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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직장검법 50수>

01. 인사 안 하는 새내기한테 충고 한마디 한 제가 ‘꼰대’인가요?

by BOOKCAST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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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5년 차 직장인입니다일주일 전에 신입이 한 명 들어왔는데 출퇴근 때 인사를 안 합니다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씩이나 그러기에 다른 사람들한테도 물어봤더니 다들 인사를 받은 적 없다고 합니다그래서 그 신입을 조용히 불러서 인사하고 지내자고 충고했더니 인사는 누구나 먼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저보고 꼰대라고 해서 말문이 막혔습니다새내기한테 인사하라고 한마디 하면 꼰대인가요?’

 

 

 

이 질문은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을 발췌해서 방송했던 내용이다. 질문자가 이 질문을 게재했을 당시 여러 사람이 퍼 나르면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질문에 댓글이 수백 개가 달렸는데, 대체로 ‘꼰대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그 반대, 즉 ‘꼰대 가 맞다’라는 의견도 꽤 있었다는 것이다. 꼰대가 아니라는 이유로는 ‘인사는 직장 생활의 기본 예의이기 때문에 선배가 인사 안 하는 신입사원한테 충고해 주는 게 당연하다’는 거였고, 꼰대가 맞다는 이유로는 ‘그 신입 말이 옳다, 즉 선배가 먼저 인사를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그러지 않고 일주일이나 두고 본 건 다분히 의도적이다’라는 것이었다.
 
이런 경우는 역날 검법을 썼더라면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역날 검은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 <바람의 검심>에 나오는 주인공 히무라 켄신이 살인을 계속하다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불살생의 원(願)을 세운 뒤 들고 다니는 검이다. 이분도 그런 역날 검을 썼으면 어땠을까? 즉 새내기가 선배한테서 차가운 살기(殺氣)를 느끼지 않도록 좋은 분위기를 만들면서 충고했다면 좋았을 거라는 것이다. 잠깐 보자고 부르기만 해도 일단 경계 태세로 돌입하는데 선배의 품속에서 언뜻 날카로운 칼날을 보았다면 방어 태세로 나갈 수밖에 없다. 선배가 쓰는 검은 불살생을 맹세한 역날 검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게 했다면 결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러면 이 문제에서 역날 검법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간단하다. 좀 더 신경을 써서 사무실이 아닌 퇴근 후 식당 같은 데서 만나서 밥이라도 사주면서 고향은 어디냐부터 시작해서 ‘직장 생활 힘들지?’ 하며 어느 정도 신뢰 관계를 만든 뒤에, 인사를 안 하면 조직에서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를 자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충고하면서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필자는 그렇다고 본다. 왜? 선배 본인을 위해서다. 충고했을 때 새내기가 기꺼이 받아줘야 선배도 기분이 좋고, 그 새내기가 사람들한테 인사를 잘해서 인정받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이 있을 것이며, 나중에 그 새내기가 이 선배의 든든한 우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에서의 성취도 좋지만, 사람을 얻는 그런 게 직장 다니는 또 다른 맛 아닐까? 지피지기 면 백전불태(知彼知己면 百戰不殆)라는 격언도 있는데, 가뜩이나 할 말 다 하는 요즘 새내기를 쉽게 생각하고 칼을 뽑았으니 좋은 일을 하고도 기분이 안 좋은 것이다.

앞에서 선배가 주의할 점이 세 가지라고 했는데 마지막은 무엇일까? 그것은 상대가 새내기든 후배이든, 누구한테 어떤 조언을 할 때는 아예 꼰대소리 들을 각오를 하라는 거다. 왜? 시대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참고 자료를 하나 살펴보면 취업 포털 사람인에서 2021년 7월에 설문 조사를 했는데, 성인 남녀 열 명 중에 네 명은 역꼰대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역꼰대라는 건 정당한 지적이나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도 무조건 그건 구식이라고 단정하면서 본인 의견만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유형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젊꼰’이라고도 한다.

같은 조사에서 역꼰대가 생기는 이유도 물어봤는데, ‘젊은 세대는 무조건 옳고, 나이 든 세대는 무조건 구식이다’라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렇다는 응답이 46.9%로 1위를 차지했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본다. 사실 필자가 이 사례를 택해 방송한 이유 중에 한 가지는, 새내기가 일주일씩이나 인사를 전혀 안 하는데도 다른 선배들은 다 가만히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요즘 세상이 왜 이렇게 개판이냐, 또는 요즘 젊은이들이 왜 이러냐고 개탄하는 기성세대가 많은데, 젊은이들이 왜 그러겠는가? 기성세대에게서 본받을 일이 적기도 하거니와 기성세대가 젊은이의 문제 행동을 봐도 입을 닫기 때문이다. 앞서 살아본 사람들이 꼰대 소리를 듣는 한이 있더라도 용기와 애정을 가지고 정말 아닌 건 아니라고 젊은이들에게 말해줘야 한다고 본다. 그게 어른들의 의무인데도 이걸 계속 피하는 한 세대 간의 소통은 점점 단절되고 세상은 더 퇴행할 것이다.

끝으로, 세상이 아무리 뒤집히고 변한다 해도 사람이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진리는 변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야 삶이 편안한데, 남과의 관계를 좋게 하는 그 출발점은 바로 인사를 잘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그 신입사원한테 ‘인사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마스터키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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