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마트에 진열된 대부분의 음식은 주로 녹말과 설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흰 빵에서부터 아이스크림, 사탕, 과일 주스, 그리고 당도가 더해진 요거트까지, 섬유질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것은 의도된 것이다. 식품 가공 과정에서 섬유질이 종종 제거되는데 섬유질이 식품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이것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냉동실에 신선한 딸기를 밤새 넣어둔다. 다음 날 아침에 꺼내서 접시에 담는다. 딸기를 먹어보면 물컹하게 느껴질 것이다. 냉동되고 해동되는 과정에서 섬유질이 조각났기 때문이다. 섬유질은 아직 딸기에 남아있고, 여전히 몸에 좋지만, 식감은 변했다. 가공식품을 냉동하고, 해동하고, 몇 년 동안 보관하면서도 식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섬유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하얀 밀가루를 예로 들어보자. 섬유질은 밀알의 씨눈과 바깥 껍질인 겨에 있지만, 도정하는 동안 겨를 벗겨낸다.
성공적인 마트 상품이 되기 위해서 그것 말고도 거쳐야 할 또 다른 과정이 있다. 당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식품 가공의 기본은 첫째, 섬유질을 제거하는 것이고, 둘째, 녹말과 설탕을 농축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무언가 좋은 것을 발견하면 그것을 극단으로 가져가는 성향이 있다. 신선한 장미의 향기가 우리를 즐겁게 한다는 이유로 수천 톤의 장미 잎이 증류되고 농축되어 병에 담겨 언제 어디서나 사용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식품 산업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연의 맛을 뽑아내고 농축하고자 했다. 바로 단맛이다.
우리는 왜 단맛을 그토록 좋아하는 것일까? 세상에 달콤하면서 독이 든 음식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선사시대에 단맛을 함유한 음식은 안전하고 에너지가 풍부하다는 의미였다. 음식을 찾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과일을 먹는 것이 유리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단맛을 느낄 때 쾌감도 느끼도록 진화되었다.
단맛을 느끼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화학 물질이 분비된다. 성관계를 할 때, 비디오 게임을 할 때, 소셜 미디어를 할 때, 술을 마실 때, 담배를 피울 때, 불법 약물을 할 때 분비되는 화학 물질과 같다. 더군다나 인간은 적당히 만족하는 법이 없다. 식물은 서서히 진화하면서 포도당, 과당, 자당을 과일에 농축해 왔지만 수천 년 전부터 인간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식물을 개량한 것이다. 과일맛을 더 달게 하기 위해서였다.
설탕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농축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선사시대 섬유질이 풍부한 제철 과일을 먹던 것에서, 1800년대 소량의 설탕을 먹던 것에서(이때는 평생 단 하나의 사탕을 먹는 것도 운이 좋은 편이었다), 매년 94파운드 이상의 설탕을 먹는 것으로 바뀌었다.
더 많은 것이 항상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식물에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썩어 죽는다. 산소를 지나치게 마시면 기절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포도당 양은 정해져 있다. 기분이 좋고, 뛰어다니고, 일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삶을 살아가고, 웃고, 사랑하기 위해 딱 충분한 양이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많은 포도당을 먹을 때가 있다. 그리고 너무 많은 포도당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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