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로 판단력 기르기
“판단력이란 사물을 인식하여 논리나 기준 등에 따라 판정할 수 있는 능력”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NEWS는 NEW의 복수형이다. 새로운 것들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동서남북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인 줄 알았다. 사방에서 오는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래도 내가 이해했던 의미도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세상의 소식을 뜻하니 만족한다. 아무튼, 신문은 세상의 모든 소식과 시각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언어를 배우는데 가장 효과적인 도구일 것이다.
신문 읽기는 그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읽는 것 자체로 문해력을 키워준다. 일단 신문을 펼치면 어려운 말 천지다. 어려운 단어를 찾아가며 읽어보자. 아마 단어를 이해하려면 해당 분야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아이들은 어른들의 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지적 호기심을 형성한다. 하고 싶고, 되고 싶은 것들이 생긴다. 기사를읽으며 생기는 지적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채워나가게 될 것이다. 텍스트에 대한 부담감이줄고, 글을 이해하는 수준과 어휘력이 강화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종이신문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이다.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과 TV 뉴스로 기사를 접한다. 시대의 흐름이라고는 하나 점차 짧아지는 텍스트, 시선을 빼앗는 사행성 광고, 자극적인 헤드라인 등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 뉴스를 이용한다면 포털 사이트보다는 신문사 홈페이지 접속을 추천한다. 헤드라인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사회 전반의 기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스크랩 기능을 가르쳐주었다. 필요한 정보를 모으는 방법이다.
아이들과 신문 읽기를 할 때는 기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지도하자. 기사는 사실 전달이 목적이지만, 기자와 신문사의 가치관이 묻어 있기 마련이다. 이목을 끌기 위한 허위, 과장 기사도 있다. 입체적으로 기사를 읽지 못하면 왜곡된 현실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신문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신문은 사전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간행물로 일간, 월간, 주간으로 발행되기도 하고 상업지, 기관지, 전문지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는 매체’다. 또한, 기사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정보에 대한 여론을 만드는 언론 기관 중 하나로 정의되어 있다. 즉, 신문은 사실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찾고 공론화하여 여론을 조성하는 주관적인 성격도 있다. 그래서 기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의 생활과 가치관에 참고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신문은 투자, 정책, 기상 등 각 분야의 시시각각 변경되는 정보와 이에 관한 분석과 예측을 제공하기도 한다. 읽는 이는 이러한 정보를 통해 사회적 판단을 한다. ‘어디로 이사해야 할지, 어디에 투자할지, 무슨 공부를 해야 할지, 오늘 무슨 옷을 입을지’ 등 아주 개인적인 사회적 판단까지 말이다. 그러나 신문을 비판적으로 읽지 못하면 오히려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 사회적 이슈를 보여주는 ‘헤드라인’만 보는 사람이 그렇다. 기사의 내용을 제대로 읽지 않고 헤드라인만 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성급한 사회적 판단을 내리며,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할 근거를 내세우지 못한다. 제목만으로 공론이 만들어지는 시대다. 관심 있는 분야의 기사만 보는 습관, 기사를 꼼꼼히 읽지 않는 습관은 비판적 수용을 어렵게 만든다.
아이들에게는 ‘누가, 언제, 어디에서, 왜, 무엇을, 어떻게’라는 육하원칙에 입각한 신문 읽기가 필요하다. 육하원칙은 기사 쓰기의 기본이기도 하다. ‘왜 이 기사를 쓰고, 누가 읽을 것이며, 무엇을 근거로 기사가 작성되었는지’를 살피게 하자. 글의 구조를 탄탄하게 할 뿐 아니라, 정보의 원천을 가리며 기사가 사실인지 아닌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줄 것이다.
요즘에는 어린이 신문이나 어린이 잡지를 구독하는 가정도 많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편집된 기사로 쉽게 사회 현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 적극적인 아이라면 어린이 기자단에 지원하거나 투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실 시간을 들여 신문을 읽어내는 일은 만만치 않다. 특히, 아이는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기에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고 비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나는 비판적 수용에 대해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신문 읽기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아울러 문해력과 컴퓨팅 사고력을 배우는 자체가 입체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다. 그 사고력을 신문 읽기에 잘 적용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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