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 후 우리는 그 다음 활동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설거지를 하거나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가거나 또 다른 일상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식사를 마치면 장기들은 이제 막 활동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마지막 한 입을 먹은 후부터 평균 4시간 동안 바쁘게 일을 하는데, 이 시간을 ‘식후 상태’라고 부른다.
식후 상태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식후 상태는 하루 중 호르몬과 염증과 관련한 변화가 가장 크게 일어나는 시간이다. 방금 섭취한 음식의 분자들을 소화하고, 분류하고, 저장하기 위해 소화계로 유입되는 혈액량이 급증하고, 호르몬이 해일처럼 증가하고, 면역계를 포함한 어떤 시스템은 잠시 멈출 수 있는 반면, 지방 저장소 같은 다른 시스템은 활성화된다. 인슐린 수치, 산화 스트레스, 그리고 염증이 증가한다. 식사 후에 혈당 또는 과당 스파이크가 클수록 몸이 관리해야 하는 자유 라디칼, 당화 반응, 인슐린 분비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몸이 감당해야 하는 식후 상태가 더욱 까다로워진다.
식후 상태는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몸은 힘들어한다. 식사를 처리하는 과정에 소요되는 노력은 방금 섭취한 음식의 포도당과 과당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식후 상태로 보내는데, 평균적으로 하루에 식사를 3번 하고 간식을 2번 먹기 때문이다.
몸이 식후 상태에 있지 않을 때 일은 조금 더 쉬워진다. 장기들은 손상된 세포를 새로운 세포로 바꾸고 시스템을 깨끗하게 만드는 청소 작업에 들어간다. 우리가 몇 시간 동안 먹지 않았을 때 소장에서 느껴지는 꼬르륵 소리는 비워진 소화관이 벽을 청소하는 소리이다. 몸이 식후 상태에 있지 않을 때 인슐린 수치가 내려가고 지방을 저장하는 대신 태울 수 있게 된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필요시 장시간 먹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마지막 식사에서 얻은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에서 지방 저장소에 있는 지방을 사용하는 것으로 빠르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능력을 ‘신진대사 유연성’이라고 부르는데 건강한 신진대사의 주요 척도이다.
신진대사 유연성을 높이려면 한두 시간마다 간식을 먹지 않아도 되게끔 양이 더 많고 더 배부른 식사를 해야 한다. 이것은 ‘하루에 작은 식사 6번’이 두세 번의 큰 식사보다 좋다는 통념에는 어긋나지만 이것을 증명하는 연구결과가 있다.
2014년 체코의 과학자들은 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그들은 일일 칼로리 섭취량을 정한 다음 한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정해진 칼로리를 두 번의 큰 식사를 통해서 섭취하게 하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여섯 번의 작은 식사를 통해 섭취하도록 했다. 식사를 두 번 한 그룹은 체중을 더 많이 감량했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의 주요 지표가 개선되었다. 공복 혈당 수치가 감소했고, 지방간이 감소했고,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했고, 췌장 세포들이 건강해졌다. 칼로리는 같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 결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이다. ‘칼로리가 전부는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신진대사 건강을 개선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간헐적 단식이 있다. 간헐적 단식은 한 번에 6시간, 9시간, 12시간 내지 16시간 동안 단식하거나 일주일 중 며칠 동안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은 간헐적 단식에 관한 것이 아니라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최신 연구의 통찰력에 관한 것이다. 단 음식이 먹고 싶다면 빈속에 간식으로 먹는 것보다 식사 후 마지막 디저트로 먹는 것이 낫다. 식후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저트가 이기는 이유
간식을 끊으면 식후 상태에서 벗어난 채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청소를 할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 음식을 식사 후에 먹는 것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줄일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설탕과 녹말을 식사의 첫 번째로 먹거나, 단독으로 간식으로 먹는 대신 다른 음식을 먹은 뒤 마지막에 먹으면 싱크대에서 파이프로 더욱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이다. 과일이든 스무디든 사탕이든 쿠키든 먹을 예정이라면 식사의 마지막에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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