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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직장검법 50수>

04. 신입인데 인턴 때 해본 일이라 의욕이 나지 않아요.

by BOOKCAST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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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인턴으로 반년 일하고 신입 정규직으로 뽑힌 직장인입니다그런데 인턴을 거치지 않은 동기들과 같이 일을 배우다 보니 경쟁심이 없어서 의욕이 덜하고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느슨해져서 실수도 하고 그럽니다. 어떻게 하면 의욕을 갖고 일에 몰입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어떻게 보면 좀 건방진 질문이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좀 애교스런 질문이기도 한데, 이 고민은 이분이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까 뭔가를 착각한 데서 생겼다고 본다. 그리고 이 문제는 최근 우리나라 기업의 인턴사원 채용 현황과도 관계가 있다. 2020년 10월 5일에 구인 구직 플랫폼인 ‘사람인’에서 38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인턴 채용 비율이 2019년에 47.2%였는데 2020년은 54.9%로 7.7%가 증가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인턴 중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2019년 70.2%에서 2020년은 56.7%로 오히려 13.5%가 줄었다. 이처럼 인턴 채용 규모는 늘어난 반면 정규직 선발 비율이 더 축소됐다는 것은 그야말로 정규직 전환이 아주 좁은 문이 되었다는 뜻인데, 이분도 그런 좁은 문을 통과한 사람이다 보니 자부심이 강한 것을 넘어서 자칫 교만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첫째, 업무 수행 능력의 비교 기준을 잘못 설정했다. 이분이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동기들과 자신을 비교해서 업무 능력에 너무 차이가 나니까 경쟁 심리가 느슨해진다고 했는데, 잘못이다. 필자가 대기업의 연수 담당자에게 이 상황을 물어봤더니 이분이 신입과 동기인 건 맞지만 조직에 서는 그렇게만 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즉 신입을 뽑아서 신임 연수를 시킬 때 이분처럼 인턴을 거친 사람만 별도로 반을 짜기가 복잡하니까 필수 과정은 같이 가르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한 새내기로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두드러지더라도 위에서는 이분이 그렇게 뛰어나다고 보는 게 아니라 먼저 인턴을 거쳤으니까 당연하게 여긴다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동기 중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전 1등이다.’ 이런 생각은 이분의 오판이다.
 
둘째, 반년 동안 인턴 경험을 먼저 한 걸 이분은 대단한 메리트로 여기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즉 인턴 경험이 자칫하면 핸디캡이 될 수도 있다는 건데, 이분이 동기들과 비교해서 일이 쉽다 보니까 느슨해지고 실수도 한다고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자. 위에 서 볼 때 진짜 신입이 실수하면 ‘새내기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봐주지만, 이분이 실수하면 ‘아니 반년씩이나 인턴을 했다는 친구가 왜 저래?’ 하고 아주 안 좋게 볼 수도 있다. 이 점을 안다면 사실은 느슨하니, 의욕이 없니, 실수하네, 이런 말 할 겨를이 없고 더욱 분발해야 하는 게 맞다. 그럼 이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라톤 검법을 써야 한다. 이 검법의 핵심은 말 그대로 직장을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으로 보는 것이다. 이분이 다른 동기들보다 반년 정도 먼저 회사 업무를 경험한 것이 신입 상황에서는 상당히 큰 이득이 된다. 백 미터 달리기로 친다면 한 10미터 정도 앞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다, 상당히 큰 이점이다. 그러나 직장 생활은 그렇게 짧은 순간에 승부가 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 톤과 같은 장거리 경주다. 그렇게 본다면 42.195킬로미터를 달리는 데 10미터 앞에서 출발하는 건 사실상 최종 승부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마라톤 검법을 쓴다면 이분은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첫째, 업무 능력의 비교 기준을 새내기 동기생에 두지 말고 이분보다 앞서 들어온 선배들한테 둬야 한다. 아마 모르긴 해도 선배들한테로 눈을 돌려보면 이분은 시쳇말로 아직 젖비린내가 날지도 모른다. 마음을 비우고 더욱 분발해야 한다. 둘째, 길고 넓게 보아야 한다. 앞에 말한 것과 같이 선배를 기준으로 보면 아직 한참 뒤처져 있을 뿐만 아니라, 선배를 따라잡는다고 해서 또 끝이 아니다. 부서에서 인정받는 인재가 되고 보면 다른 부서에는 더 뛰어난 인재가 있고 회사에서 잘 나가는 인재가 되어서 세상에 나가보면 강호에는 더 뛰어난 고수들이 수두룩하다. 이분이 다니는 곳이 대기업이라고 하니 장차 국제 무대로까지도 나갈 수 있는데 그렇게 해보라. 한마디로 이 세상에는 걷는 사람 위에 뛰는 사람 있고,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으며, 나는 사람 위에 붙어 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부심과 자만심을 잘 구분해야 한다. 요즘 같은 취업난 시대에 대기업 인턴사원에서 이제 막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되었으니 자부심을 가지는 건 좋은데 그게 지나쳐서 ‘나만 잘났다’ 하는 자만심으로 번지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 본인에게 득 될 게 없고 오히려 독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김광석의 노래처럼 그야말로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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