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돈 걱정 없이 사업을 시작하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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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기업의 경제적 불안에 대해
 
나 역시 1인기업을 시작할 당시에 경제적 불안감이 정말로 컸다. 모아놓은 돈도 거의 없는 외벌이 가장이 마흔다섯 살에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면서 마음이 편할 리 있었겠는가. 심지어 나는 아내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정말 안되면 나는 야간 경비라도 하고, 당신은 청소 같은 잡일을 해서라도 1~2년만 견뎌보자. 그 정도면 굶지는 않겠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아내는 이런 무섭고도 무책임한 말을 해대는 가장을 용케도 참아준 셈이다. 그런 면에서 배우자는 1인기업의 최대 난적이요, 최고의 응원군이기도 하다. 배우자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일에 써야 할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쏟아야 하는데, 그래서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나는 운이 좋았다. 10년 가까운 시간을 한 분야에 서 꾸준히 일해왔고, 동종 업계의 사람들과 나쁘지 않은 관계를 만들고자 나름대로 노력했던 것이 1인기업의 시작점에서 예상치 못했던 효과를 발휘했다. 창업하고 함께 일했던 곳에서 꽤 적지 않은 일감을 밀어준 것이다. 물론 면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혀 일을 못할 사람에게 그리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가 일하는 것을 본 사람들과 그들의 소개에 힘입어 일거리를 좀 더 쉽게 얻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애초에 나의 지론이 ‘친구는 못 만들어도 최소한 적은 만들지 말자!’였는데 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무언가 일을 마구 벌이는 사람에게 흔히 하는 조언이 있다. “누울 곳을 보고 발을 뻗어라.” 내게도 그런 ‘누울 곳’이 있었다. 공공기관을 퇴직한 후 옮겼던 전직전문기업(기업 퇴직자의 재취업과 창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인덱스루트코리아는 당시 일이 꽤 몰리는 상황이었고, 내가 회사에 들어가 만들어낸 결과 역시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덕분에 AC로 일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전직전문기업에서는 AC제도를 운영한다. AC는 내부에서 정규적으로 급여를 받지는 않지만 다른 경쟁회사에 가지 않는 한 일을 가능한 한 먼저 배분 받는다. 즉 AC제도는 약한 구속력을 가지는 계약 형태의 전문가 인력풀 시스템이다. AC라는 최소한의 지지대에 내가 스스로 개척한 몇 곳을 더 얹으면, 생계가 급한 최악의 경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계산했다. 다행히 계산은 틀리지 않았을뿐더러,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독립 첫해부터 정규직 시절 이상의 연봉을 벌 수 있었는데, 아마도 1인기업에서 흔하지 않은 케이스일 것이다.
 
그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보면, 첫 번째는 내가 오랜 기간 일해온 분야에서 독립했다는 점, 두 번째는 누울 곳(혹은 기댈 곳)을 보고 발을 뻗을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시장의 트렌드에서 벗어나지 않은 덕분이었다고 본다. 먼저 시장 트렌드 측면에서 보면, 직업상담 시장은 내가 오랜 방황 후 다시 시장에 진입한 2007~2010년 사이에 진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것은 시장이 성숙해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직업상담 시장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는 2014~2016년 정도로, 운이 좋게도 내가 독립한 해부터다. 그 큰 흐름 덕분에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연착륙할 수 있었다. 만약 시장이 성숙하기 전이나, 어떤 사유로 어려웠던 때라면 궤도에 오르는 시간은 훨씬 오래 걸렸을 것이다.
 
이제 시작을 염두에 두고 있는 1인기업이라면, 여기서 언급한 세 가지 측면(경력, 기댈 곳, 시장 트렌드)을 반드시 검토한 후에 일을 진행하기를 권한다.

 

     

1인기업 시작 전 체크해야 할 세 가지

체크 사항	내용
경력 활용 가능성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인가? 일이 나오는 경로를 이해하고 있는가?
최소한의 기댈 곳	어려움이 있을 때 자신을 지원해 줄 곳이 있는가? 최소 어느 정도의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가?
시장 트렌드 파악	성장하는 분야인가? 위험변수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