야 하고 부지런해야 한다. 사람들은 새해 첫날 해돋이와 묵은해 마지막 날 해넘이에는 더 의미를 둔다. 살다 보면 바다로 스러지는 해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시흥 오이도로 가자. 오이도는 90년 전까지 섬이었다. 나지막한 산이 있고,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있었다. 수렵과 채취가 쉬웠기에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일제강점기에 갯벌을 염전으로 만들면서 육지화되기 시작했다. 걸음은 옛사람들 흔적을 따라간다. 중간에서 만나는 빨강등대는 오이도 랜드마크다. 옥구산 꼭대기에서 맞는 노을은 나그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떠나기 전에
오이도박물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관람 시간: 10~ 18시
입장료는 일반 기준 1천 원
• 시·종점인 오이도박물관과 옥구공원 주변에는 음식점이나 편의점이 없다. 빨강등대가 있는 오이도 해양단지는 음식점과 편의점 밀집 지역이다.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옥구공원에 매점이 있다. 선사유적공원 전망대에 카페가 있다.
• 화장실은 오이도박물관, 빨강등대, 오이도 선사유적공원 출입구, 선사마당, 옥구공원에 있다.
• 주차장은 출발 지점인 오이도박물관, 마치는 곳인 옥구공원에 있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수인분당선 오이도역 1, 2번 출입구 앞 버스정류장에서 시흥 오이도박물관행 버스를 탄다. 오이도역에서 오이도박물관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6.3km다.
버스
오이도박물관 버스정류장
돌아오는 길
지하철
옥구공원 건너편 기업은행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지하철 4호선, 수인분당선 오이도역으로 갈 수 있다.
버스
국궁장앞 버스정류장, 기업은행앞 버스정류장
길 찾아가기
6.9km | 2시간 10분 | ★★
➊ 시흥오이도박물관
➋ 오이도 빨강등대
➌ 패총전시관
➍ 옥구산 출입구
➎ 옥구공원 출입구
갈매기는 빨강등대 위를 날고
오이도는 남북으로 긴 섬이었다. 나지막한 산 아래 갯벌이 넓었다. 냇물도 흘러 사람살이에 더없이 좋았다. 신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유물과 유구들이 나왔다. 패총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고, 인천과 연결하는 봉수대도 남아 있다. 오이도는 일제강점기에 주변 갯벌을 염전으로 이용하면서 차츰 육지화되다가 1980년대 말 시화공단 조성으로 완전히 육지가 되었다. 사적으로 지정된 오이도 유적을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 박물관과 선사유적공원을 만들었다.
걸음은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중간에 함상전망대를 지난다. 2009년 퇴역한 해양경찰 경비함을 전망대로 만든 곳이다. 지금은 새 모습으로 단장하고 있다. 제방을 돌아가면 멀리 빨강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등대 위 하늘에는 갈매기들이 한가롭다.
나그네 마음은 옥구정 하늘을 날고
빨강등대를 지나 선사유적공원으로 간다. 공원은 동서 양쪽 모습이 다르다. 서쪽은 억새가 가득하고, 동쪽은 선사시대 움집이며 사람살이 모습들을 재현해 놓았다. 전망대로 가는 길도 억새밭이다. 옛사람들은 억새로 움집이며 생활 도구를 만들었다. 언덕 위에 패총전시관이 있다. 패총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와 생활 쓰레기들이 쌓여 층을 이룬 유적이다.
전망대에 서면 빨강등대도 살짝 보이고, 인천 송도 신도시도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보는 해넘이도 좋지만 옥구정에 비할 수는 없다. 옥구정 달맞이 풍경을 ‘옥구정망월’이라고 한다던가. 옥구정에 앉아 노을을 기다리지만 내심으로는 포기했다. 서쪽 구름층이 너무 두텁다. 잠깐 발그레한 모습을 보이더니 그걸로 그만이다. 여기도 3대가 덕을 쌓아야 하나? 오이도 종합어시장으로 가자. 하늘이 안 붉어지니 내 얼굴이나 붉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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