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내가 이런 사람으로 보이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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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 자동차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면서 나는 자동차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들에 몰두한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알고리즘에 따라서 카푸어 관련 영상들을 만나게 되었다. 카푸어. 가난하지만 차는 좋은 차를 타고 싶어서 차에 과소비한 사람들, 혹은 차 때문에 더 가난해진 사람들 정도로 해석이 될 것이다.

이 카푸어들은 20~30대 남자들이 많은데, 모아놓은 큰돈이 없는 그들은 높은 이자의 빚을 내어 중고 외제차를 구매한다. 이유는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기 위해서다. 내가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지 그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몇 개의 동영상을 더 찾아보니, 그 안에서 보이는 서사는 그러했다. 여자들의 환심을 사서 데이트를 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능력 있는 사람임을 확인시켜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외제차라는 것이다.
 
젊은 여성들은 명품과 성형을 포인트로 삼는다.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두르고, 자신이 그 명품을 자연스럽게 쓰는 사람처럼 보여 자신을 더 좋아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앞의 카푸어와 같은 논리로 자신이 생각한 대로 목표를 이루긴 쉽지 않다.
 
그 작전이 맞아떨어져서 인연이 이어진다면 그것이 더 비극 아닐까? 외제차를 타는 것을 능력남이라고 착각해서 자신을 좋아하는 이성이라면, 그가 실은 빚쟁이일 뿐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될까 봐 얼마나 노심초사할 것이며, 본모습이 드러나면 상대가 떠날 수 있는 위험은 처음부터 내재한 상태였고, 이를 견뎌야 한다. 결국 그렇게 허술하게 꾸며진 모습은 자신의 실상을 더욱 비참하게 하는 것이고, 그 유지 비용과 간극을 거짓으로 꾸며대느라 허덕이게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결국 거짓에 속은 이는 떠나게 되어 있다.
 
어쨌든 사람들은 이런 환상을 가진다. 자기 마음대로 ‘내가 이러한 사람으로 보이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거야’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공부 잘하고 성공하면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알았다. 공부는 학위라고 남지, 차나 명품은 빚만 남길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그것을 가지면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감각이 없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자기 주변의 사례를 쉽게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인기 있는 친구가 비싼 옷을 입고 있으면, 자기도 비싼 옷을 입으면 인기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 착각한다. 비싼 옷을 입었는데도 인기 있는 인물이 되지 못하면 좌절하고 분노한다. 하지만 그 방식을 탈피하지 못하고 반복하곤 한다.
 
리더십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감각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다. 꽤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는 리더들도 곧잘 잃는 것이 이 현실감이다. 그러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차근차근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