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MZ세대가 이른바 실물투자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비율로만 따지자면 절대다수가 부동산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처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MZ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 3명 중 2명 이상은 새롭게 부각되는 투자 분야, 즉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MZ세대의 시각에서 우리는 또 다른 그들의 투자 특성을 알 수 있다. 바로 투자의 안전성보다는 높은 수익률에 더 큰 비중을 둔다는 점이다.
‘사상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지는 세대 ’. MZ세대가 짊어져야 하는 또 다른 숙제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그동안 자식들은 부모의 자산 혹은 자신의 경쟁력을 무기로 윗세대보다 많은 부를 축적해왔다. 하지만 MZ세대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자산이 적은 세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집값과 연일 치솟는 물가 등 출산은 커녕 결혼마저 망설이게 만드는 기형적인 사회 구조가 MZ세대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MZ세대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첫 번째 수단으로 투자를 선택한 건 어찌 보면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투자처인 부동산의 경우, 20~30대가 투자에 나서기에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매우 높다는 단점이 있다. 쉽게 말해 MZ세대에게는 부동산 투자의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이에 MZ세대가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주식과 암호화폐다. 특히 적은 돈으로 수백, 수천 퍼센트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암호화폐는 MZ세대가 가장 선호하고 또 익숙한 투자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부분은 MZ세대의 투자 성향과 흐름이 하이 리스크는 고려하지 않은 채 하이 리턴만을 바라는 무지성 투자라는 데 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MZ세대를 중심으로 횡행하는 암호화폐를 비롯한 각종 투자 종목은 그저 투자라는 이름의 옷만 걸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는 투기와 다름없다. 그저 급한 마음에 충분한 준비 없이 하이 리턴만을 바라며 말 그대로 피 같은 돈을 성공률이 매우 낮은 패에 베팅한다. 이들의 이런 확신 아닌 확신에는 그 어떤 근거도 없다. 자신은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막연한 자신감에 사로잡힌 채 이들은 도박 같은 투자에 불나방처럼 뛰어든다. 그러나 그 대상이 무엇이든 한탕주의는 결코 올바른 투자가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결코 수익을 거둘 수 없다. 설사 일시적으로 수익을 냈더라도 그것은 또 다른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덫에 다름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뉴욕주민: 방법이 아닌 마인드를 고민하라
MZ세대의 암호화폐 투자가 무조건 잘못됐다고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MZ세대 투자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방법’이 아닌 ‘투자를 대하는 마인드’ 자체에 있습니다. 하이리턴을 목표로 하는 건 투자자로서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하이 리턴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준비, 즉 관련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어설픈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큰돈을 투자하는 게 문제입니다.
물론 MZ세대 역시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본인들의 기준에서 내리는 평가일 뿐입니다. 스스로 ‘내가 정말 높은 수익률을 바랄 정도로 충분한 준비를 했는가’ 자문해 보기 바랍니다. 해당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 라고 답한다면, 이후의 선택을 투기 가 아닌 투자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겁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암호화폐 투자의 실상은 사실 그리 아름답지만 않다. 신문기사를 통해 하루가 멀다 하고 ‘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천 퍼센트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투자 성공기가 올라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성공을 거둔 이들을 실제로 만났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실제로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성공담의 주인공들이 실존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시되기도 한다. 한 투자자는 “암호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은 유니콘 같은 존재”라고 풍자하며 해당 분야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부동산보다는 주식을 사야 한다고 주장했던 모 주식 투자 전문가가 끝끝내 자신의 계좌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정말 그들은 투자로 돈을 벌었을까? 아니면 그들만의 허황된 성공기에 홀린 사람들의 눈물 젖은 돈을 빼앗아 부를 쌓은 걸까? 어느 누구도 정답을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그들의 모습과 대응만으로도 그 실체를 능히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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