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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라이커빌리티>

09.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

by BOOKCAST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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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첫날 강의장에서 한 학생이 나를 보자마자 친구에게 그 자리에서 문자를 보냈다. “당장 이 수업 들어와. 교수님이 빨간 코트에 파란 배낭을 메고 들어오셨어.” 나중에 학생이 나에게 해준 이야기다.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할 교과서가 많아서 배낭에 챙겨갔을 뿐인데, 색상이 그렇게 매치된 줄 몰랐다. 학생들은 내가 다른 교수님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를 했고, 그것이 맞았다고 이야기해 줬다.
 
나는 코칭과 강의를 통해서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과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수개월, 수년의 세월을 함께하기도 한다. 얼마의 지속된 시간을 보내든 첫 만남은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된다. 사람들 간에는 무의식적으로 전이(transference)라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전이는 과거의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현재에 들어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우리의 관계는 새로운 듯 반복된다고 했다. 우리는 초기 기억, 특히 가족 안에서의 역동을 무의식에 저장해두었다가 새로운 관계를 만나면 그 초기 무의식이 작동해 익숙한 관계의 패턴을 가지고 오게 된다. 이는 최근 뇌 과학에서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모든 기억을 뇌의 해마라는 기관에 저장한다. 그리고 그 저장된 기억은 우리가 어떤 장면이나 사람을 만날 때, 어떤 감정의 형태로 나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가 상황을 다 파악하기 전에 싸한 기분이 들거나 설레는 감정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뇌가 인식한 어떤 단서에 의해서 그와 관련된 경험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각종 호르몬이 그 상황에 대응하도록 몸을 준비시킨다. 두려움이 느껴지면 도망갈 것이고, 좋은 기분이 들면 그와 더 가까워지려고 할 것이다.
 


첫인상은 이런 과정이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순간이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갖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실질적·전인적 평가가 아니다. 전이가 일어났을 수도 있는 것이고,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 심지어는 냄새에서까지 어떤 단서를 가지고 과거의 기억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첫인상은 이후의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긍정적인 첫인상을 가진 경우, 그 이후에 하는 행동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이 옳기를 바라기 때문에 확증적 편향이라는 인지왜곡을 일으킨다. 확증적 편향이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실에만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거의 의식하기 어려운 자동적 사고다.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하다. 그 사람의 첫인상이 좋으면 좋은 점을 찾는 쪽으로 내 의식은 움직일 것이고, 첫인상이 나쁘다면 어떻게든 보이는 단서와 행동을 안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고 할 것이다.
 
물론 첫인상을 보는 사람들의 특성도 당연히 중요하다. 대인관계에서 긍정적 경험이 많았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계속해서 확증적 편향을 통해 좋은 점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본인을 긍정적으로 봐주는 사람에게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반대로,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부정적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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